'나는 가수다' 새 멤버로 옥주현 씨가 확정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예전 김연우 씨가 합류할 때도 미리 보도가 된 상황이었던 것을 보면, 옥주현 씨의 새 멤버 참여는 이미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녀에 대한 비난은 마치 5일 동안 단수가 되어 생수를 돈 주고 사서 변기에 넣고 생활할 수밖에 없었던 구미시민들이 한국수자원공사에 분노와 쌍욕을 보내는 것처럼, 마치 닫혀 있던 댐이 열려 물이 뿜어져 나오듯이 터져 나오고 있다. 그 비난은 대략 다음과 같다.

'아이돌 출신이 나온다.'
'수준이 떨어진다.'
'나올 수준이 못 된다.'
'노래를 잘하지만 여기에 낄 정도는 아니지 않느냐.'
'난 이 사람의 인성이 싫다.'

김연우 씨가 처음 캐스팅됐을 때랑은 사뭇 다른 반응임에는 분명하다. 옥주현 씨가 출연한다는 것만으로 '나는 가수다' 제작진의 수준도 빠르게 폄하되고 있으며, 옥주현 씨도 폄하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나는 가수다'를 실질적으로 구축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쌀집아저씨' 돌아오라고 애타게 원하는 사람들도 있다. 참고로 김영희 PD는 '아이유'를 섭외하지 못해서 아쉽다고 했었다. 어쨌건 옥주현 씨는 과연 이러한 비난을 다 헤쳐 나갈 수 있을까? 그리고 '나는 가수다'는 그 명성을 지킬 수 있을까?

카라가 마침내 복귀한다고 한다. '강심장'으로. 솔직히 놀랐다. 물론 그들의 사연을 풀어내고 그들이 함께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는 있다. 그러나 난 카라가 '노래'로 복귀할 줄 알았다. 가수니까. 물론 그들의 노래실력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지는 않다. 솔직히 말하면 '롹큐바뤼세이 롹큐바뤼세이 쉐끼쉐끼 쉐끼쉐끼쉐끼 어!'를 들으며 나도 흐뭇했던 적이 있었다. 어쩔 수 없었다. 그러니 노래 실력을 넘어서 어쨌든 그들은 '가수'니까 노래로 돌아오길 바랐던 것이다. 그러나 일단은 팀의 분위기를 전달하는 게 먼저였다고 기획사에서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참으로 아쉽다.

가수는 일단 '노래'로 모든 걸 이야기 하는 게 맞다. 나는 그들의 실제 성격이 어떤지 모르며, 그들이 실제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사는지도 잘 모른다. 솔직히 바로 옆에 있는 친구놈이 좋은 놈인지 나쁜 놈인지도 잘 모르겠다. 그런데 하물며 TV에 나오는 이들을 판단한다는 건 나에게 무리다. 그러니 일단 연기하는 사람은 연기로 평가하고 노래하는 사람은 노래로 평가하는 것이 가장 편하다. 그래서 나는 비록 '이소라'씨의 예민한 성격이 문제가 됐을 때도, 그래서 수많은 악플이 달리고 욕을 먹어도 그녀를 나쁜 사람이라 규정짓지는 못했다. '잘못'은 분명했지만 나는 그녀의 인성에 대해 평가할 생각은 추호도 없기 때문이다. 난 그녀의 노래와 무대를 평가하면 그만일 뿐이었다. 후에 그녀는 잘못에 대해서는 '사과'를 했고, '가수'로서 자신을 보여주었다.

김건모 씨 얘기도 해야 할 것 같다. 그가 처음 '나는 가수다'에 나와서 '재도전'이라는 큰 논란을 빚었을 때가 생각난다. 일단 정해진 규칙이 파괴된 것은 분명히 욕 먹어야 할 부분이었다. 그 잘못에 대해서 그는 '노래'로 사과했다. 혼신의 힘을 다한 노래 한 방은 그 어떤 사과보다 강했고, 대중은 그를 용서했다. 역시 가수는 '노래'로 말을 하는 것이 맞다.

너무 빙 둘러서 온 이야기 같지만 이 칼럼이 얘기하고자 하는 바는 하나다. 일단 무대를 보면 답이 나올 것이라는 거다. 그 전까지는 너무 섣부르게 비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려를 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무조건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오히려 무조건적인 욕이 가수를 '사지'로 몰아넣고 너무나 큰 스트레스를 줄까봐 겁이 난다. 저번 칼럼에도 썼지만 난 가수들의 건강이 진짜 걱정된다.

이 얘기를 바꿔서 말하면 '옥주현'씨가 대중에게 인정받는 길은 역시 '무대'밖에 없다는 것이다. '무대'에서 진심을 담은 노래를 한다면 설령 7명 중에서 꼴지를 한다하더라도 그녀의 진심을 알아줄 시청자들이 분명히 있다. '음악'의 힘이라는 것은 사실 그렇기 때문이다. 음악은 누군가에게는 별로여도 누군가에게는 정말 큰 감동을 줄 수 있는 것이니까.

무조건적인 비난보다는 과연 어떤 무대를 보여줄지에 대한 기대를 해보는 것이 어떨까? 정말로 '옥주현' 씨가 싫은 사람이라면 과연 옥주현 씨가 '나는 가수다'에 나와서 이미 돌아선 나의 마음을 얼마나 바꾸어 놓을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면 어떨까? 아마 이렇게 한다면 '나는 가수다'를 보는 재미가 더 늘어날 것이다. 이왕 즐기는 거라면 우리에게 더 즐거울 수 있는 방법으로 앞으로 더 재미있을 수 있는 방법으로 이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문화칼럼니스트, 블로그 http://trjsee.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다. 문화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화 예찬론자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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