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전문 케이블 채널인 MBC 스포츠 플러스에서 프로야구 매거진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 인기 아나운서 송지선과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투수 임태훈 사이에 얽힌 영화와도 같은 스캔들 때문에 시끌시끌하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주말 송지선 아나운서가 자신의 트위터에 자살을 암시하는 글을 올려 이를 발견한 네티즌들이 경찰에 신고하면서부터다.

송지선 아나운서는 지난 7일 새벽 4시 50분경 자신의 트위터에 "저를 데려가 주실 수 없다면 힘을 주세요. 가슴이 쩡…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수면제 3알 째"라고 적었다. 또 "하느님 저 좀 도와주세요. 뛰어내리려니 너무 무섭고 목을 매니 너무 아파요. 나는 비오는 창밖을 향해 작별인사 다 했어요. 이제 그만… 편안해지게 해주세요. 제발…"이라며 자살을 암시하는 글을 잇따라 올렸다.

송지선 트위터를 본 같은 방송국의 김민아 아나운서가 곧바로 송지선의 집으로 달려갔고, 신고를 받은 119 구조대가 긴급 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송지선이 무사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소동은 일단락되는가 싶었으나, 이번에는 송지선의 미니홈피에 올려진 글을 통해 송지선과 두산 임태훈과의 관계가 드러나면서 파문은 다시 확산됐다.

송 씨의 자살과 관련한 소동 후 자살 암시 글 작성 시간보다 더 앞서 7일 오전 2시경 송지선의 미니홈피에 임태훈과의 관계에 대한 글이 올라온 것이 네티즌들에게 발견된 것.

그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두 사람이 지난 2년간 지근거리에 살면서 '친한 누나-동생 사이'와 '사랑하는 사이'를 놓고 고민해왔고, 그 과정에서 송지선이 임태훈을 좋아하게 되면서 성관계까지 맺었지만 이후 임태훈이 송지선과의 연락을 피하면서 송지선이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는 내용이었다.

송지선은 자살 소동 이후 곧바로 트위터를 통해 "오늘 새벽에 소란 일으켜 죄송하다"며 "싸이(미니홈피) 글은 제가 올린 글이 아니다"라며 "친구들 전화로 바로 그 글을 지웠지만 충격이긴 했다. 다른 힘든 일까지 겹쳐 죽을 마음을 먹었던 것은 제 잘못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태훈이와는 워낙 친한 누나 동생이고 가까이 살다보니 더 친해졌으며 싸이 글은 사실이 아니니 태훈이를 비난하진 말아 달라"며 "일이 잘 해결 돼 저나 태훈이나 여러분 앞에 다시 설 날이 빨리 왔음 좋겠습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송지선의 소동이 있은 직후 두산 김경문 감독은 임태훈을 호출, 송지선의 미니홈피에 게재된 글의 진위에 대해 물었고, 임태훈은 일부 틀린 부분은 있으나 대부분 사실임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지선 역시 미니홈피에 게재된 글이 자신이 올린 글이 아니라고 부인하면서도 실제 그런 글을 올린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해 구체적인 수사를 의뢰하고 있지 않아 의혹은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MBC 스포츠플러스는 9일 오전 임원회의를 열고 송지선에 대한 징계 등의 문제를 논의했지만 일단 미니홈피에 게재된 글이 송지선 본인이 직접 글을 쓴 것인지부터 확인한 뒤 금명간 본인 면담을 거쳐 제재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으며, 송지선과 스캔들을 일으킨 두산의 임태훈은 9일 2군으로 내려갔다. 송지선과의 스캔들이 주된 원인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현재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임태훈의 처신을 두고 비난의 목소리가 높은 상태다. 그러나 그 반대로 송지선 아나운서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스캔들의 당사자 모두 비판을 받고 있지만 임태훈의 경우 사생활의 영역에서 도의적인 책임 내지 도덕적인 지탄의 대상이 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범죄를 저지른 것은 아니다.

송지선 아나운서 역시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았다. 그러나 방송 진행자로서 본분을 망각하고 자제력을 잃은 점은 오히려 임태훈보다 그 처신의 부적절함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국민 스포츠로 자리매김한 프로야구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높은 대중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는 아나운서로서 자신은 물론 자신이 몸담고 있는 방송사, 그리고 과거 척박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여성 스포츠 캐스터들의 영역을 확보해 준 선배 여성 스포츠 캐스터들의 얼굴에 먹칠을 했을 뿐 아니라 동료 여성 스포츠 캐스터들을 바라보는 대중들의 눈에 색안경을 씌워 놓는 민폐를 끼쳤다는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사실 최근 들어 여성 아나운서 또는 여성 연예인들과 스포츠 스타들이 커플로 맺어지는 일이 많아지면서 스포츠 선수들과 교류가 많은 여성 연예인이나 여성 아나운서들은 연예부 기자들이나 스포츠 기자들 모두에게 좋은 취재원으로 인식되어 왔다.

스포츠 전문 채널들도 이에 발맞춰 미모의 여성 아나운서들을 전면에 내세워 시청률 경쟁을 벌여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 과정에서 송지선 아나운서와 임태훈의 스캔들과 같은 사건이 벌어질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여성 아나운서들을 앞세워 시청률 경쟁에 혈안이 된 스포츠 채널들도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아나운서로서의 기본적인 소양은 등한시 한 채 그저 얼굴 반반하고 몸매 좋은 ’스타 지망생’ 아나운서들을 뽑아놓은 결과 최근 스포츠 채널에서 이런저런 방송사고가 끊이지 않고 선정성 논란에다 이번과 같은 민망한 사건까지 벌어지게 만들어 놓고 말았다.

이번 송지선-임태훈 스캔들은 방송의 책임과 소위 공인이라는 사람들의 사회적 책임감에 대해 새삼 생각하게 만드는 사건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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