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이 다시 장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7월 30일 열리는 세계명문사립대학 조정대회에 특별게스트로 출전하기 위한 것이다. 자그마치 2km 거리를 역주해야 하는 대단히 힘든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그리고 그 프로젝트의 시작에는 무한도전 여성 시청자의 눈을 호강시켜줄 마한 미남 코치가 서 있었다. 지난 몇 주간 한껏 도취되었던 무한도전의 미남 노홍철을 부끄럽게 할 외모여서 그 자체로 웃음을 주었다. 게다가 요즘은 일반인들도 예능인화 돼있는 경우가 많은데 조정코치도 예외는 아니어서 앞으로 적잖은 활약이 기대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 조정 프로젝트는 지난 레슬링과는 다른 완전 단체 경기다. 우선 치고 던지는 일이 없으니 타박상의 공포로부터 자유롭지만 한편으로는 멤버 개개인의 능력차가 크게 두드러지지 않을 것이다. 레슬링 장기 프로젝트는 정준하와 정형돈을 대세로 끌어올렸다. 잘 웃겨서가 아니라 레슬링을 열심히 하고 또 잘했던 것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 그런데 조정에서는 그렇게 시선을 끌 가능성은 매우 적다. 노를 잘 젓는 것으로 대세에 오르기는 힘들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일단은 요즘 노긍정에 미남이세요까지 물오른 노홍철이 다른 멤버들을 제치고 대세를 짐작케 하고 있다. 사실 노홍철은 몸을 쓰는 미션에는 약한 편이다. 돌아이로 시작되어 사기꾼을 거쳐 미남의 긍정 전도사에 이르기까지 캐릭터 변신의 능력이 놀랍기는 하지만 그 모든 캐릭터들은 몸개그와는 거리가 먼 입과 두뇌의 활약이었다. 그래서 다시 시작된 스포츠 장기 프로젝트가 그의 요즘 대세를 한풀 꺾이게 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짐이 전과 다르다.

우선 노홍철이 별로 소질이 없는 몸개그도 우연찮게 얻어걸렸다. 그것도 그가 쌓아놓은 긍정 전도사의 캐릭터와 겹쳐서 제대로 웃음 한방을 터뜨렸다. 어린 시절 꿈나무 수영단이었다는 노홍철이 배영을 하다가 결국 가라앉아 물까지 먹게 된 것이다. 이쯤 되면 노홍철은 숨 쉬는 것 빼고는 죄다 사기라는 말이 나와도 할 말 없을 지경이다. 그런데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총 9명이 필요한 조정경기를 위한 외부 게스트 영입을 위한 브리핑을 맡은 노홍철은 조정 프로젝트의 서막을 확실한 웃음으로 장식해주었다.

이 게스트 브리핑에 의해 노홍철에게 루머 종결자라는 별명이 또 하나 붙게 됐다. 압권은 사기꾼다운 근거 무근의 루머 만들기였다. 게스트 초청 가능성이 10% 이내라며 처음 소개한 소지섭이 최근 여자 친구와 헤어졌다는 말을 표정 하나 흔들리지 않고 말한 노홍철은 해명하고 싶으면 조정장으로 나오라며 루머로 소지섭을 낚으려 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조인성, 원빈 등 특급배우들과의 개인적 친분을 과시했으나 누구와도 전화연결이 되지 않는 굴욕을 겪었다.

사실 노홍철의 길바닥 X파일은 다른 멤버 특히 길이 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무리수라며 단박에 비난이 쏟아졌을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노홍철이 그동안 쌓아놓은 사기꾼 캐릭터 때문에 말도 안 되는 루머만들기가 용납이 됐고 심지어 진짜로 소지섭이 출연하는 건 아닐까 살짝 기대도 하게 할 정도다. 어쨌든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실제 초대된 게스트는 노홍철의 X파일 중 하나이긴 하지만 소지섭이나 원빈을 기대할 수는 없다고 한다. 그렇지만 잠시나마 노홍철의 사기에 현혹되어 즐거운 상상에 빠질 수 있었으니 그것으로 만족할 수 있다.

그리고 폭로인지 또 다른 뻥인지 분간하기 힘든 돌발상황도 벌어졌다. “안 좋게 헤어졌으나 연락도 안하지”하면서 길을 가리켜 웃음이 자아냈다. 이처럼 연예인들은 좀처럼 하지 않는 거침없는 폭로도 이상하게 노홍철이 하면 그저 웃기기만 할 뿐이다. 게다가 카메라를 향해서 우리끼리만의 비밀이라고 너스레를 떨 수 있는 뻔뻔함도 노홍철이 아니면 먹히지 않을 코미디이다. 다른 누군가 하면 무리수일 것이 노홍철에게는 장점이 되고 있다.

어쨌든 노홍철은 요즘 무한도전의 확실한 에이스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고, 그의 존재감이 줄어들 가능성이 매우 높은 조정 프로젝트의 시작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않아서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이대로만 간다면 레승링처럼 현란한 볼거리를 기대할 수 없는 단조로운 조정 프로젝트의 재미는 긍정의 사기꾼 노홍철의 입과 두뇌가 책임져주지 않을까 전망하게 된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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