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 겸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FIFA 명예 부회장에 추대됐다.

지난 4일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FIFA는 3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지난 17년간 세계축구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해 정 부회장을 FIFA 명예 부회장으로 추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오는 6월에 임기를 마치는 정 부회장은 FIFA 정관에 따라 6월1일 FIFA 총회에서 명예 부회장으로 최종 승인을 받게 된다.

▲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연합뉴스
앞서 정 부회장은 지난 1월 카타르 도하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 FIFA 부회장 선거에서 총 투표수 45표 가운데 20표를 얻는데 그쳐 25표를 획득한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에게 5표차로 뒤지며FIFA 부회장 5선에 실패, 축구 외교 무대와 작별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번 명예 부회장 추대로 세계 축구계와의 인연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특히 정 부회장이 추대된 명예 부회장직은 FIFA 총회나 집행위원회 등 관련 회의에서 의결권은 없지만 모든 공식 행사에 참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임기가 정해져 있지 않은 사실상의 종신직이라는 점에서 정 부회장이 FIFA 또는 세계 축구계에서 예전 같지는 않겠지만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유지할 수는 있을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로써 정 부회장의 FIFA 부회장직 임기 만료 후 한국 축구 외교의 공백을 우려했던 국내 축구계는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게 됐다.

그렇다면 정 부회장은 FIFA 명예 부회장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어느 정도 수준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의 영향력은 세계 축구계에 어떤 모습으로 발현될 수 있을까?

정 부회장이 FIFA 부회장 선거에서 탈락했을 때 국내 축구계에서 가장 안타까워했던 부분 가운데 하나가 정 부회장이 그 자리에 있을 때 국제 축구계에서 한국 축구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축구행정가 내지 축구 외교 인력을 육성하지 못했다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정 부회장이 FIFA 집행위원들의 만장일치 결정으로 명예 부회장에 추대됨에 따라 대한축구협회를 위시한 국내 축구계는 정 부회장을 통해 한국 축구 외교의 미래를 차근차근 준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이 밖에도 각종 국제대회 유치를 비롯한 세계 축구계의 여러 이슈와 관련, 우리의 목소리를 세계 축구계에 낼 수 있는 창구도 다시 열렸다고 평가할 수 있다.

정 부회장 개인적으로는 그가 그동안 FIFA 내에서 개혁파로 분류되며 현 회장인 블래터 회장을 위시한 FIFA 내 기득권 세력과 대립각을 세워왔던 점을 감안한다면 비록 명예 부회장이기는 하나 FIFA의 개혁을 바라는 개혁 세력들에게 막후 실력자로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FIFA가 그를 명예 부회장으로 추대한 배경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여지가 남는다.

현대자동차 등 현대라는 기업이 세계 축구계에 큰 스폰서 역할을 하고 있는 현실에서 정 부회장이 임기 만료 이후 세계 축구계와 완전히 결별할 경우 FIFA는 중요한 스폰서 하나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

따라서 정 부회장 임기 만료 이후 그에게 실권이 없는 종신 명예직 한 자리를 주고 그와 함께 든든한 장기 스폰서를 붙들어 두는 것은 FIFA로서는 결코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닌 셈이다.

이와 같은 추측은 어디까지나 필자 개인의 추측이므로 사실과 다를 수 있겠지만 충분히 떠올려볼 수 있는 가능성이다.

어찌됐든 한국 축구계는 정 부회장의 존재가 세계 축구계와의 소통 창구를 계속 트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정 부회장이 사실상 종신직인 FIFA 명예 부회장에 오르게 된 만큼 그를 통해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앞서 언급된 내용 외에도 많은 아이디어들이 공유되고 실천되어야 할 것이다.

스포츠 전문 블로거, 스포츠의 순수한 열정으로 행복해지는 세상을 꿈꾼다!
-
스포토픽 http://sportopic.tistory.com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