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인터넷에 "이승기 의리남"이라는 기사가 도배를 이룬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바로 그 전날까지만 해도 인터넷 기사들은 이승기를 비난하기에 정신없었다는 점이지요. 그런데 이승기가 1박 2일에 잔류를 결정하자마자 이승기를 추켜세우기에 바쁩니다.
애초에 "배신남"이 아니었던 이승기
이승기의 하차설이 흘러나왔지만, 아직 이승기나 소속사측의 결정이 확실하지 않은 시점이었습니다. 소속사측은 결정을 놓고 신중히 생각하고 있는 중에 난데없이 기사가 터졌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1박2일 하차했다면 이승기는 "배신자"일까?
이승기가 계약 조건을 어긴 것도 아니었고 매회 최선을 다해 방송에 임했습니다. "저 다음주부터 녹화에 못 나오겠습니다"하고 무리한 요청을 한 것도 아니지요. 여러 자료에 의하면 1년 전부터 하차에 관한 이야기가 있어 왔다고 합니다. 1년이라는 시간이라면 충분한 시간을 준 것입니다.
이승기가 뜨자마자 바로 나가겠다고 선언한 것도 아니고, 이전에도 <일지매> 한 차례 제의를 거절하고 1박 2일에 잔류한 적이 있습니다. 1박 2일과 이승기 둘 모두에게 윈윈이 되는 결정이었지요.
이승기 정도의 입지에서 한 프로그램을 3년반 정도 꾸준히 했다는 건 요즘 예능계에서는 보기 드문 일입니다. 조금만 떠도 가장 먼저 하차해버리는 게 예능 프로그램이니까요. 이승기가 만약 하차했어도 이승기가 배신자로 불리는 것은 합당한 일은 아닙니다.
언론의 이승기 "의리남" 타이틀 만들기가 불편한 이유
하지만 이러한 "의리남"이라는 타이틀이 이승기에게 부담을 줄 수도 있다는 사실과 함께, 언론이 하루는 "배신남"으로 몰았다가 또 다음날에는 "의리남"으로 제멋대로 의견들을 바꾸고 일관성 없이 연예인 하나를 죽이고 띄우는 게 못마땅합니다.
자꾸 이승기의 "의리"를 강조함으로써 이승기에게 부담을 주고 게다가 "군입대까지 함께 하겠습니다!"라는 부분을 강조해 마치 이승기가 군입대 하기 전에 빠지면 안 되는 것처럼 기사들을 적었습니다.
소속사가 전한 이승기의 정확한 말은 "제가 군입대해서 방송을 못하게 되는 날이 올 때까지.... 함께 하고 싶습니다"입니다. 그런데 언론은 "하고 싶습니다"라는 말을 => "하겠습니다"라는 식으로 내보내서, 이승기가 정말 군대갈 때까지 하차할 수 없는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그래서 그 점을 염두에 뒀다가 부진하면 "'월드스타의 추락"이라고 씁니다. 예전에 안젤리나 졸리가 비에 대해 모른다고 했을 때 "'월드스타 비' 안젤리나 졸리에게 굴욕당하다"라는 식으로 "월드스타"라는 수식어를 악용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승기도 잘못하면 비슷한 힘든 케이스가 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살다보면 약속한 바를 이행하려고 해도 안 될 수 있는 법이고, 가끔 예능에서 "배신의 캐릭터"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지나치게 의리남을 강조함으로써 그것에 잠깐이라도 어긋나면 죽일 듯이 달려들 것 같은 풍조를 만들어가니 참으로 이승기에게 부담을 주고 책임감을 부여하는 일이 아닐 수가 없지요.
카라의 경우만 봐도 언론이 나서서 갈라놓고 한 부류를 배신자들로 찍어놓고, 예능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왕따설을 그려놓는 등 언론이 나서서 카라를 두드려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승기 때도 다를 건 없었습니다. 결정된 바가 없는데 추측기사를 써서 이승기를 "배신남" 으로 몰아가고, 결정이 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하나같이 이승기 "의리남"이라고 부담을 주며 몰아가고 있으니 참으로 모순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승기가 정말 멋진 행동을 한 것은 칭찬할 만한 일이지만 언론이 심심하면 만들어주고, 심심하면 악용하는 "의리남"이라는 타이틀이 호감이 가지 않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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