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텀>은 순전히 제임스 카메론에게 이끌려서 본 영화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제임스 카메론이 참여했으니 3D 효과에 대한 기대를 할 수 밖에 없었어요. 물론 이러한 기대가 낚싯감으로 전락시킬 것이라는 각오도 충분히 하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생텀>은 대어(?)를 낚는 쾌거를 올리는 거겠고요.
<생텀>은 인류의 손길이 닿지 않은 태고의 자연을 간직한 동굴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이곳을 탐험하기 위해 팀이 구성되고 하나둘씩 모여들 즈음에 태풍이 불어닥칩니다. 그로 인해 탐험대는 동굴 내에 갇히게 되자 탈출구를 찾아 나섭니다. 자연 앞에 인간은 무기력하다는 말처럼, 동굴 내에서 대원들은 힘겹게 생존을 건 사투를 벌입니다.
그렇다면 이 과정을 얼마나 밀도 있게 묘사하느냐가 영화의 승부수나 다름없는데, <생텀>은 딱히 그것을 지켜보는 재미가 느껴지질 않습니다. 갈등구조는 허술하고 연출은 맥이 빠집니다. 밀폐된 공간을 제대로 활용했다면 숨 막히는 영상만으로 관객을 압도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마저도 부족합니다. 동굴에서 벌어진 일을 통하며 부자관계를 회복한다는 설정도 매력적으로 어필하지 못합니다. 간혹 영화 속의 인물이 된 듯 몰입할 수 있는 장면이 있긴 했지만, 그걸 만끽하려고 3D로 이 영화를 본다는 것은 무모합니다. 기본은 하지만 차라리 <라푼젤>을 3D로 볼 걸 하는 아쉬움이 더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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