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한없이 추락하는 모습이 안타깝기만 한 MBC가 연말 시상식마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전날 뉴스데스크에서는 방송사상 최악이라 표현해도 좋을 영상이 그대로 방송을 타면서 비난의 중심에 서더니 이제는 공정성 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에 빠져버렸습니다.
해명 같지 않은 해명은 답이 아니다
5만 표가 넘는 득표수가 정반대의 결과로 나왔다면 당연히 이상하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인터넷을 잘 사용하지 않는 고령층들을 위해 투표에 가중치를 두겠다고는 했지만 이 역시 잘못된 설정이고 시작이었습니다. 인터넷을 잘 사용하지 않는 세대들을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해 상을 수여하겠다는 발상부터가 잘못된 것이었지요.
인터넷 사용이 서툴고 잘 하지 않는 대상을 위한 배려라는 표현 자체가 잘못인 것은 그런 대상을 위한 것이라면 다른 방법으로 투표를 진행했어야만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투표를 통해 최고의 프로그램상을 수상하겠다는 발상은 '꿩 먹고 알 먹고'라는 발상과 다름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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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스스로 밝혔듯 온라인 활동에 적극적인 10~20대가 아닌 고령층을 위해 가중치를 둔다면 영원히 공정성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더욱 내부 규정을 밝힐 이유도 그럴 필요도 없다는 그들에게 공정함을 논할 가치도 없습니다.
첫 발상부터 논란을 안고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방법을 동원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MB 친위대가 되어버린 MBC 사장을 비롯한 수하들에 의해 철저하게 망가져가는 MBC로서는 그들이 입성하며 내걸었던 폐지되어야 할 방송 중 하나인 '무한도전'에 대한 악감정을 배제할 수가 없었을 겁니다.
눈엣가시였던 <피디수첩>을 폐지할 수는 없었지만 시사 프로그램 두 개를 강압적인 방식으로 폐지해버린 MBC는 최악의 방송사가 되어버렸습니다. 남아 있는 원칙은 철저하게 MB 정부를 위한 정책 홍보를 하고 바보 같은 예능으로 국민들의 눈과 귀를 멀게 하겠다는 생각 외에는 없는 듯합니다.
'무한도전'을 꾸준하게 보신 분들이라면 그들이 얼마나 통쾌하게 현 정부의 난맥상을 풍자했는지 알 수 있을 듯합니다. 미친 정부가 왜 시사 프로그램도 아닌 예능 '무한도전'을 폐지해야 하는 프로그램으로 꼭 집어 이야기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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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 김태호 피디는 사전에 가산점 제도가 있었다는 것도 알지 못했다면서도 수상과 상관없이 지지해준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현장에서 충분히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는 말로 황당한 논란을 마무리했습니다.
친일파를 옹호하고 중용한 이승만을 칭송하고 그의 일대기를 그리겠다는 KBS의 황당한 생각에 MBC는 어떤 화답으로 망조든 방송의 모든 것을 보여줄지 궁금해집니다. 논란을 감안하면서까지 이런 무리수를 두는 MBC가 이대로 몰락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정론직필을 외치던 조선일보는 사주가 친일파였다는 사실에 침묵하고 곧 평가를 기다리는 동아일보는 안절부절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친일파의 구세주 이승만을 위한 일대기를 만들 정도로 대한민국의 언론은 최악의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방송의 중립과 올바른 비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하는 MB 정권은 국민들에게 참 많은 고민을 하도록 강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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