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미디어스

Updated 2021.9.24 금 19:30
상단여백
HOME 미디어비평 탁발의 티비 읽기
MBC 연기대상, 받은 사람 부끄럽게 하는 추한 시상식[블로그와] 탁발의 티비 읽기
탁발 | 승인 2010.12.31 09:06

MBC 연기대상이 또 다시 공동수상을 남발하며 연기대상 자체의 가치를 뒤흔들었다. 연기대상이 연기력 콘테스트가 아니고, 자체적인 기준에 의한 가산점이 있다면야 어쩔 도리 없는 일이지만 그렇다고 한두 부분도 아니고 거의 모두에게 공동 수상을 안긴 것은 받은 사람을 오히려 무안하게 만드는 일에 불과하다. 연말 시상식이면 흔히 볼 수 있는 수상자의 눈물 세리머니도 그래서 MBC 연기대상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주고도 욕 먹고, 받고도 기분 나빠지는 상. 그것이 MBC 연기대상이다.

굳이 왜 공효진이 대상이 아니며, 이선균보다 정준호의 수상 그레이드가 왜 더 높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지만 보통 시상식 후에 일게 되는 공정성보다 더 심각한 것은 연기대상의 질 자체를 최악으로 떨어뜨린 추한 시상식을 만든 것이다. MBC가 이렇게나 심각하게 추락한 것은 도대체 누구 탓인지 알 수는 없지만 이래서는 MBC 마봉춘은 더 이상 ‘만나면 좋은 친구’가 아닌 ‘만나기 싫고, 만나면 화날’ 찌질이가 되고 말 것이다.

   
   
더군다나 대상 발표를 위해 고현정과 나온 문제 많은 김재철 사장은 고현정에게 딱히 받아칠 말도 아닌 일방통행식 쇼맨십을 발휘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웃기든가 그러지 않을 것이면 사장답게 점잖은 모습으로 고현정에게 멘트 기회를 주든가 했어야 했다. 시청자 입장에서 누가 그의 얼굴, 그의 목소리를 고현정보다 더 보고 싶겠는가. 뭔가 대단한 착각과 아집에 휩싸인 것이 분명하다. 그런 사장이 진두지휘하는 MBC의 연기대상은 그 꼴이 가관도 아니었다.

연말에 가까워지면서 2010년 한해 이렇다 할 대박 드라마를 만들어내지 못한 MBC의 연기대상 고민이 흘러나왔다. 한효주냐 김남주냐 하는 고민이었지만 알 만한 사람은 이미 그렇다면 둘 다 주겠다는 소리 아니냐고 대뜸 받아들렸다. 그런 예측은 언제나 적중이 잘 되는 법. 한효주와 김남주 두 사람에게 대상이 돌아갔다. 두 사람 모두 그렇게 기뻐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배우들도 이미 공동수상이 대중들에게 비웃음거리나 되고 말 것을 아는 탓이다. 더욱이 모든 부분 공동시상이 진행되면서 대상에 대한 기대보다는 두려움이 더 크지 않았을까도 싶다.

   
   
이처럼 상이란 근본적으로 독보성에 그 가치를 갖는다. 그 원칙을 위배하며 과다하게 남발하는 상은 그 자체로 상의 의미를 잃어버린 것이다. MBC가 과거 김명민과 송승헌의 공동 대상에 이어 또 다시 스스로 자기 이름의 인플레를 자초하고 말았다. 그러니 대상을 받고도 어디 참가상 받은 듯한 덤덤한 표정으로 수상 소감을 말하는 배우들의 모습이 한편으로는 안쓰러워 보이기도 했다. 기왕에 받는 상이고, 평생 다시 받을 수 있을 거라 누구도 장담하지 못할 연기대상의 자리에서 감격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배우들은 분명 불행하다.

배우란 감성의 직업이기에 대상을 타는 자리라면 스스로와 또 그 장면을 지켜보고 있을 시청자를 위해서라도 감격과 기쁨을 눈물과 과한 몸짓으로 표현하기 마련이다. 그런 자리를 무슨 식량 배급받는 것처럼 덤덤하고 부끄럽게 만든 MBC는 분명 각성해야 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배우들 입장에서도 그렇지만 가장 근본적으로 시청자를 우롱하는 처사이기 때문이다. 비웃음이나 받을 시상식이라면 굳이 아까운 전파를 낭비할 것이 아니라 조용히 비공개로 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차라리 조작의혹이 낫지 상 퍼주기는 더는 못 봐줄 방송사의 추태에 불과할 뿐이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탁발  treeinus@hanmail.net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탁발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5
전체보기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72길 22 가든빌딩 608호 (우) 07238  |  대표전화 : 02-734-9500  |  팩스 : 02-734-2299
등록번호 : 서울 아 00441  |  등록일 : 2007년 10월 1일  |  발행인 : 안현우  |  개인정보책임자 : 안현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수현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 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안현우 02-734-9500 webmaster@mediaus.co.kr

미디어스 후원 계좌 안내 : 하나은행 777-910027-50604 안현우(미디어스)
Copyright © 2011-2021 미디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mediaus.co.kr

ND소프트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