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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생중계식 피의사실공표 허다해"법무부 검찰과거사위, '피의사실공표 법률' 제정 권고…대표적인 사례로 광우병 보도 PD수첩 수사
전혁수 기자 | 승인 2019.05.29 08:53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검찰의 무분별한 피의사실공표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가칭 '수사공보에 관한 법률' 제정, 수사공보 대상자의 반론권 등 권리보장 절차 마련 등을 권고했다.

28일 법무부 검찰과거사위는 피의사실공표 사건 조사 및 심의결과를 발표했다. 과거사위는 "피의사실공표죄의 규범력 강화를 위해 법상 허용되는 수사공보 행위와 처벌 대상이 되는 피의사실공표 행위를 분명히 구분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사위는 법무부와 행정안전부를 포함하는 범정부 차원의 '수사공보 제도개선 위원회'를 구성해 '수사공보에 관한 법률'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연합뉴스)

과거사위는 MBC PD수첩 광우병 보도 명예훼손 사건 수사를 진행한 검찰의 공보 행태를 피의사실공표 폐해의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지난 2008년 4월 29일 MBC PD수첩은 <긴급취재,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라는 제목의 방송을 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에서 안전성 여부 및 광우병 위험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협상이 타결됐다는 취지였다.

쇠고기 수입 주무부처였던 농림수산식품부는 6월 20일 대검찰청에 장관과 협상단 대표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PD수첩 제작자들의 수사를 의뢰했다. 서울중앙지검은 6월 23일 수사의뢰서를 접수한 후 형사 2부에 사건을 배당했다. 수사팀은 7월 29일 PD수첩 보도가 상당부분 왜곡됐다는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고 해명을 요구하는 136쪽 분량의 <PD수첩사건/자료제출요구>라는 문건을 PD수첩 제작진에 전달하고 동시에 언론에 배포했다.

과거사위는 "효율적인 수사 진행을 위한 질의서 성격을 갖는 문건이기는 하나 사실상 '피의자신문조서'용 질의사항을 공개한 것으로 극히 이례적인 수사방식"이라며 "질의사항의 기술방식과 표현 또한 유죄의 예단을 불러일으킬 염려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과거사위는 MBC PD수첩 사례 외에도 송두율 국가보안법위반사건, 강기훈 유서대필사건, 이석기 국가보안법위반사건 등에서 수사기관의 무분별한 피의사실공표가 일어났다고 판단했다.

과거사위는 "수사기관이 공소 제기 전 공표한 피의사실은 법관, 혹은 국민참여재판의 배심원들에게 예단을 줌으로써 공정한 재판을 위협할 수 있다는 치명적 문제가 있다"며 "따라서 장차 공판에서 입증돼야 하는 주요 혐의 사실들은 원칙적으로 공개 혹은 수사공보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과거사위는 "수사공보의 필요성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공보 대상자의 구체적인 혐의 정도가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며 "공보 대상자의 '무죄추정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려면 상당한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 자에 대해선 그가 '공적인 인물'이라 할지라도 원칙적으로 언론의 오보나 추측성 보도를 방지하고, 오보에 대해 해명하기 위한 공보 이외에는 절대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과거사위는 "공보 대상 범죄도 단순히 대중의 호기심 충족이나, 알 권리와 같은 막연한 추상적 이익 때문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보도의 공익적 이익이 있는 범죄로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사위는 수사공보 대상자의 반론권을 보장하고 공보 내용에 이의를 제기하는 제도적 방안을 마련할 것도 권고했다. 과거사위는 "과거 특정 사건에서 수사 상황을 실시간 생중계 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지나치게 상세하고 빈번하게 수사 상황이 언론에 노출되는 경우가 허다했다"며 "그러나 공보 대상자가 정정보도청구 등 법적으로 허용된 절차에 따라 대응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고, 위법한 수사공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제기와 같은 사후적 구제책만으로는 공보 대상자가 입을 수 있는 불이익을 제거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이 같이 권고했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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