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훈련과 연봉협상, 야구의 겨울은 이런 것들이 가득한 가운데 2011 시즌을 하나 둘 준비하기 시작합니다. 그 논의들의 진행, 모든 순간을 포함해 야구의 겨울에는 무수한 회의가 있는데요.

지난 토요일, 총재 주관의 감독자 회의를 했고 또 구단대표 회의나 단장 회의가 이어질 겁니다. 발전적인 논의가 이뤄지기도 하며, 때론 회의의 과정들로 야구가 더 나아지는 걸 보기도 하죠.

또 다른 이야기들이 오고가며 서로 다른 입장을 느끼며, 한편에서는 그 의견 제시가 실질적인 힘이 없음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 회의에 유독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는 건 야구기자나 담당PD들로서 당연한 노릇.

특히 여러 가지 이야기들 사이에는 야구중계를 하는 입장에서 혹은 야구팬의 입장에서 보게 되는 다양한 의견들이 있습니다. 2011시즌을 준비하며 그 논의들이 앞으로 더해질 것은 당연한 노릇, 분명 논의될 소재이기도 한 하나의 주제가 있는데요.

감독자 회의에서는 나오지 않은 주제, 하지만 감독들이 일반적으로 반대한다는 소재가 있습니다. 단장 회의나, 여타의 KBO회의에서 주된 주장이 아니지만 늘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대목, 바로 "낮 경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낮 경기는 그 나름의 매력과 강점이 있습니다. -자세한 낮 경기의 강점이나 매력은 2010시즌 개막을 앞두고 썼던, "낮 경기를 보고 싶은 3가지 이유"라는 포스팅을 참고하시죠.- 그럼에도 반대의 목소리가 있기에 쉽게 추진이 되진 않는데요. 반대와 불만의 목소리는 크게 2개로 정리가 됩니다.

첫 번째, 감독과 선수들의 불만

이 부분이 사실 가장 큰 이유라 할 수 있는데요. 낮 경기를 하며 밤 경기에 맞춰진 흐름이 깨지고, 다시 밤으로 가기 힘들다는 겁니다. 주말 경기라 해도 금요일은 최소한 밤 경기를 하고, 이어진 토요일이나 일요일 낮 경기를 하면 휴식이 매우 짧다는 거. 분명한 이유가 되겠죠. -월요일은 쉬기 때문에 다음 경기가 힘들다는 이유엔 조금 공감이 힘듭니다만.-

그럼에도 이것에 마냥 동조하기 힘든 건, 국제대회나 각종 경기들에 낮 경기는 분명히 존재한다는 거. 또 포스트시즌 같은 경우도 밤 경기에서 낮 경기로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펼쳐진다는 겁니다.

힘들긴 하지만, 불가능하거나 완전히 없다고 할 수 없는 부분이라면.. 1년에 고작해야 5~6번 정도가 더해지는 경우일 텐데요. 그것조차 하기 그렇게 힘든 걸까요? 궁금합니다.

두 번째. 관람여건에 대한 불만

사실 논란이 깊어지는 건 이쪽에 더 무게가 있습니다. 팬들을 위해서 낮 경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 크다고 주장하는데... 팬들이 싫어한다면 그 낮 경기는 의미가 매우 약해지겠죠. 더위, 낮 시간의 바쁨을 지나 저녁경기의 여유, 뭐 이런 주장들은 분명하게 이해되고 공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더운 계절엔 낮 경기를 강행하려고 하지 않을 뿐더러 예전 낮 경기가 심심치 않던 시절에도 하지 않았다는 거. 다른 한편으론 일요일 경기 같은 경우 다음날의 정상적 활동을 위해서 오히려 낮 경기가 좋다는 견해도 있다는 걸 감안하셔야 할 듯합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을 위해. 그리고 원정 경기 구경이란 또 다른 재미를 위해선 관람여건 상 오히려 낮 경기가 더 좋다는 생각. 과연 문제가 많은 걸까요, 한번 되묻게 됩니다.

꼭 남들이 하기에 좋다는 건 아니지만... 미국은 물론, 대만이나 일본에서도 주말 "낮 경기"는 20% 언저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야구를 보다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했다는 하루키의 경우, 야구의 진짜 매력은 주말 낮 경기라 평한 적도 있는데요.

우리 프로야구에서 과거엔 심심치 않게 함께 했던 2시 경기. 어느덧 개막과 어린이날, 포스트시즌을 제외하곤 찾아보기 힘든 수준입니다.

늘 밝히지만, 이 "낮 경기"라는 건 여러 가지 문제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더운 날씨와 밤에서 낮 경기로 이어지는 대목에서의 경기력 문제 등은 풀기 힘든 숙제죠. 그런 점들 때문에 많은 숫자의 낮 경기를 요구한다는 건 그 요구부터가 무리가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지금처럼 밤 경기로 90% 이상을 이어가는 우리의 "프로야구" 시간대가 마냥 옳다고만 할 수 있을까요?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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