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인과 조권의 1주년에 관해 아담부부 팬들의 불만이 폭주했습니다. 가뜩이나 1박 2일의 일정을 3주 일정으로 보여주는 것도 문제였는데 지난주에 결방해서 4주 연속, 그리고 아직 남은 1주일 더. 1박 2일의 여정을 5주에 나눠본다는 것 자체도 불만이었습니다.

그런데 질질 끄는 방송분량만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바로 조권과 가인의 여행 퀄리티에 관한 문제도 많았습니다. 특히 조권과 가인의 1주년 기념 이벤트는 거의 최악이라고 불릴 정도였습니다. 이벤트를 선물 받은 조권과 가인도 인정할 정도였습니다.

헌데 이벤트를 망친 것은 단순히 슬옹과 제아의 준비부족이라고만 보기에는 힘듭니다. 즐거워야 하고 기념이 되어야 할 1주년 여행은 험난한 고난과 역경으로 가득 차 있었고, 그랬기에 이벤트도 여행도 뭐하나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이벤트로 말하자면, 아담부부의 역사상 가장 허술하며 엉성한 이벤트가 되었습니다. 결국 이 이벤트에 가인과 조권은 상당한 불만을 터뜨립니다. 가인도 웃으면서 이야기하긴 했지만, 이벤트 그 자체에는 상당히 어이없어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워낙 쿨한 가인이니까 그렇지 로맨스에 조금만 더 욕심 있는 사람이면 벌써 터졌을 거예요.

속상하긴 조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기대 이하"라고 표현함으로써 이벤트에 대한 실망감을 역력히 드러냈습니다. "아마 혼자 했어도 더 잘했을 것이다"라고 했는데, 솔직히 여태껏 조권의 이벤트 준비 수준을 본다면 (눈치 빠른 가인을 속여야 하니...) 아마 혼자 했어도 더 나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하지만 이 와중에 시청자를 달래고 나름 신경 쓴 언니와 아지뱀을 달랠 줄 아는 센스 있는 가인입니다. 가인은 조권이 이벤트를 생각했다는 그 자체에 대해 감동했나 봅니다. 솔직한 가인의 성격상 단순히 립서비스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네요.

가인은 이벤트의 퀄리티보다는 조권의 마음에, 그래도 뭔가 해보려고 했던 조권의 마음과 서툴었어도 자기를 도와주려고 했던 제아와 슬옹의 노력에 초점을 맞춰본 것이지요. 조권이 자기를 생각해서 놀지 않고 이벤트를 준비했다는 점, 또한 조권의 진심이 우러나오는 그 편지 때문에 가인은 "그 자체가 굉장히 감동이었다 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뭐 과자집도 그렇지만요)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 본 점은... 이렇게 가인이 센스 있고 작은 것에도 감동할 줄 아는 대인배이지자 쿨한 성격을 가졌기는 하지만, 꼭 아담부부만 이렇게 모든 것을 힘들게 만들 필요가 있냐 하는 것이지요.

여태껏 상황을 보면 조권과 가인은 한 번도 쉬운 것을 한 적이 없습니다. 자전거를 두 개 같이 준비해 온 조권과의 첫 신혼여행은 어찌보면 조권의 판단미스였다고도 볼 수 있지만 제작진의 의도와 같은 게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신혼여행도 정말 고생을 심하게 했던 아담부부였고요.

컨테이너에서 시작한 부부였으며, 이사도 여러 번 다녀야 했던 조권과 가인이었습니다. 휴가 마련은 그냥 준 것이 아니라 선택권을 주었고, 그들만의 최고의 휴가가 될 수 있는 1주년 여행에서조차 아무리 친하고 좋아도, 남녀 사이에 방해가 될 수 있는 가장 친한 멤버 둘을 같이 보냄으로 힘들게 했습니다.

날씨가 아무리 변화무쌍하다지만 충분히 조사해보고 배를 태우지 말았어야 했는데, 배까지 태워 조권과 가인의 1주년 여행을 정말 "조권과 가인"스럽게 만든 것이지요.

왜 조권과 가인에게는 모든 게 이렇게 힘든 것일까요? 애초에 조권과 가인은 "코믹" 부분을 담당하게 위해서 제작된 커플입니다. 강심장에서 닉쿤이 말했듯이, 이미 "아담부부"는 코믹한 부분을 담당하지요. 그래서 쿤이에게는 최강의 로맨스의 "그림"이 어느 정도 그려진 것이고, 용서커플에서는 서현이 연애경험이 없고 갓 스무살이 된 점을 살려서 풋풋함으로 승부했던 것이구요.

조권과 가인이 "연기한다"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아무리 리얼이라도 어느 정도 그려주는 틀과 제작 컨셉이 있는데, 바로 조권과 가인은 "고난과 역경"이라는 컨셉이 있는 커플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조권과 가인은 아무것도 쉽게 얻을 수 없는 것이고, 코믹하게 모든 것을 소화해내야 하는 그러한 부담감이 있는 것이지요. 가인과 조권이 끼로 모든 에피소드들을 쿨하게 소화하고 있겠지만, 웬만한 사람이라면 벌써 짜증 한번 제대로 냈을 에피소드들이 많았습니다.결국 1주년까지 이렇게 허술하고, 힘들게 끝난 것은 아무래도 제작진의 "고난과 역경" 컨셉에 대한 과한 집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조권과 가인이 우결을 한 지도 어느덧 1년이 지났습니다. 아무리 컨셉이지만 이제 그 컨셉에서 조금 벗어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 커플은 더 이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힘들지요.

차라리 1주년 컨셉이 이렇게 힘든 커플이 아닌 둘이서 알아서 계획하는 여행을 마련해주었다면,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가 흘러갔을 수도 있고, 아직 못 본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조권도 그렇고 가인도 그렇고, 이 여행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계획들도 많고, 로망들도 많았구요.

이번 1주년은 제작진의 배려 부족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여태껏 고생해오고 컨셉을 맞춰가기 위해서 노력했던 조권과 가인에게 이번 1주년 여행만큼은 그 컨셉에서 벗어나 둘이 정말 즐기고 오게 해줬어야 했어요. 정말 말 그대로 조권과 가인을 아꼈다면 말입니다. 가인이 아무리 쿨하다고는 하지만 가인도 로맨스를 원하는 여자이며, 특별히 1주년 여행을 기대했던 가인에게는 배려가 부족한 처사였습니다.

"고난과 역경"이라는 컨셉 아래 조권과 가인의 로망에 대한 환상을 제작진이 깨버린 것 같아 아쉽습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제대로 된 여행을 할 수 있었던 기회도 날려버린 것 같습니다.

앞으로 가인과 조권이 얼마 더 나올지는 모르지만, 이제는 조권과 가인을 그 "고난과 역경" 컨셉에서 조금 풀어주고 알아서 즐기게 두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 에피소드 였습니다. 정말 이번 에피소드는 "아담부부"만이 웃으면서 좋게 끝낼 수 있던 에피소드 같습니다. 그런 조권과 가인의 쿨함에 다시 한번 대단함을 느낍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