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21살인 대구에 사는 여대생이 빚 700만원이 부담스러워 자살했다고 합니다.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이 돈 때문에 21살 여대생이 자살을 택할 정도로 대한민국은 위기 상황입니다. G20 개최로 국격 상승이라는 이야기들을 쏟아내지만 최하층의 삶을 바닥으로 밀어내기만 하는 정책은 수많은 청춘들을 죽음으로 불러들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약자들만 울게 만드는 사회

대학생들에게 주어지는 학자금대출은 힘겨운 학생들에게 희망이 아닌, 어려운 상황에 처한 그들에게 고리대금 장사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학자금을 대출받아 대학을 졸업해도 취직이 안 되는 상황에서 높은 이자는 청춘들에게 무거운 짐으로 다가올 뿐입니다.

88만원 세대에서 77만원 세대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더욱 열악해지기만 하는 상황은 좀처럼 변할 것 같지 않습니다. 청년들의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평생을 비정규직으로 살아야만 하는 상황은 미래에 대한 기대마저도 접도록 요구하기도 합니다.

현 정권 들어 친재벌 정책으로 인해 비정규직이 양산되며, 일자리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진 상황에서 이런 처참한 소식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반값 등록금 공약은 허튼 공약이 되었고 천정부지로 오르는 대학 등록금은 서민들을 옥죄기만 합니다.

누구에게나 가능했던 학자금 대출마저 대학의 순위에 따라 대출을 제한해 그들을 더욱 곤경에 빠트렸습니다. 대학의 잘못을 학생들에게 짐 지우는 정부에 무슨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관리 소홀과 시스템의 문제로 피해는 모두 학생들에게 돌아가는 상황에 학자금마저 대출받을 수 없다면 그들에게 대학이란, 미래란 어떤 모습일까요?

숨진 여대생은 몸이 편찮은 아직 50이 안 된 어머니와 함께 단둘이 생활해왔다고 합니다. 가정 형편이 어려우니 다니던 학교도 휴학하고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하던 그녀는 그나마도 힘들어 직장을 구하고 있던 중이었다고 합니다.

학자금 700만원을 갚기 위해 학교를 휴학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원금과 이자를 갚고 생활해야 하는 그녀가는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너무 힘들어 직장을 구하려 했던 그녀에게 세상의 벽은 또 얼마나 높고 험했을까요?

나아질 것 없는 상황에서 학자금 원리금 납입이 수차례 밀리며 고통을 이겨내지 못한 여대생은 그렇게 허망하게 세상을 떠야만 했습니다. 가지지 못한 사람들을 구원해줄 수 없는 사회가 만든 살인이 아닐 수 없습니다. 모두가 최소한의 삶을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정치를 하는 이들의 목적이 아닐까요? 소수의 가진 자들에게만 모든 권리와 권한을 쥐어주는 것이 정치인들의 의무가 아니라 소외되고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이웃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정치인들의 의무이자 책임 아닐까요?

대구 여대생의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국적으로 그녀와 같이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수많은 청춘들은 죽지 못해 살아가는 상황입니다. 희망을 이야기하기에는 세상이 너무 답답한 상황에서 그들이 택할 수 있는 방법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죽음이 아니면 혁명을 노릴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세상은 언제 끓어 넘칠지 모를 정도로 불안하기만 합니다.

그녀의 죽음은 자살이라고 하지만 자살하도록 요구한 사회 시스템의 타살입니다. 그저 남의 일이라고 치부할 문제가 아닙니다. 언제든 자신의 일로 다가올 수 있는 대구 여대생의 죽음은 그래서 더욱 슬프고 아프기만 합니다. 구조적인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청춘 몰락은 가까운 미래의 모습이 될지도 모릅니다.

G20 개최로 국격이 높아졌다며 회담장 주변을 봉쇄하고 "비정규직 출신 대통령이라 그들의 아픔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번 G20에서 주요하게 다뤄질 의제는 일자리 창출이 될 것이다"는 공허한 메아리는 현실의 벽에 눌려 죽어야만 했던 21살 여대생에게 어떤 의미였을까요?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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