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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위의 수다, '사랑과 결혼'[알스카토의 ‘책과 영화, 그리고 유희’]
블로거 알스카토 | 승인 2010.10.11 15:48

침대에 누우면 눈이 말똥말똥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 전 아내와 ‘침대위의 수다’를 떨고 싶은데, 보통 잠이 많은 아내는 두 마디 정도 하다가 잠이 듭니다. 그래서 우린 침대 위의 수다를 도통 하지 못 합니다. 그런데 지난 주말, 어쩐 일인지 아내의 눈도 저처럼 말똥말똥 해졌습니다. 그 날 밤, 우리는 새벽 3시까지 침대위의 수다를 떨 수 있었습니다. 주제는 ‘사랑과 결혼’. 인류가 탄생한 후, 모든 철학자들이 고민했던 거대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침대에서 시작한 것이죠.

나; 그런데 우리 주변에 결혼한 사람들을 보면 하나 같이 경제적 수준이나 종교, 문화적 환경 등이 비슷한 경우가 많은 거 같아. 내 친구들 와이프도 그렇고, 네 친구 남편들도 그렇고, 학벌이나, 재산 수준, 직업 등이 다 비슷비슷하잖아. 그런 걸 보면, 가끔 난 사랑과 결혼의 상관관계가 얼마나 높을까 하는 의문이 들 때가 있어. 서로의 몸뚱이 하나 사랑한다고 결혼할 수 있는 게 아닌 것처럼, 사랑이 결혼에 미치는 영향은 50% 이하가 아닐까. 사랑하지 않으면 결혼을 안 하겠지만, 반대로 결혼한다고 서로 사랑한다고 얘기할 순 없을 거 같아.

아내; 꼭 그렇게만 볼 순 없지. 결국 서로를 사랑한다는 건, 비슷한 문화적 취향과도 연관이 있는 거니까, 비슷한 환경 수준에 있는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확률이 높은 거지. 같은 종교라서, 재산수준이 비슷해서 꼭 사랑하고 결혼한다기보다는, 종교가 같고 재산수준이 비슷해서 서로 사랑하고 결혼할 가능성이 높은 거 아니겠어.

나; 그렇게 따지면 결국 옛날에 계급에 맞춰 결혼하는 거랑 뭐가 달라? 계급이 재산 수준으로 바뀐 거 빼곤 말이지. 그런 게 진정한 사랑이고, 그런 결혼을 진정한 사랑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내; 그럼 오빠가 생각하는 진정한 사랑은 뭔데?

   
  ▲ 영화 <이터널션샤인>  
 
며칠 전 미셀 공드리의 <이터널 선샤인>을 다시 봤습니다. <봄날은 간다>의 상우는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란 말로써, 아직 낭만에서 깨어나지 못한 미성숙남의 대변인이 돼버렸지만, 공드리는 여전히 사랑을 낭만적인 로맨티스트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서로 죽도록 사랑했지만, 그 사랑이 고통으로 다가와 헤어진 두 사람. 사랑이 남긴 상처가 너무나 커, 사랑의 기억을 지워버리려고 했던 두 사람. 사랑의 기억을 지우다 문득 서로가 사랑했던 시간들의 가치를 깨달은 두 사람. 그래서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불나방처럼 또 다시 사랑을 시작하는 두 사람. 거부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것이 사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적어도 소년 감성 공드리는 그렇게 얘기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사랑은 변하는 거야’라고 얘기하는 이 세상 현실주의자들에게 공드리는 ‘그래도 사랑은 사랑이잖아’라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봤던 <이터널 선샤인>이 떠올라서였을까요. 아니면 늦은 밤이었기 때문일까. 제 입에선 여고생 문고 시집에나 나올법한 부끄러운 말이 튀어나왔습니다. 저도 모르게 나온 말이었습니다.

나; 상대방의 영혼을 사랑하는 것, 그게 진정한 사랑이지.

잠시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전 아내가 잠이 든 줄 알았습니다. 아내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이게 뭔 소리야’하는 황당한 표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생각해도 제 말이 좀 황당한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부연 설명을 시작했습니다.

나; 오직 상대방의 눈빛만을 사랑할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란 말이지. 그 눈빛에는 어떠한 사회적 조건도 담겨있지 않잖아. 오직 상대방의 눈빛, 영혼을 사랑하는 것, 그리고 그런 사랑의 결과물이 결혼이어야 하는 것 아닐까.

당연히 부연 설명은 별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아내; 근데 영혼을 사랑한다는 말은 너무 추상적이다. 잘 이해가 안 되잖아. 그 영혼이란 게 뭐야. 대신 이렇게 생각해볼 수 있겠다. 한 사람을 규정하는 특성 중에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잖아. 그 사람의 성격이나 가치관, 뭐 이런 거. 그러니까 한 사람을 설명할 수 있는 고정된 가치를 사랑한다면, 진정한 사랑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대신 재산이나 권력, 직위 이런 건 변하는 가치잖아. 그런 걸 사랑해서 결혼하는 건 진정한 사랑의 결과가 아니라고 할 수 있는 거고.
 
아내가 훨씬 더 깔끔하게 정리했습니다. 영혼, 눈빛 운운하는 것 보다는 훨씬 명쾌했죠.
 

   
  ▲ 영화 <이터널션샤인>  
 
나; 그건 그러네. 근데 또 한 개인을 구성하고 있는 불변하는 가치와 변하는 가치가 명확하게 나눠지지 않는 게 문제인 거 같아. 그러니까 난 A를 사랑하는 데, 그게 재산 때문인지, 성격 때문인지 명확히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는 거지. 물론 사고실험을 해볼 수 있을 거야. 한 벤처 회장과 여자가 결혼을 하는 데, 벤처회장이 부도가 난다고 해보자. 이 때 만약 여자가 이혼을 한다면 두 사람은 진정 사랑한 것이 아니었고, 그 반대라면 사랑했던 거지. 그런데 현실에선 이런 실험을 해볼 수 없잖아. 그러니까 사랑해서 결혼한 건지 아닌지를 판명하는 건 참 어려운 것 같아.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사랑해서 결혼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70% 이상이겠지만, 진정한 사랑의 사고 실험을 통과할 수 있는 사람은 30% 미만일 것 같아.

아내;(한 참 있다가)........ 그러네……. 그런데 외모는 굳이 따지면 변하는 가치에 포함될 거야. 그러니까 돈 때문에 결혼한 여자가 진정한 사랑을 한 게 아니라면, 외모 때문에 결혼한 남자도 마찬가지란 의미지.

나; 근데 사람에겐 지독한 자기 정당화 메커니즘이 있잖아. 그러니까 그 누구도 자신이 이 사람이랑 결혼한 건 돈 때문이다, 얼굴 때문이다라고 얘기하고 싶지 않을 거야. 다 사랑해서 결혼했다고 생각하고 싶겠지. 그런데 만약 자기가 사랑하던 여자가 “나 사실 부모님은 어렸을 때 돌아가셨고, 내가 돌봐야 할 어린 동생이 둘 있어”라고 얘기한다면, 그 순간 사랑의 크기는 어떻게 될까. 만약 순간적으로 사랑의 크기가 줄어든다면, 그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었다고 할 수 있을까. 반대로 그 여자가 “나 사실 우리 아빠가 이 회사 회장이야”라고 말한다면, 그 순간 사랑하는 마음의 크기는 어떻게 될까. 만약 더 커진다면, 이 사람의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아내; ........................

나; 분명 대부분 가난하다고 말한 경우 사랑은 수축할거고, 아버지가 회장이라고 말한 경우 사랑은 팽창할 거란 말이지. 그럼 부자란 얘길 듣기 전, 내 마음 속에 있던 사랑의 크기는 진정한 사랑이고, 말을 듣고 난 뒤 늘어난 사랑은 거짓된 사랑인가? 물론 이 둘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거야. 하지만 난 시간이 지날수록 애초에 있던 사랑보다 외부 조건을 알게 된 뒤 변하는 사랑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 같아서 씁쓸해.

아내 ;.................................

시간은 새벽 3시를 향하고 있었습니다. 언제부터 아내가 잠이 들었는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다만 ‘사랑과 결혼’이라는 주제는 침대 위에서 간단히 얘기하기엔 너무 방대하고 커다란 주제였다는 거죠. 그래도 <이터널 선샤인>의 조엘과 클레멘타인은 서로 다시 사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사랑이란 그런 거 아니겠어요. 오직 사랑만 가지고 결혼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그렇지 않나요? 미셀 감독님?

   

책, 영화, 여행을 통해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추구하는 부지런한 블로거, ‘알스카토’입니다. (http://blog.naver.com/haine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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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vvvvv 2010-10-16 20:2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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