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일보 9월 1일자 6면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이 민간인 사찰 파문의 배후로 정조준됐다. 정태근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달 31일 연찬회에서 이상득 의원을 불법사찰의 배후로 지목했다.

만사형통의 실체 중 한 대목이 폭로된 셈인데 동아일보는 이를 “정두언 ‘영감이 지키고 앉아… 압력도 아니고”라는 제목을 달아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주석을 달아 정두언 의원이 가리킨 영감이 이상득 의원이라고 설명했다.

동아일보 기사에는 주장의 내용은 어디 간 곳 없고 불경스런 상황 전달에 주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어디까지나 갈등으로, 여기에 소장파의 ‘버릇없는’ 행동을 더 해 다른 차원의 민간사찰 파문을 만들어냈다. 동아일보는 정두언 의원의 ‘노골적인 불만’에 대해 이상득 의원과 가까운 한 의원이 “의원이 의원연찬회에도 못 들어오느냐”고 반박했다고 전했다.

동아일보의 맥락은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들의 불경이다. 주장의 근거가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태근 의원은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고 입을 닫았으며 이날 남경필 의원까지 가세했다는 게 동아일보가 전한 정황이자 사실이다. 여기에 정두언 의원의 “영감이 지키고 앉아”발언이 더해지고 영감으로 깎인 이상득 의원은 눈을 감은 채 아무런 반응 없이 듣기만 한 것으로 전해졌다는 상황 묘사가 뒤따른다. 이쯤 되면 “정두언 의원, 너무하다”는 소리가 나올 법 하다. 근거도 없이 어른을 몰아세웠다는 게 돼버린다.

조선일보는 동아일보와 결을 달리했다. 감정을 자극할 만한 요소를 사용하지 않았다. 공격과 대응이라는 틀을 유지하고 있으나 기준점을 제시하고 있어 객관적인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조선일보에 담긴 남경필 의원의 발언이 기준점이다. 동아일보에는 이런 내용은 없었다.

“남경필 의원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나오는 ‘빅 브라더’를 인용하면서 이 의원을 겨냥했다. 그는 ‘조지 오웰 소설에서 빅 브라더는 전 국민을 감시하며 전횡을 일삼는다’며 ‘이런 일이 2010년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다.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고 권력을 전횡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얼마 전 모여론조사에서 동아일보가 종합편성채널사업자 1순위로 꼽혔다. 일한 만큼 받는다는 기준에 따르면 타당한 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동아일보가 욕심에 눈이 멀고 있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자기 눈만 멀면 괜찮은데 다른 사람들 눈까지 멀게 하니 그게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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