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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여우누이뎐, 시청자를 홀린 '미친'반전?[블로그와] 대중문화를 말하고 싶을 때
바람을가르다 | 승인 2010.07.14 14:14

드라마를 보다보면 '내용'이 신선해도, 눈에 빤히 보이는 '전개'로 시청에 지루함을 안길 때가 있다. 그러나 월화드라마 <구미호여우누이뎐>은 식상할 것 같은 내용 속에 신선함이 있고, 눈에 보이는 전개는 어느새 뒷통수를 치는 반전으로 바뀌어 있다. 시청하는 내내 긴장감이 유지되고, 박수를 쳐주고 싶을 정도로 감탄을 금할 수 없다.

13일 방송된 <구미호여우누이뎐> 4회는. 그야말로 위기와 반전의 연속이었다. 소소한 반전도 있었고, 숨막히는 반전도 있었다. 순차적으로 진행된 반전은 위기가 되고, 위기는 갈등을 낳는다. 그리고 갈등이 다시 반전으로 이어지는 폭풍전개. '동이'와 '자이언트'를 바짝 긴장하게끔 만든 <구미호여우누이뎐> 4회는, 꼬리 아홉개 달린 구미호같이, 시청자를 제대로 홀려 버린 재주를 선보였다.

   
 
소소한 반전의 연속

구미호로 변한 연이(김유정)가 구산댁(한은정)이 가져 온 소의 간을 거부하고 있을 때, 윤두수(장현성)가 나타났다. 윤두수의 눈에 연이가 발각될까봐, 구산댁은 느닷없이 절벽으로 넘어져 영화 '클리프행어'를 찍는다. 확 트인 벌판에 구산댁의 위기관리능력은 몸으로 때우는 것.

액션이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을 찰나, 구산댁은 윤두수의 손을 놓쳐 절벽 밑 계곡으로 떨어진다. 이어 윤두수도 함께 풍덩쇼를 펼쳤다. 안전하게 구해낼 거란 예상을 깨고, 두 명 모두 다이빙을 감행한 것. 서두에서 말했듯이 이러한 소소한 반전은 많았고, 시작에 불과했다.

연이는 어미 구산댁의 다이빙 투혼에 각성하고, 소의 간을 먹어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덕분에 한시름 놓은 구산댁.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들이대는 윤두수. 결국 구산댁은 윤두수의 첩실이 되기로 결심한다. 두 사람의 거룩한(?) 첫날밤이 시작됐다.

   
 
구산댁의 옷고름 푸는 윤두수. 베드신의 노출수위를 예상할 무렵, 갑자기 <추노>가 오버랩된다. 이대길 장혁이 강림한 벙어리 천우(서준영)가 문밖에서 가슴을 치고 있었던 것. 졸지에 구산댁과 윤두수는 이다해와 오지호가 돼버렸다. 그러나 구미호 한은정이 언년이 이다해보다 밀당에선 한수위로 드러난다.

베드신이 진행될 찰나, 구산댁 치마밑으로 여우의 꼬리가 갑자기 툭 튀어나와 당황케했다. 이에 구산댁은 남편이 죽은 지 달포도 안됐다며, 제대로 된 첫날밤은 49재가 끝난 뒤로 미루자는 센스를 보인다. 노출과 베드신에 안달 난, 요즘 드라마의 추세를 거르는 반전이었다. 또한 옷고름 하나만으로 구산댁의 캐릭터와 가치를 업시킨 제작진의 현명한 선택.   

베드신의 아쉬움을 키스신으로 달래는 제작진. 나이 어린 연이(김유정)와 정규도령(이민호)의 키스신을 연출해, 오히려 파격적인 그림을 뽑아 든다. 그리고 일부 시청자의 반발을 사전 차단하겠다는 듯, 극중에서 난리가 났다. 연이의 다리가 부러질 뻔한 위기까지 몰렸으니.  

   
 
시청자를 홀린 '미친' 반전은?

드라마에서 작은 배역, 작은 분량에도 엄청난 존재감을 발휘하는 배우에게, 흔히 '미친' 존재감이란 수식어가 붙는다. 같은 선상에서, 반전에도 '미친' 반전을 찾아볼 수 있다. 바로 까메오로 출연한 땡중 장항선이 불러온 후폭풍이 그러하다.

예사롭지 않은 포스로 등장한 스님 장항선. 그는 윤두수의 집안에 액운이 강림했다며 염불을 외운다. 이에 양부인(김정난)은 그에게 자초지종을 묻고, 같은 날 태어난 연이와 초옥(서신애)중에 한사람은 죽어야 다른 한사람이 살 수 있다는 날카로운 언질을 한다. 

   
 
드라마의 스토리와 맞아 떨어지는 스님 장항선의 등장과 언질. 양부인이 고뇌에 빠질 무렵, 스님은 뒷돈을 받고 공작을 수행한 사기꾼임이 드러났다. 윤두수의 또 다른 첩실 계향이 사주했던 것. 스토리가 긴박하게 흐르다보니, 계향이 몸종에게 귓속말했던 장면을 잊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장항선의 연기는 양부인뿐만 아닌, 시청자를 홀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장항선이 불러온 짧지만 굵은 '미친' 반전은, 단편적으로 끝나지 않고 이후 엄청난 후폭풍을 일으키는 도화선이 된다. 양부인이 오서방(김규철)을 시켜 연이를 없애라고 명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두수만 보았어야 할 박수무당 만신(천호진)의 서찰을 입수한 양부인은, 연이의 간이 불치병 초옥을 살린 유일한 카드임을 알게 되어 급당황한다. 지금 연이가 죽으면 모든 게 물거품이 된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오서방이 청부업자들을 고용해 연이의 목숨을 노리고 있었다.

이어 연이의 목숨 줄이 오가는 만신의 서찰이, 구산댁의 손에 닿으며,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고 숨가쁘게 달렸던 4회가 끝이 났다. 특히 시청자를 홀린 땡중 장항선의 등장부터 이어진 후반부의 폭풍전개는, 왜 <구미호여우누이뎐>이 명품드라마인지 재차 확인시킨 백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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