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LPG(Lovely Pretty Girl - 가연,루시,유미,세미,은별)가, 27일 온라인을 통해 새 앨범 타이틀곡 '사랑의 초인종'의 티저영상을 공개했다. 뮤직비디오의 40초 가량이 공개된 동영상속엔, 노출은 기본이고 19금 영화에나 나올 법한, 선정적인 장면으로 채워져 논란을 낳고 있다.

이번 뮤직비디오엔 다른 여배우를 캐스팅 하지 않는 대신, LPG멤버인 세미와 유미가 직접 출연해 농도 짙은 베드신 등을 소화했다. 특히 세미의 뒷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상반신 누드, 남자배우와 사랑을 나누는 장면 등은, 지나치게 노골적이라 뮤직비디오의 수위를 넘어 성인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이에 LPG소속사 측은,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는 남자와 그 남자를 여전히 사랑하는 여자의 관계를 더욱 절실하게 표현하기 위해 베드신 등의 장면을 넣었다고 밝혔다. 동시에 1년만에 컴백하는 이번 여름엔, 그동안 지향했던 LPG의 섹시한 이미지를 본격적으로 앞세워, 시원한 의상과 안무로 무대를 오를 계획이란 사실도 덧붙였다.

가요계, 뮤직비디오도 막장이 대세?

<아내의유혹>, <수상한삼형제>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안방극장은 막장드라마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가, 높은 몸값의 톱스타를 출연시키거나 화려한 볼거리를 위해 제작비를 쏟아 붓지 않고도,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내용만으로도 높은 시청률과 함께 광고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브라운관의 필승 해법이 되고 있는 막장공식이 가요계로 흘러가, 어느덧 뮤직비디오도 막장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특히 이름이 덜 알려진 가수나 그룹의 경우, LPG의 사례와 같이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뮤비에 목을 매고 있는 실정이다. 연령대와 관계없이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영상은 높은 클릭수를 보장하고, 곡의 히트여부를 떠나 홍보에는 최고의 효과를 낳고 있다.

과거 성공한 뮤직비디오로 꼽히는 조성모의 'To Heaven' 등은, 탄탄한 시나리오에 이병헌-김하늘 등의 톱스타를 출연시키고 해외 올로케로 상당한 액수의 제작비를 투입했지만, 음반시장이 죽고 음원에만 매달리는 현시점에선,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감히 엄두를 낼 수 없다. 시장의 여건이 안 좋아지다 보니, 기획사들은 최저비용 최대효과를 위해, 노출을 비롯한 낯 뜨거운 장면이 삽입된 뮤직비디오를 제작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막장스토리에 과도한 러브신이 가미된 뮤직비디오가, 넷상은 물론이고 케이블TV 등을 통해,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현상에 대해선 정작 외면하는 실정이다. 청소년에게 유해가 될 수 있음에도, 오히려 음원수익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들을 타깃으로 삼는 듯한 인상마저 주고 있다.

최근 표절로 드러난 이효리의 새 앨범이 가요계에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표절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작곡가의 양심을 운운하다, 막을 수 있는 확실한 방안이 없다면서 흐지부지하게 결말이 나 버린다. 뮤직비디오도 마찬가지다.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장면으로 논란이 될 때마다, 해당 부분 삭제라는 미봉책으로 끝을 맺는다.

그러나 이러한 말초적인 뮤비 논란은, 이미 인터넷 등을 통해 노출된 이후에 벌어진다는 점이다. 오히려 논란은 노이즈마케팅으로 연결되고, 문제에 대한 조치가 내려지는 시점엔, 기획사의 홍보는 성공이란 마침표를 찍는다. 이렇듯 반복되는 뮤직비디오의 논란과 삭제는, 쏟아지는 막장 뮤비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없고, 가요계의 수준도 그만큼 추락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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