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가 정규2집 활동을 모두 끝냈다. 처음 타이틀 곡 Oh!는 뮤직뱅크 5주 연속 1위를 차지해 현재까지는 기록면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리고 다소 서두른다는 느낌을 주었던 리패키지 음반의 타이틀 곡 런데빌런은 기존 소녀시대 이미지를 탈피한 파격적인 등장이었지만 천안함 침몰사고로 인한 4월 가요프로 결방에 따라 기대만큼의 성과 없이 마감하고 말았다.

간략하게 소녀시대 2집 활동을 정리하자면 뮤직뱅크 1위 연속 기록보다도 더 눈에 띄는 기록은 음반판매량에 있다. 음반은 여러 경로를 통해서 판매되지만 그중에서 평가의 주된 표본이 되는 한터차트 기준 16만장의 판매량을 보였다. 그 중 5만장 정도를 리패키지가 차지하고 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정규 2집 외에 기존 음반들이 1만장이 넘게 나갔다는 점이다. 새로운 팬의 유입이 만만치 않았음을 말해준다.

이런 주목할 만한 음반판매는 아직 많은 가수. 그룹들의 활동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소녀시대가 정규가 아닌 미니앨범으로 활동한 탓에 2009년 모든 상을 휩쓸면서도 받을 수 없었던 골든디스크 음반대상을 충분히 노려볼 만한 기록이라는 점에서 향후 타 그룹과의 음반 경쟁에 귀추가 주목된다. 16만장이라는 숫자만 기억해두고 남은 8달 동안 타 그룹의 음반판매량과 때때로 비교해보면 작은 재미를 줄 것이다.

결론적으로 정규2집 활동을 통해서 소녀시대는 자기 명성을 지키는데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오늘의 소녀시대를 있게 해준 Gee만큼의 성과는 아니지만 그런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닌 탓에 Gee를 소녀시대 활동의 절대지표로 삼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2010년 4월까지 전체 가요계에서 소녀시대를 추월한 기록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만도 대단한 일이다.

그 과정에 소녀시대의 행보에 전과는 다른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원더걸스가 텔미, 노바디의 대히트를 기록한 후 미국으로 건너간 것처럼 소녀시대도 해외진출이 본격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들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소녀시대가 아시아 투어를 한다는 것 외에는 아직 공식적인 해외 활동 언급은 없지만 이러다가 떠나는 것 아니냐고 짐작케 하는 일들이 적지 않게 포착되었다.

소녀시대의 해외진출의 단서는 멤버들의 신변정리(?)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 리더 태연이 2년간 진행해온 라디오에서 자진하차를 했으며, 이전에도 수영의 달콤한 밤 엠씨 내정 후 스케줄을 이유로 한 고사, 유리의 시트콤 캐스팅 고사 그리고 누구라고 가시화되지는 않았지만 아이리스2의 캐스팅 역시 스케줄을 이유로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장 최근의 일이라면 곧 새롭게 출범할 이경규의 해피 버스데이에 제시카가 4주에 한정된 고정을 맡았다. 물론 아직 남은 대만, 태국 등의 콘서트 일정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다소 의아한 일이다. 그 외에 청춘불패에 고정출연하고 있는 써니와 유리, 쇼 음악중심를 진행하고 있는 유리와 티파니 그리고 패떳2에 고정출연 중인 윤아가 있지만 청춘불패는 시작할 때 6개월 계약이었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어 재계약 조건이 어떤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런 와중에 보유하던 SM주식을 전량매각하고 동방신기 3인의 신유닛을 결성한 일본 매니지먼트사 에이백스와 SM이 새로운 계약을 채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에이백스가 조직을 개편하면서 기존 매니지먼트 본부 산하의 개별부서였던 SM파트를 별도로 독립시켜 비중을 높였는데 이것이 소녀시대 일본진출을 위한 사전준비가 아니냐는 전망을 자극하고 있다.

▲ 소녀시대 중국 상해 콘서트 현장사진

이미 국내활동의 정점을 찍은 소녀시대가 선택할 수 있는 미래전략은 아무래도 해외진출밖에는 뾰족한 대안이 없기도 하다. 일본활동의 성공이 가져다 줄 이득은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탓이다. 또한 Gee 이후 범아시아적 인기를 확보한 소녀시대로서는 피할 수 없는 전략적 선택이기도 하다.

소녀시대 팬들 입장에서는 섭섭한 일이 되겠지만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등 SM 소속 아이돌그룹의 정해진 수순이기도 한 해외 진출은 시기만 남았을 뿐 거의 기정사실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 싶다. 국내에 잡아두기에는 너무 성장했고, 그 성장의 가능성을 넓히기 위해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될 소녀시대가 국내를 떠나서 또 어떤 현상을 만들어낼지 궁금하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현재 국내 SM의 매출을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소녀시대의 일본 현지화 진출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예측도 없지 않다. 소녀시대의 빈자리를 채워줄 대안이 아직 확실치 않은 등 SM의 국내 매니지먼트의 고민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해도 여러 정황상 소녀시대의 일본진출 쪽에 관심추가 기울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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