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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어부가 젊고 마스크 쓰면 간첩이다? 단체로 마스크 쓰면?[블로그와] 탁발의 티비 읽기
탁발 | 승인 2017.11.02 10:52

국정감사가 끝이 났다. 국회 차원에서의 적폐청산을 위한 처음이자 어쩌면 마지막 국감이었다. 자유한국당은 중간에 나흘간 보이콧을 했다가 돌아왔으나, 복귀 후 첫 마디가 ‘정회’였을 정도로 국정감사 자체를 등한시했다. 아무래도 이번 국감이 문재인 정부가 아닌 박근혜 정부에 대해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탓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것은 시민단체의 평가에서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경실련은 2017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 15명과 정의당 의원 3명, 국민의당 2명 등 총 20명을 '우수의원'으로 선정했다. 경실련은 "이들은 이번 국감에서 민생현안에 집중하고 심도 있는 질의와 정책 대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소속 국회의원이 빠진 것은 우연은 아닐 것이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27일 오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방송통신위원회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보궐이사 선임을 일방적으로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감 전에 하나의 해프닝이 있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국감을 통해서 스타 의원이 탄생하고, 그것은 보좌진의 역할이라며 피자를 선물했다가 갑질 브랜드를 선택했다고 네티즌들로부터 비판을 받았었다. 해프닝은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여기서 포인트는 국감은 국회의원들이 당론을 떠나 개인의 역량과 노력을 국민들 앞에 증명해 보이는 매우 중요한 일정이라는 사실이다.   

경실련의 평가가 절대적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딱히 경실련이 아니더라도 이번 국감에서 야당이 아닌 여당 의원들이 압도적으로 일을 많이 한 것은 보도 내용만 봐도 알 수 있었다. 국감발 소식의 소스는 대부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었다. 내년에 가서는 또 어떤 변수가 발발할지는 알 수 없지만 다음 21대 국회 전까지는, 그 이후도 어쩌면 줄곧 동일한 구조 속에 전개될 풍경일지도 모를 일이다. 

온갖 비리와 부정으로 얼룩진 탄핵 당한 대통령의 정당으로서 일말의 용서나 반성을 구하기보다는 국민들로부터 공감을 얻지 못하는 정치투쟁으로 일관된 보수정당들의 행태는 이해를 할 수 없는 수준을 넘어 신기할 정도다. 지난 총선 때 길거리에 무릎을 꿇고 잘못했다고, 잘하겠다고 한 맹서가 휴지조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줄 뿐인 것이다.

28일 경북 울진 후포항에 도착한 391흥진호 선원이 얼굴을 가린 채 배에서 내려 버스에 타고 있다. 391흥진호는 지난 21일 동해 상 북측 수역을 넘어가 북한 당국에 나포됐다가 27일 풀려났다. Ⓒ연합뉴스

그렇게 보수정당들은 무존재감 속에서 끝난 국감 마지막까지도 실망스러운 모습을 드러냈다. 며칠 전 국감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북한에 나포되었다가 송환된 흥진호 선원들에 대해서 간첩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례적으로 빠르고 조건 없이 송환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먼저겠지만, 한편으로는 의심을 갖는 것도 상식 밖이라고는 할 수는 없다. 다만 최소한의 합리적 근거를 제시할 필요는 있을 것이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제기한 의혹의 근거는 그러나 너무도 미약했고, 황당하기까지 했다. 정갑윤 의원은 “요즘 우리 어선에 저렇게 젊은 세대가 저렇게 많이 승선하겠어요? 어부로?”라고 했고, 김진태 의원은 “일주일 이상 끌려갔다가 돌아오는 어부들의 모습입니다. 저 마스크는 왜 썼을까?”라고 한 것이다. 정리하자면 ‘젊고, 마스크를 쓴’ 것이 의심스럽다는 것이고, 간첩이 아니냐는 주장이었다. 

JTBC 뉴스룸 [비하인드 뉴스] 방송화면 갈무리

그러자 정의당 노회찬 의원은 국방부 장관에 대한 질문형식을 통해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절묘하게 디스해 또 다시 네티즌들을 환호케 했다. 노 의원은 “여러 사람이 집단적으로 마스크 쓰고 나타나면 간첩입니까?”라고 물은 것이다. 해당 중계장면에는 한 여성이 노회찬 의원 발언 중 웃음을 참느라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보여지기도 했는데, 노 의원이 말한 그 무리란 다름 아닌 국감 보이콧을 선언한 후, 마스크를 쓰고 시위를 하던 자유한국당을 빗댄 것이기 때문이었다. 

지난 정권에서는 서울시 공무원을 간첩으로 조작한 사건이 있었다. 국정원과 검찰의 비루한 합작이었다. 정치투쟁을 위해 무고한 시민들을 간첩으로 모는 것만은 적어도 국회의원이라면, 아니 사람이라면 하지 못할 일이 버젓이 국회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한숨만 나올 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 국회 본회의 상정에 따른 시정연설을 마치고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1일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현수막으로 시위를 한 자유한국당이었다. 그런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향해 문재인 대통령은 직접 찾아가 악수를 청했다. 이미 그 장면에서 자유한국당과 문재인 대통령의 그릇의 차이를 국민들은 느낄 수밖에 없었다. JTBC 뉴스현장 앵커는 이 장면을 "웃으며 인사한 대통령과 당황한 야당"이라 묘사하며 "새 대통령상을 만들어가는 문재인 대통령과 새 야당상을 보여주지 못하는 한국당. 새 것과 낡은 것이 싸우면 어디가 이길까요?"라고 변화 없는 자유한국당의 구태를 꼬집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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