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9일 개봉한 영화 의 원제는 번역한 그대로 Things to come, 그리고 L'avenir이다. 이 중 avenir은 영어로 future, 즉 미래이다. 이 희망 가득할 것 같은 단어로 이름표를 붙인 영화, 하지만 그 영화 속 주인공이 맞이할 미래는 그녀를 원치 않는 일상의 파괴로 밀어 넣는다.영화가 시작하자마자 관객을 맞이하는 건 주인공 나탈리(이자벨 위페르 분)의 장황한 철학적 담론이다. 68세대로 한때는 소련까지 가면서 급진적 흐름에 몸을 맡겼던 나탈리는 파리의 한 고등학교 철학 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여전히 '급진적'인 내용의 책을 읽으며 출근하는 그녀를 막아서는 건 경찰이 아니라, 노동자와 학생의 권리를 내세우며 교문을 봉쇄한 학생들이다. 나탈리는 그 학
2010년 를 통해 그만의 '판타지 월드'를 펼쳐보였던 팀 버튼은 그 속편 연출을 제임스 보빈 감독에게 양보한 대신, 을 들고 돌아왔다. 과연 앨리스와 모자 장수를 비롯한 그녀의 친구들보다 더한 매력이 무엇이었기에, 무엇보다 조니 뎁이 등장하지 않고도 '기괴한 팀 버튼월드'를 구현할 소재가 무엇이었길래 팀 버튼의 마음을 움직였을까? 그 답은 '이상한 아이들'이 등장하는 한 장의 사진만으로도 설명이 가능할 듯하다. '시간' 속에 숨은 이상한 아이들과 그들을 보호하는 '미스 페레그린', 이들의 신묘한 조합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팀 버튼스러움'을 담뿍 드러내고 있으니까.타임 루프, 인내심을 요하는 여정
2010년 기준 한국의 다이어트 관련 산업 규모는 3조원에 육박한다. 그 '다이어트'의 강박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간 국내 비만 인구는 오히려 1.6배 늘어났고, 그 중 초고도 비만 인구도 2배 넘게 증가했다. 2025년이 되면 인구 17명 중 한 명이 비만이 될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만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비만'과 '비만'으로 인한 각종 질병에의 부담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오죽하면 '비만세' 도입이 현실화되고 있을까? 이런 상황에서 여러 시사 프로그램이 '건강' 혹은 '다이어트'에 눈을 돌리는 것은 당연하다.최근 1년 사이 여러 다큐 프로그램들이 이와 관련된 내용을 방영했지만 그 중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것은 과 이다. 이들 다
지난 1월 종영한 은 변함없이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다. 이제는 사라진 '골목 공동체'에 대한 향수를 일으켰고, 추억이 된 그 시절의 학창시절과 문화들을 불러왔다. 하지만 왜 하고많은 80년대의 시간 중에 88년이었을까? 그저 그리운 '추억'만의 이름으로 그 이전 시대를 소환할 수 없었던 이유를, 9월 25일 방영된 이 답해준다.의 시대적 배경은 1985년, 장소는 문화의 중심이 아닌 변두리 경상도의 한 여자 고등학교이다. 85년은 3S 정책(섹스, 스포츠, 스크린 등을 중심으로 정부에 대한 불만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배기 정책')의 정점이 된 '어우동(감독 이장호 )'이 흥행에 성공하던 시절이다. 하지만 이렇게 노골적인 정책과 달리,
가장 핫한 두 남녀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제시 아이젠버그가 로맨틱한 사랑의 주인공으로 홍보되는 는 81세의 거장 우디 앨런 감독의 74번째 영화이다. 한동안 파리(미드나잇 인 파리)로, 로마(로마 위드 러브)로, 바르셀로나(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로 외유했던 감독이 그의 고향 뉴욕으로 돌아와 만든 영화이자, 그의 또 다른 정서적 고향인 1930년대에 대한 영화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급격하게 발전하던 미국의 1930년대를 배경으로 젊은 연인의 사랑을 그려낸, 노장 감독의 '인생관'이 관조적으로 드러난 영화이다.우디 앨런의 영화답게 는 그의 내레이션으로 시작된다. 덕분에 관객은 1930년대라는 시공간적 격차에 편안하게 접근해 들어간다. 동시에 이는 '냉소적' 혹은
OECD 국가 중 이혼율 1위. 이런 대한민국 현실에서 맞닥뜨리는 것은 결혼이란 제도에 대한 융통성 있는 사고가 아니라, 그 반대급부적인 '강고한 결혼과 가정'에 대한 이데올로기이다. 명절만 지나면 이혼이 급증하는 사회, 높아지는 이혼율로 인해 1인 가구가 늘어나는 현실에서도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가장 신성시되는 것은 '가족'이요, '결혼'이다.하지만 그 '신봉하고 있는' 결혼 제도와 가정의 현실은 어떨까? 연예인이 '조강지처'를 버렸다는 의심만 들어도, 혹은 그 '바람'의 대상이었다는 의혹만으로도 몇 년이 지나도록 그 이름보다 욕으로 불리는 세상이지만, 아침드라마부터 주말드라마까지 드라마를 견인하는 것은 숱한 불륜들이다. 거기에 또 하나의 '불륜' 드라마가 주중 미니시리즈로 첫 선을 보였다. 바로
이렇다 할 경쟁작이 없었던 추석 연휴, 9월 7일 개봉한 영화 은 순조롭게 600만 고지를 넘겼다. 그리고 이 여세라면 당분간 흥행 호조를 이어갈 듯하다. 그런데 흥행과는 별개로 을 보고 난 소감들은 엇갈린다. 충분히 감동적이다부터 지루했다까지,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고민이 절절히 다가왔다에서 상투적이다까지. 한 편의 영화를 통해 다양한 결의 생각들이 쏟아져 나올 수 있기에 은 볼만한 영화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다양한 생각들 속에 몇 가지 질문을 더해보고자 한다.올해 영화를 개봉한 의 박찬욱 감독, 의 허진호 감독, 의 김지운 감독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2000년대 한국 영화계를 주름잡던 감독들이다. 그리고 그간 헐리웃이나 중국 등에서 작품을
추석 연휴에 이은 주말, 가족들과의 시끌벅적한 만남도 잠시, 장시간 귀성길에 지친 몸을 끌고 또 북적이는 영화관이다 뭐다 다니는 것도 시들하다면 ‘드라마 몰아보기 한 판’이 어떨까? 까짓 거 맘만 먹는다면야 16부작 드라마 전회 정도는 너끈히 몰아볼 수 있잖은가. 연휴 기간, 그동안 못 봤던 드라마 혹은 재밌는 드라마를 몰아보려고 준비 중인 드라마 덕후들을 위한 ‘몰아보기’ 권장 드라마!그 두 번째는 최근 의 ‘2016 무한상사’로 파트너십의 건재를 보여준 김은희, 장항준 부부다.무한도전 ‘2016 무한상사- 위기의 회사원’ 은 우리 시대 대표 예능이다. 언제나 화제성에서 타의추종을 불허하며 새로운 문화적 콘텐츠들을 창출해왔다. 그런
추석 연휴에 이은 주말, 가족들과의 시끌벅적한 만남도 잠시, 장시간 귀성길에 지친 몸을 끌고 또 북적이는 영화관이다 뭐다 다니는 것도 시들하다면 ‘드라마 몰아보기 한 판’이 어떨까? 까짓 거 맘만 먹는다면야 16부작 드라마 전회 정도는 너끈히 몰아볼 수 있잖은가. 연휴 기간, 그동안 못 봤던 드라마 혹은 재밌는 드라마를 몰아보려고 준비 중인 드라마 덕후들을 위한 ‘몰아보기’ 권장 드라마! 요즘 한창 상종가를 치고 있는 에서부터 시작해 보자.구르미 그린 달빛 8월 22일부터 KBS2 TV를 통해 방영되고 있는 ‘츤데레 왕세자 이영과 남장 내시 홍라온의 궁중 위장 로맨스 사극’‘응답하라의 저주’라는 말이 무색하게, 에서 택이로 ‘모
앨리스가 다시 돌아왔다. '이상한 나라'로 갔던 앨리스는 이번엔 '시간' 속으로 여행을 한다. 2010년에 개봉된 . 팀 버튼과 라, 왜 진작 만나지 않았을까란 반문이 들 정도로 두 세계의 조우는 기대가 되었다. 그 어떤 작품을 만나도 그만의 색채로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는 팀 버튼 감독이, 동화라기엔 그 해석의 세계가 무궁무진한 판타지 를 변주한다는 건 그에게 새로운 날개를 선사한 것과 같은 것이었다.그렇게 동화 속 '이상한 나라'는 팀 버튼에 의해 가장 화려하게 '시각'화되었고, 동화가 가지는 가치 전복의 세계는 '팀 버튼 월드'를 통해 그 '이상함'이 확장되었다. 물론 그 팀 버튼스러움을 더한 이상함이 잔뜩 분위기를 잡느라, 정
최근 역사를 소재로 한 영화들이 빈번하게 제작되고 흥행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런데 그와 동시에 '과거를 보는 시각'의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즉 역사란 과거의 사실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그 과거의 일부 사실을 '현재'의 잣대로 '편집'할 수밖에 없는 과정에서 피치 못하게 '왜곡' 혹은 '오역'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다분하다. 줄리언 반스의 책 에서 E.H. 카의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란 명제에 대해 주인공 에드워드가 '역사란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확신'이란 해석을 내놓듯이 말이다.무엇보다 최근 개봉되는 영화들에서 '과거'를 빌미로 '민족'이라는 감성에 호소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데, 과연 근대적 산물인 '민족'
KBS2 vs. SBS의 월화극 대결 1라운드는 김래원‧박신혜 주연의 vs. 장혁‧박소담 주연의 였다. 동일한 의학 드라마를 편성한 이 '핏빛어린 대결'은 싱겁게도 의 압승이었다. 가 20%를 오르내리는 시청률로 동시간대 1위를 너끈히 수성할 때, 는 최고 시청률이 4.7%(3회, 닐슨 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다. '외연적'으로 이 두 드라마의 대결은 의학 드라마라는 동일한 장르의 대결처럼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결국 병원에서 연애하는 이야기였던 를 상대로 하여, 사이코패스 의사의 성장담이자 병원을 둘러싼 비리를 고발하는 사회성 짙은 드라마이며 나아가 '교육'과 인간의 본성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심리'드라마의 구도였다.일반적인
지난 5월 를 기점으로 쏟아진 SBS의 파일럿 프로그램들. 하지만 쏟아부은 물량에 비해 성과는 미미했다. 그러나 몇 달간의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정규 편성된 가 금요일 밤의 강자 와 까지 제치며 연속 2회에 걸쳐 동시간대 1위를 달성했다(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 7.2%). 그에 이어 새롭게 편성된 역시 파일럿의 아쉬운 점을 개선하여 호의적 반응을 얻고 있다.와 의 묘수와 는 묘한 공통점을 가진다. 두 프로그램 모두 신규 프로그램이지만 '신규'라기엔 어쩐지 익숙한 모양새를 띠고 있다. 그건 두 프로그램을 보면 모두 어떤 프로그램이 자연스레 떠올려지는,
캥거루족. 어미의 육아낭 속에서 1년여를 보내는 캥거루에 빗대, 부모에게 경제적 이유 등으로 얹혀사는 젊은이들을 뜻하는 이 단어가 우리 사회에 등장한 것은 이웃 나라 일본을 통해서이다. 장기불황에 빠진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 아르바이트 등 비정규직이 늘어나며 나이가 들어서도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에 기대어 사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왔다. 하지만 그로부터 미처 십년이 되기도 전에 그 '불황'은 이제 한국 사회를 덮쳤고, 우리 사회에도 '신(新) 캥거루족’이 등장했다. 그리고 이제는 이 낯설지 않은 신캥거루족에 대해 9월 4일 가 다뤘다.이제 한국 사회에서도 생소하지 않은 캥거루족이지만, 전 세계적 불황 속에 이런 독립할 수 없는 젊은
또 임진왜란인가 싶었다. 일찍이 KBS1을 통해 방영되었던 , 그리고 무려 천만하고도 700만이 더 보았던(17,615,057 영진위 기준) 영화 이 있었는데, 또 이순신이라니. 그것도 웬만한 위인은 다 해본 것 같은 최수종의 이순신이라니. 임진왜란이라는 제목부터 '지겹다'는 느낌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이런 소재적 진부함을, 9월3일 첫 회를 방영한 은 '팩추얼 드라마'라는 새로운 장르를 통해 돌파하고자 한다.팩츄얼 드라마로 다룬 임진왜란인물, 사건, 이야기 모두를 역사적 사건에 기반을 둔 드라마를 '팩추얼 드라마(factual drama)라고 한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미 케이블 채널 HBO의 와
SBS 는 사실 동시간대 MBC예능 프로그램 와 그리 다르지 않은 프로그램이다. 홀로 사는 연예인의 싱글 라이프를 담아 시청자들의 '관음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옥탑방에 사는 육중완이든 생후 584개월에 이르는 김건모든, 사실 그들은 시청자들이 그 이름만으로도 알 수 있는 검증된 연예인이다.그런 알려진 연예인의 삶은 우리 이웃 필부의 삶과 다르게, 생존의 전투에서 일정 정도 보장된 삶을 사는 '프레임' 속의 삶이다. 그래서 시청자들에게 그들의 거꾸러질 일 없는, 하지만 인간이기에 겪는 희로애락의 공감대를 유지하며 적당히 '편안하게' 엿볼 수 있는 즐거움을 준다. 원래 즐거움 중에 가장 짜릿한
이제 우리나라에서 은 성공한 로맨틱 영화의 대명사가 되었다. 덕분에 종종 제작진이란 이름표를 달고 개봉하는 영화들이 눈에 띤다. 2014년에 개봉한 이 그랬고, 이번에 개봉한 가 그러했고, 9월에 또 개봉할 가 그렇다. 제작진을 믿고 영화를 보러 가는 사람들은 이들 영화에서 에 필적할 만한 잔향 깊은 로맨스를 기대한다. 하지만 그 기대가 늘 부합되는 건 아니다. 은 제목에 사랑을 앞세웠지만 막상 영화를 통해 만나게 되는 것은 과는 다른 질감을 가진 사랑의 생로병사였다. 마찬가지로, 제작진에 청춘스타 니콜라스 홀트와 크리스틴 스튜어트를 내세운
이사 온 지 2년이 넘었다. 가정 형편으로 집을 줄여 이사하느라, 눈물을 머금고 세간살이를 반 넘게 정리해 창고에 쟁여놓고 이사를 했었다. 그리고 이 집에서 생활하며 문득 놀라게 된 사실은 그 '눈물 머금고' 정리했던 물건들이 사는 데 별 소용이 없다는 점이다. 이전 집 곳곳에 쟁여져있던 물건들, 손때 묻어 버리지 못하고 쌓아놓았던 소중한 것들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그 소중한 것들의 쓰임새가 사는 데 별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다. 그런데 더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그렇게 버리고 왔는데 어느새 이 좁은 집에 또 물건들이 쌓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얼마 전 누군가 내놓은 5단 책장을 낑낑거리고 들고 와 세탁기가 있는 다용도실 구석에 놓았다. 들여놓기가 무섭게 5단 책장은 그득하게 물건들이 쌓여갔다. 사는 게 이
8월 24일 첫 회를 방영했던 SBS 수목드라마 은 와 의 스타들이 포진한 양강구도에서 1회 7.3%, 2회 8.3%(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로 거뜬히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 양호한 성적과 달리, 1,2회를 방영한 직후 과 관련하여 화제가 되었던 것은 극중 기상캐스터로 등장하는 여주인공의 캐릭터 설정이었다.빨간 출입증의 기상캐스터, 표나리실제 기상캐스터로 일하는 사람의 입장까지 보도되는 등(실제 기상캐스터가 본 질투의 화신, 사실 왜곡 화난다, 스타뉴스) 온라인상에서는 극중 기상캐스터로 등장하는 표나리(공효진 분)의 처신과 표나리를 대하는 방송국 사람들의 적나라한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표나리는 3회
을 관람한 날, 그 사람들이 득시글거리는 도심 한복판 극장가에서 세 명 남짓 영화관을 채웠다. 8월 25일 개봉한 은 27일 기준, 가까스로 2만 명의 관객을 넘었다(22,082명 영진위).이 초라한 성적표의 이유는 여러 가지일 것이다. 우선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영화가 상영되는 줄도 모르듯 '광화문 시네마' 제작, (주) 콘텐츠 판다의 배급이라는 배급과 제작의 불리함을 들 수밖에 없다. 한국영화 제작의 독점이 심화되고, 이제 그 독점의 해법을 또 다른 외국 독점 자본에게서 찾을 수밖에 없다는 자조적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현실에서, '수평적 무브먼트'를 지향하는 영화창작집단 '광화문 시네마'의 시도는 건강하지만 아직 그 목소리의 울림은 역부족이다. 또한 new가 설립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