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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방송보도의 문화애국주의와 안보상업주의

지상파3사의 서해교전 보도는 유감

2009. 11. 12 by 도형래 기자

11일, KBS, MBC를 비롯해 여러 매체에서 서해교전의 승전의 원인을 우리 군의 첨단장비로 꼽았다.

이와 관련해 MBC는 뉴스데스크 <전력차 현격> 기사에서 참수리급 고속정의 재원을 자세히 소개하며, “우리 측 희생자가 나지 않았던 데는 우리 해군의 압도적인 전력 우위가 한몫을 했다”고 전했다.

KBS도 뉴스9 <화력차이 확연> 기사에서 “북한 경비정을 격퇴한 일등 공신”으로 참수리 고속정을 꼽고, 참수리 호의 재원과 사격시스템을 설명했다. 특히 KBS는 참수리의 사격시스템에 대해 “컴퓨터를 이용한 사격 시스템. 한번 표적을 조준하면 파도가 치더라도 자동으로 높낮이를 조정하기 때문에 명중률이 높다”며 첨단 사격제어 장치인 것인양 포장하기도 했다. 이번 서해교전에서 북측의 경비정에 대항했던 우리 군의 함정은 “참수리호”다. 참수리 고속정은 지난 1978년 만들어진 것으로 첨단 전력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또한 SBS는 고속정 편대장 연 소령을 인터뷰하며, 전쟁 영웅시했다. 병장기나, 지휘관에 대한 칭송은 안보상업주의나, 문화애국주의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

SBS는 <“실전경험 훈련이 주효”>기사에서 연 소령에 대해 “교전을 승리로 이끈 참수리 고속정 편대장 연제영 소령에게는 이번이 북한군과 맞붙은 두번째 교전”이라며, “1999년 1차 연평해전 때도 고속정 정장으로 참전해 북한군을 격퇴한 주역이었다”고 전했다. 전화 통화 인터뷰로 구성된 보도기사는 연 소령을 전쟁 영웅시하고 있다.

이와 같은 기사는 이번 교전이 자칫 확전으로 흐를 가능성을 지니고 있었고, ‘확전 금지’라는 군의 기본적인 원칙을 어긴 것이 아니냐는 비판 여론을 사회적으로 매장시킬 수 있기에 때문에 위험한 보도방식으로 분류된다.

스티븐 D.리즈는 <전쟁보도 : 전시의 저널리즘>에서 “군사적 논리가 문화적 애국주의와 결합될 때는 그런 보도 양태가 반대의견을 순화시키는 이데올로기적 위력을 발휘한다”고 전했다.

스티븐 D. 리즈의 지적이 아니라도, 안보상업주의와 문화애국주의에 대해 우리나라는 전세계 어느 나라보다 친숙하다. 분단국가의 특수성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반공을 국시로 삼는다”는 초대 대통령의 말과 함께, 정규 교육을 통해 안보를 강요 받아왔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사회적 분위기에 동화된 언론이 이러한 안보를 가장 잘 포장해왔다.

포클랜드 전쟁에서 영국함대를 동행취재한 패트릭 비숍은 “처해있는 상황 때문에 자신이 선전요원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며, “취재진은 예외 없이 애국적인 열정 속에서 출정과 연관된 모든 정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지난 2002년 2차 서해교전 모니터를 살펴보면 안보상업주의는 조중동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지상파 방송3사는 2002년 서해교전 보도에서 안보상업주의라는 비판을 받지 않지 않았다. 지상파 방송3사가 조중동과 마찬가지로 안보를 팔아먹는 매체가 될지는 앞으로의 보도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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