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권의 애국가죠. 출범식에 앞서 다 같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겠습니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지난 30일 ‘공정방송 수호’를 기치로 내건 KBS 제2노조가 출범했다. 지난해 11월 강동순 방송위원,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 등과 함께 한 술자리에서 “대선 때 큰 일을 할 것”이라는 KBS 윤명식 전 심의위원의 말이 꼭 1년 만에 현실화된 셈이다.
이달 중순, 정보통신부의 MATV 규칙개정 반대집회에서는 케이블TV업계가 민중가요와 트로트를 섞어 불러 사람을 헷갈리게 하더니 이날 출범식에서는 참석자들의 면면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뉴라이트전국연합 공동대표 이주천 교수, 공영방송발전을 위한 시민연대 공동대표 김주원 변호사, 대한민국방송지킴이국민연대 이순영 사무총장 등 조금 전까지 KBS 본관 앞 ‘편파방송종식 방송되찾기 국민대회’에서 “이 나라가 좌익에 넘어갔다”며 “핵폭탄보다 더 무서운 방송폭력 저지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던 사람들이 그대로 옮겨왔기 때문이다. 그들 앞에서 '진보 좌파의 운동권 가요'가 울려퍼지고 있는 모양새가 '코미디'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한편으론 '저들'의 정체성이 도대체 무엇인가 '의문'이 들기도 했다.
KBS 제2노조는 ‘공정방송 수호’를 기치로 내세우고 있지만 윤명식 공동위원장 스스로 ‘강동순 녹취록’ 파문을 일으킨 바로 그 술자리에서 “우리는 안에서 머리띠 두르고 조끼입고 머리 빡빡 깎고 ‘물러가라’ 이거는 못하고 언론플레이 하려는 것” “제가 노동조합 이름을 KBS 공정방송 노동조합이라고 지었다. 저희가 하는 소리는 공정방송 하자고 하는 얘기처럼 들릴 거 아니냐. 밖으로 나가면”이라고 말했던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