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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소 가능성 높은 상황, 담당PD “위에서 하지 말라고...언론자유 포기”

국정원 앞에서 작아지는 KBS? ‘추적60분’ 소송 돌연 포기

2014. 03. 28 by 김수정 기자

KBS가 다시 한 번 국정원에게 ‘약한’ 모습을 노출했다. KBS 법무팀은 <추적60분>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에 대한 방통위의 중징계를 ‘부당하다’고 판단, <추적60분>을 제작한 기획제작국과 함께 행정심판을 준비 중이었으나 돌연 포기했다.

▲ 지난해 9월 7일 방송된 KBS '추적60분'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무죄판결의 전말

국정원의 간첩 조작 의혹을 다룬 <추적60분>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무죄판결의 전말’은 지난해 9월 7일 방송됐고, 지난해 11월 21일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9조(공정성), 제11조(재판이 계속 중인 사건)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경고’(벌점 2점)을 받은 바 있다. 법정제재는 방송사 재허가 시 감점 요인이 된다.

KBS는 심의위 제재를 받아들일 수 없어 해당 건에 대한 재심을 청구했으나 지난 2월 20일 기각됐다. 이후, KBS 법무팀과 <추적60분>이 소속돼 있는 KBS 기획제작국 팀은 이러한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행정심판을 준비 중이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권오훈, 이하 새 노조)는 28일 성명을 내어 “법무팀과 기획제작국 <추적60분> 팀이 추진 중이던 방통위 중징계에 대한 행정심판 청구가 경영진의 결정으로 취소됐다는 경악할 만한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새 노조는 “최근 밝혀진 국정원의 입출경 기록 조작과 관련해 검찰 스스로 증거를 철회하고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증거조작 수사를 통해 국정원 비리가 하나둘씩 밝혀지고 있어 어느 때보다 승소 가능성이 높은 시점이었다”며 “하지만 심의위의 말도 안 되는 논리를 반박하기 위해 기제국 전체에서 사례를 수집할 정도로 차근차근 행정심판을 준비하던 법무팀은 갑자기 아무런 설명 없이 행정심판 추진을 포기했다”고 전했다.

새 노조는 “담당 국장이 행정 심판 제기에 대해 길환영 사장에게 보고했는데 길 사장이 하지 말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법무팀의 자체 판단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작진이 제재 결과를 승복할 수 없다고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방송국 수장이 제재 조치에 앞장서 수용하겠다고 나선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고 개탄했다.

새 노조는 “이번 판단은 법무팀에 의해 법리적으로 이뤄진 것도 아니고, 제작자율성을 지키려 했던 <추적60분> 제작팀의 승복으로 이뤄진 것도 아니다. 오직 길환영 사장의 정치적 결정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며 “국정원 증거조작으로 온 나라가 들끓고 있는 지금, 끝까지 국정원을 비호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겸직 금지 규정을 어기고 국정원 KBS지부장이라도 하고 있는 건지 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진현 PD “결국 언론자유 스스로 포기하는 것밖에…”

<추적60분>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무죄판결의 전말’을 제작한 남진현 PD는 28일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월요일 심의위에서 최종 통지문을 받아서 1주일 내로 집행정지 요청 및 행정심판을 청구했어야 했다. 그동안 법무실 쪽에서 자료를 다 작성해 기획제작국 차원의 보고까지 끝났는데 변호사에게 수요일에 전화를 받았다. 위에서 하지 말라고 해서 못하겠다는 연락이었다”고 밝혔다.

행정심판 ‘포기’를 결정할 때 사측이 내세운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묻자 “(회사에게 물어봐도) 이유는 없다. 그냥 위에서 하지 말라는 이야기만 한다”고 답했다. 남진현 PD는 “기획제작국장이 사장에게 보고까지 했던 걸로 보면, 행정심판 컨펌이 됐으니 추진한 것 아니었겠나. 그런데 느닷없이 하지 말라고 하니…”라며 “행정소송보다 ‘소송’ 느낌이 덜한 ‘심판’을 진행한 것인데 그조차 안된다고 하니 이상하다”라고 말했다.

갑작스런 불방 통보, 심의위 제재, 재심 기각, 사측의 행정심판 자진 포기 등 6개월 넘게 마음고생을 하고 있는 남진현 PD에게 심경을 묻자 “권리를 포기하는 자에게 자유가 있을까요? 또한 그 권리는 개인의 것이 아닌 국민의 알권리 아닌가요? 결국 언론자유를 스스로 포기하겠다는 것밖에…”라고 전했다.

새 노조는 오는 31일, 내달 1일에 시사 프로그램 MC에 ‘친박평론’ 고성국 씨를 최종 기용한 것과 행정심판 자진 포기 등 사측에 항의하는 피케팅을 KBS노조와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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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운 국영방송 2014-03-30 14:33:38
국민을 위한 방송국... 이게 꿈으로만 남을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