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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도지사 재선거의 충격을 이해하는 방법

아베 이후 일본, 정말 '넷우익'의 세상이 됐나?

2014. 02. 12 by 김민하 기자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의 방한으로 한일 간의 과거사 문제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정의당의 초청으로 방한한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는 12일 국회에서 강연을 열고 일제의 위안부 만행에 대해 “여성의 존엄을 빼앗은 형언할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라면서 “일본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브레이크 없는 우경화 폭주로 양국의 관계가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모처럼 원로 정치인의 입에서 희망적인 메시지가 나온 것이다.

도쿄도지사 재선거 결과가 불러온 충격

하지만 정작 일본 내부의 상황은 그야말로 절망적이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11일 ‘일 넷우익, 새로운 보수층의 표면화’라는 기사를 통해 일본 사회에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우경화 흐름에 대한 우려를 표현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러한 흐름이 지난 9일 치러진 도쿄도지사 재선거에서 분명히 나타난 것으로 해석했다.

▲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가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올바른 역사인식을 위한 한일관계 정립'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사히신문>은 해당 기사에서 보수성향의 방송 관계자와 평론가의 발언을 동원해 이른바 넷 우익이라고 불리는 인터넷 기반의 보수 세력이 이번 도쿄도지사 재선거를 통해 실체화됐다는 해석을 전했다. 이러한 해석은 이 선거에 출마한 다모가미 도시오 전 자위대 항공막료장이 그야말로 극우적 성향을 숨김없이 드러내면서도 아베 신조와 자민당 정권의 지지를 받지 못했음에도 60여만표나 득표했다는 사실에서 추론된 것이다. 자민당 정권의 지지를 받아 당선된 마스조에 요이치 당선자가 211만표를 득표했고 2위의 우쓰노미야 겐지 후보가 98만표를, 호소카와 모리히로 후보가 95만표를 득표했다는 사실을 고려해보면 다모가미 도시오 전 막료장의 득표는 예상하지 못한 수준의 것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게 사실이다.

도쿄도지사 재선거의 결과는 국내의 지식인들에게도 큰 충격을 안기고 있다. 핵발전소 사고가 일어난 곳에서 약 200킬로미터 밖에 떨어지지 않은 지역에서 ‘즉각적 탈핵’에 동의하지 않은 후보가 당선됐다는 점에서 그렇다. 12일자 <한겨레>에는 조한혜정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의 칼럼이 실렸다. 조한혜정 교수는 탈핵 이슈에 무관심한 채로 결론나버린 도쿄도지사 선거 결과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개인 및 시민들이 주체적으로 선거를 축제로 만들어 적극적으로 정치에 개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풀뿌리정치론’에 가까운 견해를 대안으로 내놓았다.

▲ 도쿄도지사 재선거 결과에 충격을 받은 조한혜정 교수의 칼럼을 실은 <한겨레> 12일자 지면.

조한혜정 교수의 글이 담고 있는 것들은 일견 일리가 있는 주장이긴 하지만, 여기에 완전히 동의할 수는 없다. 우선 도쿄도지사 재선거가 실제로 어떻게 치러졌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 언론은 마스조에 요이치 당선자를 아베 신조 총리의 화신인양 묘사하고 있으나 이는 4분의 1정도만 맞는 해석이다.

자유주의적인 성향의 마스조에 요이치

마스조에 당선자는 아베 내각과 자민당의 지지를 받았고 자민당 정권에서 후생노동성을 책임지는 후생노동대신을 역임하기도 했으니 결국 보수성향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인물이긴 하다. 하지만 그가 아베 신조, 또는 다모가미 도시오로 대표되는 극우파의 선호에 들어맞는 인물인가를 따지면 그렇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그는 오히려 자유주의자로 분류할 수 있는 성격의 인물이다.

마스조에 당선자는 정치평론가로 활동하며 방송 출연 등을 통해 지명도를 쌓다가 1999년 도쿄도지사 선거에 출마해 이시하라 신타로 현 일본유신회 공동대표와 일전을 겨룬 바 있다. 이후 그는 자민당 소속으로 참의원에 출마해 당선된 이후 2007년 8월 1차 아베 신조 내각에서 후생노동대신에 임명됐고 후쿠다 야스오 내각과 아소 다로 내각에서 연달아 연임돼 2년간 일본의 노동 및 보건, 복지 등 정책을 책임졌다. 덕분에 그는 도쿄도지사 재선거에서 일자리, 고용, 보건의료, 복지 등에 대한 이슈파이팅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이후 그는 잠깐이지만 2010년 총리에 어울리는 정치인 여론조사에서 1위를 하기도 했는데, 이는 그가 정치평론가 시절부터 자민당을 비판하며 ‘개혁적’인 언사를 보여왔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2010년 4월 민주당 정권에서 마스조에 당선자는 자민당을 탈당해 ‘신당개혁’을 창당했는데, 이를 근거로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 고이즈미 신지로 내각정무관은 이번 도쿄도지사 재선거에서 마스조에 당선자에 대한 지지를 거부했다.

▲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 후보가 9일 치러진 도쿄 도지사 선거에서 당선이 확실한 것으로 나타난 뒤 꽃다발을 받아든채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스조에 당선자의 ‘개혁적 자유주의자’로서의 면모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2009년 외국인의 참정권을 보장하고 귀화요건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은 바 있다. 외국인의 참정권 문제는 소위 넷우익 등 극우파들이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이슈 중 하나인데, 여기에 거스를 수 있는 견해를 공표한 바 있는 것이다.

마스조에 당선자는 복잡한 사생활로도 유명한데 2번의 이혼 경력과 혼외자녀들의 존재 등으로 극우파들의 비난을 받은 바 있다. 그래도 그는 꿈쩍도 하지 않았는데, 이런 면모도 개인의 사생활을 중시하는 자유주의자적인 태도로 해석할 수 있다.

마스조에냐 다모가미냐, 극우파들은 곤란했다?

마스조에 당선자는 아베 신조가 전면에 내세운 ‘원전재가동’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가져왔다. 다만, 지금 상황에서 즉각적인 원전 중단은 불가능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는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호소카와 모리히로 후보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전면에 내세운 ‘탈원전’ 이슈를 상당 부분 무력화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는 선거전문가들의 능수능란한 이슈파이팅과 더불어 후쿠시마 사고 2년을 지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사고와 관련한 이슈를 ‘망각’하고 싶어하는 도쿄도 주민들의 피로감도 반영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아베 신조 정권이 야심차게 내세우고 있는 평화헌법 개정 문제에도 그는 애매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신당개혁 창당시 마스조에 당선자는 “평화헌법 개정이 필요하지만 자민당의 개정안은 지나치게 보수적”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 모든 맥락을 고려하면 극우파들의 입장에서 마스조에 당선자는 ‘배신자’에 가깝다. 이 때문에 호소카와-고이즈미 동맹이 가시화되기 전 도쿄도의 민주당은 자민당과 함께 마스조에 당선자를 지지할 것을 검토하기도 할 정도였다. 반면, 호소카와 후보는 민주당의 지지의사를 오히려 거부했다.

▲ 다모가미 도시오(田母神俊雄) 전 항공막료장이 9일 치러진 도쿄 도지사 선거에서 4위로 패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극우성향인 다모가미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61만여 표를 획득, 4위를 기록했지만 20대 유권자 층에서는 마스조에 당선자(36%)에 이어 24%의 지지를 획득하며 2위에 올랐다. (연합뉴스)
마스조에 당선자의 이런 특성을 감안해보면 오히려 도쿄도지사 재선거에서 극우파들은 누구를 지지해야 할 지 확정할 수 없는 곤란한 상황에 처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도통 애국심이라곤 없어 보이지만 아베 신조 총리가 직접 지원에 나서는 마스조에 요이치 후보를 지지할 것인가, 아니면 패배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신념을 위해 다모가미 도시오 후보를 지지할 것인가? 도쿄도지사 재선거 과정에서 극우파들은 “차라리 집권 자민당이 다모가미 도시오 후보를 지지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가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즉, 도쿄도지사 재선거의 결과는 진보적 성향의 유권자들이 호소카와 모리히로 후보와 우쓰노미야 겐지 후보에게 분산 투표했고, 중도 성향의 유권자들은 마스조에 요이치 당선자를 포함한 3명의 후보에게 분산 투표했으며, 보수적 성향의 유권자들은 마스조에 요이치 당선자와 다모가미 도시오 후보에게 분산투표를 한 결과라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당연히 마스조에 요이치 당선자의 자유주의적 행태를 수용할 수 없는 극우파들은 자민당의 지지와는 관계없이 다모가미 도시오 후보를 지지했을 가능성이 높다. 일본의 지방선거는 어차피 사실상 ‘무소속 선거’로 치러지기 때문에 더욱 이러한 행위가 수월하게 이뤄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절망하지 말자!

이상의 주장으로 내릴 수 있는 결론은 도쿄도지사 재선거 결과에 지나치게 절망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것이다. 물론 일본 사회가 우경화되었는가라는 질문의 답은 “그렇다”일 수밖에 없다. 극우주의자 아베 신조가 내각총리대신을 맡고 있다는 점과 양원 모두에서 우파연합(자민·공명모두의·유신회)이 개헌선을 넘는 의석 수를 점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당연히 그렇다.

하지만 우리에게 희망이 없는 것이 아니며 여전히 ‘탈핵’을 고리로 동아시아의 피지배계급들이 손을 맞잡을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강조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일본 사회는 우경화되고 있지만 도쿄도지사 재선거에서 보듯 탈핵 후보 둘의 득표를 합쳐도 찬핵 후보를 이길 수 없는 그런 지경에 이르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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