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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새정치신당 청사진 나올 때

'인물'만 있는 안철수식 '새정치'?

2014. 02. 04 by 한윤형 기자

4개월 앞으로 다가온 ‘2014년 6월 4일 지방선거’의 형세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여론조사마다 제각각이고 ‘민심’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지금까지의 여론조사는 ‘인지도 조사’일 뿐 선거 판세를 읽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견해까지 나온다.

선거 예측을 더 어렵게 만드는 것이 무소속 안철수 의원 측의 (가칭)새정치신당의 존재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이라는 기성 양당의 한계를 벗어나겠다는 정치세력이지만 아직까지 그 실체나 영향력을 가늠하기가 어렵다. 그들의 지지율도 예측하기 어렵고 선거에 대한 개입 수준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6월 지방선거’는 마치 ‘러시안룰렛 게임’ 수준의 도박 게임으로까지 비치게 된다.
▲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3일 서울 여의도 신동해빌딩 사무실에서 열린 '새정치추진위원회' 회의에서 "민생은 초당적으로 협력하고 정치 혁신은 치열하게 경쟁하자"라고 여야 정치권에 제안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정치신당의 사정이 ‘모 아니면 도’처럼 보이는 것은 그들의 선거 전략이 거의 전적으로 몇몇 인물의 선택에 좌우될 것이기 때문인 측면도 크다. 지금 시점에서 '인물'과 상관없이 그들을 정치조직으로 대우하는 곳은 거의 호남이 유일한 것처럼 보인다. 호남은 새정치신당이 민주당의 대체재 내지는 민주당을 혁신시킬 수 있는 경쟁자가 될 수 있을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신당의 창당 속도가 늦어지면서 호남의 기대가 많이 희석되기는 했지만 적어도 광주에서는 그들이 여전히 ‘저울질’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이 최근의 여론조사가 보여주는 상황일 것이다. 그렇기에 아마도 최악의 상황이 온다 하더라도 광주는 새정치신당 측이 노려볼 수 있는 최후의 보루가 될 것이다.
나머지 지역은 모조리 다 ‘미지수’다. 부산 및 경남지역은 안철수의 새정치신당에 대한 호감과 호기심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인물 변수’에 좌우된다. 이 지역의 ‘힘있는 무소속 후보’들이 안철수와 손을 잡을 것인지 말 것인지가 관심사다. 전국적으로 관심이 쏠리는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 국한해서 바라본다면, 이 문제는 결국 ‘오거돈’이라는 인물의 문제로 수렴된다. 오거돈은 새정치신당에 합류할 것인가, 말 것인가? 기자들과 세인들의 말이 엇갈린다. ‘무소속’과 ‘새정치신당’ 중 확률이 높은 쪽을 고민할 거라는 전망, 출마 자체도 저울질할 거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지금 상황에서 뭐라고 말하기가 어렵다.
수도권 역시 마찬가지다. 모든 광역자치단체장에 출마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엄포를 놓긴 했지만 현실적으로 녹록하지 않다. 야권지지자들은 새정치신당이 서울시장 선거에선 박원순을 돕고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에게 양보받아 능력을 발휘하기를 원하기도 한다. 하지만 민주당은 김진표 등의 경기도지사 선거 주자들을 눌러 앉힐 수 있는 지도력을 갖춘 정당이 아니다. 민주당이 그 정도의 지도력을 발휘하려면 결국 새정치신당 측에서 경쟁력이 막강한 후보를 영입해야 한다.
그렇다면 새정치신당의 수도권 전략의 문제도 결국 ‘김상곤’이라는 인물의 문제로 수렴된다. 김상곤은 새정치신당에 합류할 것인가, 말 것인가? 김상곤은 오거돈보다는 좀 더 명확하게 새정치신당에 합류하지 않을 것이며, 경기도교육감 3선에 도전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측근들과 지인들의 증언 역시 비슷하다. 그는 경기도교육감 업무에 대한 애착도 있고, 정책적 포지션으로 봐도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안철수의 생각>에서처럼 민주당과 정의당 사이에 있다면 모를까, 지금처럼 새누리당과 민주당 사이에 있는 상황에선 합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지난 1월 22일 수원 장안구 조원동 경기도교육청 회의실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연합뉴스)
그러나 김상곤의 정치적 야심을 좀 더 크게 보는 전문가 그룹도 존재한다. 김상곤은 안철수를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김상곤이 안철수에 이어 자신을 ‘차차기 대권주자’라고 까지도 생각하고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박근혜 정부 치하에서 70대들이 즐비하긴 하지만, 이미 60대 중반인 김상곤에게 남은 정치적 시간은 길지 않다. 이미 경기도지사에 두 번이나 당선된 김문수 현 경기도지사가 그보다 두 살이나 어리다. 한 정치부기자는 “(안철수의 정치적 포지션과는 상관없이) 김상곤이 지사가 되면 본인이 원하는대로 정책을 펼칠 수 있다. 안철수의 색깔 때문에 김상곤이 합류하지 못한다고 보는 것은 순진한 해석이다”라고 말한다.
어느 쪽이 되었든 몇 달안에 결론은 내려질 것이다. 하지만 새정치신당은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는 걸까. 물론 준비가 늦었고, 역량도 부족하며, 운신의 폭도 좁다. 그렇더라도 인물 한 두명의 거취에 매달리는 수준으로 ‘새정치’를 말하는 것은 쑥쓰러운 일이다. 한 정치권관계자는 새정치신당의 딜레마를 이렇게 요약한다. “김상곤과 오거돈이 합류해야 (새정치신당의) ‘바람’이 불 수 있다. 하지만 ‘바람’이 불지 않으면 그들이 올 리가 없다.”
결국엔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사이에서 엉거주춤한 태도로 있는 것 이상의 청사진이 나와야 한다. 물론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하지만 무소속 안철수 의원 측이 정치권에 입문한지 일년여 동안 보여준 것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어느 정도 유지되는 원인은 있다. 바로 기성정당에 대한 실망감이다.
새정치신당은 적어도 그 실망감만큼은 분명하게 대변해야 한다. 그저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현황을 비판하며 그들의 견해 중 중간을 취할 것이 아니라, 새누리당에게 부족한 부분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민주당에게 부족한 부분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정도는 나열해야 한다. 정교한 방법론과 정책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러한 나열 정도는 있어야 기성정치에 대한 실망감만큼은 대변할 수 있다.
‘정쟁만 하는 그들’을 비판하려면 정쟁의 대상이 되면 안 되는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는 제시되어야 한다. 기성정당에게 부족한 부분이 나열될 때, 그들에게서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도 명확해질 수 있다. 그럴 때에야 서로의 (일부) 좋은 면도 보지 못하고 무조건 반대하는 기성 양당의 정쟁을 비판할 수 있다.
몇 개의 단어로 이념이나 정책을 제시하는 것 보다는 차라리 그런 태도가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지지율을 떠받치는 이들을 이끌어낼 것이다. 새정치신당의 명운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인물 영입’이 아니라 그러한 종류의 최소한의 청사진의 제시란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종류의 청사진이 제시될 때에야, 중량감이 있는 인물들도 새정치신당에 합류할 명분을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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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정 2014-02-05 06:05:01
거대 두기득권 삽질도 몇십년 봐 왔습니다만~
ㅋㅋ 2014-02-04 17:14:43
새정치 한다고 정치권에 나온지는 1년이 훨씬 넘었습니다만?
2014-02-04 14:33:17
청사진(새정치 플랜) 11일에 밝히기로 했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