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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 유가족에게 '방송 여부 최종 결정' PD들 "최소한의 대화 장치마저 파행…이제원 규탄" 세월호 유가족 "KBS, 10년 전과 다를 바 없어" 이제원 "형평성·균형성 원칙 따라 다른 참사 포함"

'세월호 10주기 다큐' 논의한다던 KBS 편성위 '공수표'

2024. 02. 27 by 고성욱 기자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KBS가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세월호 10주기 다큐 방송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고 설명한 TV편성위원회(이하 편성위)가 열리지조차 못했다. KBS 경영진이 안건명에 '세월호 10주기'라는 용어가 포함된 것을 문제 삼았기 때문이다. 

KBS PD들은 “최소한의 대화 요구조차 거부한 이제원 제작1본부장에게 응분의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사진 출처=KBS
사진 출처=KBS

27일 오후 3시 30분 예정된 편성위가 사측 불참으로 무산됐다. 제작실무진 측은 3시간가량 기다렸으나 사측은 이날 안건인 <다큐 인사이트 세월호 10주기 방송 건>에서 ‘세월호 10주기’라는 문구를 빼지 않을 경우 편성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사측은 지난 22일 세월호 유가족들의 ‘박민 사장 면담 요청’에 난색을 표하면서 ‘방송에 대한 최종 결정은 편성위에서 결정되니 기다려 달라’고 밝혔다. 

유가족들은 26일까지 면담에 대한 입장을 재요구했으나 사측은 ‘<다큐 인사이트> 편성은 편성위에서 논의할 사안이다’ ‘방송법에 따라 사장도 편성에 간섭하면 안 되는 것으로 면담은 부적절하다’며 거절했다.

KBS PD협회는 편성위 무산 직후 성명을 내어 “시사교양 PD 221명을 비롯해 PD협회 732명의 구성원은 이번 세월호 10주기 방송 파행 사태에 강하게 항의하고, 방송 일정에 맞춰 제작되기를 수차례 요구했으나 이제원 본부장은 결국 묵살했다”고 전했다.

KBS PD협회는 “이제원 본부장에게 다시 한번 공식적으로 묻는다”며 ▲세월호 10주기 방송을 4월이 아닌 6월 이후로 연기한 이유가 무엇인가 ▲근본적으로 세월호 참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공영방송의 제작 책임자로서 공영방송의 사회적 책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방송 제작에 관한 편성규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등의 질문을 던졌다. 

KBS PD협회는 “방송법을 근거로 KBS는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함으로써 공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방송 편성규약’을 제정했다”며 “이제원 본부장은 KBS 방송 편성규약 6조와 7조를 꼼꼼하게 읽고 새겨주시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KBS 편성규약은 ‘제작 책임자는 실무자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고 과정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지 않는다’ ‘제작 실무자는 제작된 프로그램이 사전 협의 없이 수정되거나 취소될 경우 그 경위에 관한 설명과 해명을 요구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KBS PD협회는 “제작 책임자와 실무자의 최소한의 대화 장치인 편성위마저 파행을 낳게 한 이제원 본부장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제원 본부장은 독단적인 판단으로 세월호 10주기 다큐 제작을 파행시킴으로써 제작 자율성을 심각하게 침해했고, 공영방송 이름에 먹칠했다. 최소한의 대화 요구조차 거부한 이제원 본부장에게 응분의 책임을 묻겠다”라고 했다.

22일 KBS본관 앞에서 세월호 유가족과 언론노조가 '세월호 10주기 다큐 불방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스)
22일 KBS본관 앞에서 세월호 유가족과 언론노조가 '세월호 10주기 다큐 불방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4.16연대는 같은 날 사장 면담이 끝내 거절된 것에 대해 “KBS의 면담 거부는 결국 KBS로 향하는 세월호참사 피해자의 항의와 분노를 피하려는 시간 끌기에 불과했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KBS는 10년 전과 다를 바 없었다"고 비판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총선이 끝나고 8일 뒤에 방영되는 세월호참사 10주기 다큐마저 총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방영 불가를 결정한 KBS가 방송법과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이유로 든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이번 세월호 10주기 다큐 방영은 10년전 벌어졌던 언론 참사를 반성하고, 세월호참사 생존자의 목소리를 통해 세월호참사의 교훈을 세상에 알리고, 생명이 존중되는 안전 사회를 만드는 언론의 최소한의 책임과 역할임을 알아야 한다”며 “우리는 세월호 10주기 다큐 불방과 공영 방송을 포기한 KBS에 대한 항의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제원 본부장은 입장문을 내고 "기존 기획안인 ‘<다큐 인사이트-바람이 되어 살아낼게(가제)’>와는 다른 제목을 안건으로 제시했다"며 “방송법상 공정성의 준거인 형평성·균형성의 원칙에 따라 정규방송 <다큐 인사이트>의 내용은 다른 대형참사 생존자 PTSD 극복기를 함께 다루는 것으로 수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제작 중단이 아닌 확대 제작 ▲세월호 10주기 특집이 아닌 정규 방송 ▲세월호 10주기 방송이 아닌 대형재난사고 생존자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극복기 방송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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