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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본부장, '세월호 너무 많이 다뤘다' 불방 지시 제작진 "세월호 생존자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KBS본부 "프로그램 내용도 취지도 모르는 본부장, 자격 없다" PD들 "본부장의 무지로 PD들이 싸잡아 모욕 당해"

KBS 세월호 10주기 다큐 무산위기, 이유도 가지가지 '총선 영향'

2024. 02. 16 by 고성욱 기자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총선 8일 뒤 방송될 KBS 세월호 10주기 다큐멘터리를 ‘총선 영향’을 이유로 불방을 지시한 이제원 제작1본부장에 대한 내부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KBS 구성원들은 "이 본부장의 공감받기 어려운 시각, 그리고 시의성 등 제작에 대한 무지로 인해 싸잡아 모욕을 당하는 중"이라며 이 본부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미지 출처=KBS
이미지 출처=KBS

KBS <다큐인사이트> 제작진은 15일 KBS PD협회 시사교양구역 협회원들에게 이제원 제작1본부장이 오는 4월 18일 방송 예정이던 <세월호 10주기> 다큐멘터리를 6월 이후 다른 재난과 엮어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 시리즈로 만들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이 본부장은 4월 방송 불가 이유로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세월호 주제를 너무 많이 다뤘다’는 이유를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본부장은 제작진이 ‘총선은 4월 10일이고 방송은 8월 뒤인 4월 18일인데, 무슨 총선에 영향을 주냐’라고 묻자 “총선 전후로 한두 달은 영향권”이라고 답변했다고 한다.  

이 본부장은 6월 방송을 지시했으나 <다큐인사이트> 편성 일정상 세월호 다큐멘터리는 8월 말, 9월 초에나 방송될 수 있다고 한다. 현재 다큐멘터리 제작은 섭외 세팅 등이 80%, 촬영이 40% 정도 진행됐다.

제작진은 “이와 같은 소식을 두 달여 동안 저와 함께 시간을 보냈던 세월호 생존자와 현장에서 도와주시는 많은 분들에 설명을 해야 하는데, 이분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라며 “이분들에게 '우리 방송이 끝난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제작하지 못한답니다'라고 설명하는 저를 어떤 표정으로 바라볼까“라고 탄식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16일 성명을 내어 “사실상 제작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총선이 끝나고 일주일 넘게 지난 시점에 방영을 하는데 이 다큐멘터리가 총선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 따져 물었다. 

KBS본부는 “무엇보다 세월호는 피해자와 생존자, 유가족 나아가 전국민의 마음속에 트라우마로 남아 있는 사회적 참사”라면서 “프로그램의 내용도, 취지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정치적 고려부터 하는 이제원 본부장이야말로 공영방송의 제작을 총괄하는 본부장을 맡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규탄했다.

세월호 참사 9주기인 지난해 4월 16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 방파제에서 노란 리본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9주기인 지난해 4월 16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 방파제에서 노란 리본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사진=연합뉴스)

KBS본부는 “라디오 센터에서 공정방송을 요구하는 구성원들을 탄압하는 데 앞장섰던 인물이 제작본부장이라는 중책을 맡을 때부터 이번과 같은 사건은 이미 예견된 일”이라며 “세월호 10주기 다큐멘터리가 결국 제작이 불발된다면 이 모든 책임은 이제원 본부장이 오롯이 져야 할 것이고, 깜냥 안 되는 사람을 제작본부장으로 앉힌 낙하산 박민 사장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다.

KBS본부는 “낙하산 박 사장과 이제원 본부장은 더이상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세월호 참사를 욕보이는 짓을 중단하라”며 “세월호 10주기 다큐멘터리 방영을 예정됐던 대로 진행하라”고 촉구했다.

KBS PD협회는 같은 날 성명을 내어 “제작 중인 프로그램에 어떤 정치적 이슈도 포함되지 않았다. 참사 후 10년을 보낸 단원고 생존자를 중심으로 한 주변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라면서 “방송의 시의성도 모르는 본부장의 이번 결정은 명백한 제작자율성 침해이자 해사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KBS PD협회는 “세월호 10주기 방송은 온전히 4월이어야 한다”며 “이러한 판단은 KBS에 대한 시청자들의 외면은 물론, 공영방송의 추락을 가져올 것이다. <세월호 10주기> 방송은 예정된 일정대로 제작이 진행될 수 있기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언론노조 KBS본부 시사교양구역 PD일동도 입장문을 내고 “제작본부장의 생명 이슈를 바라보는 공감받기 어려운 시각, 그리고 시의성 등 제작에 대한 무지, 그로 인해 우리 KBS 시사교양 PD들은 싸잡혀 모욕당하는 중”이라며 “총선 후 방송이 총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는 이 본부장은 황당한 타임슬립 세계관의 미몽에서 깨어나 현재를 살아야 한다.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함은 물론”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지난달 임명된 이 본부장은 청주총국장 부임 한달 만에 자리를 옮겨 막장 인사 논란이 일었다. 그는 보수성향 KBS공영노동조합 위원장을 역임했다. 이 본부장은 라디오센터 R프로덕션1담당 시절에 ‘5.18 북한군 침투설’ 내용이 담긴 글을 개인 SNS에 게재해 논란이 불거졌다. 또 그는 한 라디오PD가 가져온 고정 패널 명단에 대해 “이들이 좌빨이 아닌 이유를 5가지씩 적어오라”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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