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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 10명보다 연예인 1명 잡았을 때 성과 더 인정돼" "현 정부 들어 일선 경찰서까지 마약전담팀 생겨"

"연예인 마약사건 당사자도 모르는 정보, 실시간 보도돼"

2024. 01. 11 by 고성욱 기자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연예인 마약수사에 대한 언론보도가 수사 기관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윤석열 정부의 기조가 무리한 수사를 강화시켰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문화예술인연대회의는 오는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고 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무리하는 문화 예술인들의 요구>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영화감독 봉준호·이원태, 가수 윤종신, 배우 최덕문 등이 이선균 사건 진상규명, 보도윤리에 어긋난 기사 삭제, 문화예술인 인권 보호를 위한 법령 개정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유튜브 방송화면 갈무리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유튜브 방송화면 갈무리

안준형 마약 전문 변호사는 1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연예인 마약사건’ 보도와 관련해 “변호인이나 피의자도 접근하기 어려운 수사 정보가 실시간으로 언론을 통해 보도된다”며 “(수사기관의 흘리기라고)생각하는데, ‘소변 양성 음성 결과’ 같이 수사기관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정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 변호사는 ‘모발 검사 결과’는 변호인뿐 아니라 본인한테도 알려주지 않는 정보라면서 “그런데 이런 정보가 실시간으로 언론에 나온다. 피의자 입장에서는 ‘나도 모르는 정보’를 언론을 통해 보게 되는데, 심리적 압박감을 굉장히 느낀다”고 말했다.

안 변호사는 ‘고 이선균 씨 사망 사건’에서도 이 같은 행태가 이어졌다면서 “의도적이건 의도적이지 않건 수사기관에서 굉장히 많은 정보가 흘러나왔다.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은데, ‘연예인 마약사건’은 대중의 관심이 많다 보니 언론에서도 지나치게 보도를 자세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안 변호사는 ‘경찰이 연예인 마약 수사에 더 집중하는 이유가 있나’라는 질문에 “지금 마약 사건의 경우 더 좋은 성과를 낸 수사관이 특진을 하게 돼 있다”며 “흔히 말해 일반인 10명 잡는 것보다 연예인 1명을 잡았을 때 성과가 훨씬 더 크게 인정이 되는 것이다. 유명인이다 보니 사회적 파장이 더 커 수사가 집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안 변호사는 일례로 구준엽 씨 마약 수사 과정을 들었다. 안 변호사는 “구준엽 씨 사건도 결정적인 혐의가 있어 조사가 시작된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제보로 시작됐다고 전해들었다”면서 “소변에서 음성이 나왔음에도 주기적으로 몇 차례 요구를 더 했다고 하더라. 그리고 비공개된 장소에서 소변을 채취한 게 아니라 주차장에서 채취를 한 일이 있었다고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안 변호사는 일반 마약 사건에 대해서도 무분별한 수사와 자극적인 언론보도가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안 변호사는 “마약 사건 자체가, 투약만 하고 끝나는 경우는 잘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예를 들어 마약 투약자의 직업, 성병 유무, 성적 지향 등 사건의 본질과 관련이 없는 내용들이 지나치게 보도되고 있다”고 말했다. 

안 변호사는 “제가 했던 사건 중에 에이즈 환자가 있었다”면서 “저도 피의자 가족도 몰랐던 내용인데, ‘마약 투약자 중 에이즈 환자가 몇 명이다’는 내용이 언론에 굉장히 자극적으로 나왔다. 피의자가 엄청 수치스럽고 힘들어 했다”고 전했다. 

‘무리한 마약 수사 근절을 위해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나’라는 질문에 안 변호사는 “이번 정부의 기조 자체가 마약과의 전쟁이어서 과거에 마약팀이 없던 일선 경찰서까지 전담팀이 생겼는데 모든 정책에는 부작용이라는 게 따르지 않냐”며 “무리한 수사로 인한 인권 침해라든지 사생활 문제에 대한 보완책이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 또 마약 투약자와 판매자를 구분해 투약자에 대해서는 엄격한 수사나 처벌이 이뤄지는 기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변호사는 “중독은 질병이고 마약 투약자들은 동시에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이라며 “투약자들에 대한 치료나 재활 혹은 재발방지에 대한 사회적 시스템이나 격려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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