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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도 흉상 이전 이어 독립전쟁 영웅실 철거 한국일보 "'문재인 빼고 다', 이념보다 민생 맞나" 중앙일보 정치부장 "무능한 여당, 대통령이 만들어"

경향신문 "윤 대통령 '국민은 늘 옳다' 발언, 국민 기만 아닌가"

2023. 10. 24 by 송창한 기자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이념보다 민생'을 강조했지만 육군사관학교(육사) 독립전쟁 영웅실 철거, 김승희 전 의전비서관 딸 학폭 무마 의혹 등이 이어지면서 '국민 기만 아니냐'는 언론 비판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민생 현장'을 찾으라고 지시했지만, 정작 참모들은 줄줄이 사직해 '총선 현장'을 찾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수언론에 보궐선거 이후 여당 탓하는 대통령실 관계자의 발언이 실렸다. 

지난 9월 15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앞에서 독립운동가 윤기섭·이상룡 선생과 지청천 장군의 후손들이 선조들에게 수여된 육사 명예졸업증서를 반납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실이 입수한 육군 자료에 따르면 육사는 지난 16일 독립전쟁 영웅실 철거에 착수, 다음달 2일까지 공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독립전쟁 영웅실은 2018년 홍범도·김좌진·안중근·이회영 등 7명의 독립영웅을 기리기 위해 육사 내에 조성됐다. 23일 광복회는 "백선엽 장군의 국립현충원 친일 기록 삭제, 독립영웅 흉상 철거에 이은 신종 매국행위"라고 비판했다. 

24일 한국일보는 사설 <독립전쟁 영웅실 철거 육사... '이념보다 민생' 맞나>에서 "이념 문제의 불씨를 계속 안고 가는 윤석열 정부가 민생에 얼마나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다가설지 의구심이 앞선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지금 육사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소위 'ABM(Anything But Moon·문재인 빼고 다)' 차원의 성격이 더 짙다"며 "소모적 논쟁으로 번진 이념 문제는 민심 이반의 한 원인이 됐고, 여권은 보선을 통해서 이를 확인했다. 윤 대통령부터 이념보다 민생을 외치기 시작한 이유"라고 짚었다.

같은 날 한겨레는 <홍범도 흉상·독립영웅실 철거 강행이 ‘민생·반성’인가>에서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드러난 여론의 매서운 비판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이 옳다, 이념 논쟁 하지 말자'고 한 것은 결국 말뿐이었던 건가"라며 "민심과 역사 앞에 참으로 오만하고 무책임하다"고 했다. 

한겨레는 "윤 대통령과 여당 정치인들이 ‘반국가 세력’을 들먹이며 이념 전쟁으로 나라를 분열시키고, 뉴라이트 역사관에 따라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을 강행하는 데 대한 반대 여론은 이미 여러차례 확인됐다"며 군과 여당 태도를 비판했다. 23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박정환 육군참모총장과 권영호 육사 교장은 '육사 내 홍범도 장군 흉상이 생도의 대적관을 흐린다'는 궤변을 반복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홍범도 장군 흉상 설치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졸속 추진됐다고 주장해 '이념 전쟁'을 계속했다는 지적이다. 

23일 충남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 박정환 육군참모총장과 권영호 육군사관학교 교장이 참석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향신문은 사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 ‘용산 출장소’ 오명부터 벗어야>에서 "여당 혁신위원회는 국정 운영에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군은 국민 대다수가 반대한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추진에 이어 홍범도·김좌진·지청천·안중근·이회영 등 7명을 기리는 ‘독립전쟁 영웅실’ 철거를 진행하고 있다. '국민은 늘 옳다'고 했던 윤 대통령의 국민 기만 아닌가"라고 썼다. 

경향신문 김민아 칼럼니스트는 기명 칼럼 <이선균이 김승희 가릴 순 없다>에서 ▲김승희 전 의전비서관 딸 학폭 무마 의혹과 대통령실 사표 수리 ▲'대통령 친구' 이종석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지명 ▲육사 독립전쟁 영웅실 철거 등의 사건을 가리키며 "'국민은 늘 무조건 옳다'는 윤 대통령 발언은 앞이나 뒤가 생략된 게 분명하다. '(나를 지지하는 30%가량의) 국민은 늘 무조건 옳다'거나 '국민은 늘 무조건 옳다.(하지만 나는 무오류다)'로 해석하는 편이 합리적"이라고 꼬집었다.  

김 칼럼니스트는 "심리학에 ‘인지부조화’ 이론이 있다. '나는 똑똑하다'고 자신에 대한 태도를 가지고 있는 학생이 형편없는 시험성적을 받으면, 자신의 행동(형편없는 시험성적)과 태도('나는 똑똑하다') 사이에 부조화가 발생한다"며 "윤 대통령이 비슷한 상황 아닐까"라고 했다.

김 칼럼니스트는 인지부조화에서 벗어나려는 윤 대통령의 최근 시도가 진심이라면 '말의 성찬'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김승희 전 비서관 권력형 외압 의혹의 진상을 규명하고 관련자 모두에게 책임을 물을 것 ▲절친 헌재소장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고 정치적 중립성·독립성을 의심받지 않을 헌재소장·대법원장감을 찾을 것 ▲독립운동가 폄훼를 중단할 것 등을 제언했다. 

이충재 전 한국일보 고문은 '이충재의 인사이트'에 게재한 칼럼 <대통령실, '민생현장' 간다더니 줄줄이 '총선현장'>에서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 용산 참모진의 사직이 줄을 잇고 있다"며 "윤 대통령이 '책상에만 앉아 있지 말고 국민들의 민생 현장에 파고들라'고 한 지시와는 상반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반성과 변화를 강조한 윤 대통령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전 고문은 추석 연휴 전후로 행정관급 인사들의 출마가 이뤄졌고, 최근에는 비서관급에서 출마를 위한 사퇴가 시작됐다고 했다. 국정감사가 종료되면 수석급 인사들도 용산을 떠날 예정이라고 한다. 

이 전 고문은 "정치권에선 용산 참모진의 잇단 총선 출마와 윤 대통령의 민생 현장 강조의 모순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메시지와 실제 상황의 불일치를 국민이 변화의 단초로 보겠느냐는 얘기가 여권 내에서도 나온다"며 "가뜩이나 참모들에게 현장을 나가라는 게 보여주기식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마당에 총선에 너도나도 뛰어드는 모습이 좋게 보일 리 만무하다는 지적"이라고 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리야드의 사우디 왕립과학기술원에서 열린 한·사우디 미래기술 파트너십 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앙일보 최민우 정치부장은 칼럼 <대통령의 속앓이>에서 여당이 권력 눈치만 보면서 할 말을 제대로 못했는데, 그런 여당을 윤 대통령 본인이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또 김태우 사면·공천과 관련한 대통령실 관계자, 윤 대통령의 의중을 잘 아는 여권 인사의 '여당 탓'을 전했다. 

지난 8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는 대통령실을 찾아 "김태우가 사면되자마자 출마하겠다고 설친다"며 출마를 못하게 하겠다는 취지로 설명했다고 한다. 그러자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김태우 출마 자체를 막는 것은 대통령이 사면해서는 안 될 사람을 무리해서 사면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우려했다고 한다. 

이후 윤 대통령이 "1 더하기 1을 100이라고 하는 세력과는 싸울 수밖에 없지 않나. 제일 중요한 건 이념"이라고 강경 발언을 쏟아내자 국민의힘 지도부는 김태우 공천을 처리했다. 윤 대통령의 의중을 잘 아는 여권 인사는 “당시 대통령 뜻은 특정인 출마를 강제로 막는 건 곤란하다는 거지, 누굴 공천 주라 마라가 결코 아니었다. 근데 마치 대통령이 뒤에서 다 조종한 것처럼 비치니…”라고 말했다고 한다. 

최 부장은 국민의힘 지도부가 선거 패배 후 정책위의장 돌려막기, 당 3역 영남권 독식, 막말 인사 중용 등의 논란을 빚었다며 이에 대한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 발언을 전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막말로 우리 대통령이 예전 박근혜처럼 김무성(당 대표) 전화 안 받고, 면담 거부하는 식은 아니지 않나"라며 "여당 인사 수시로 만나고, 조리있게 얘기하면 최대한 수용한다. 그러지 못한 채 눈치만 보고, 정무적 판단 빵점에, 사태 터지면 용산에 떠넘기니 대통령도 속상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최 부장은 ‘대통령도 골치 아팠겠네’ 싶었다면서도 "그런데 그런 무능한 여당, 누가 만들었는가. 이준석 쳐내고, 나경원·안철수 윽박지르고, 우격다짐으로 김기현 대표 세운 건 대통령 본인 아닌가"라며 "이제 와 누굴 탓하랴. 윤 대통령 집무실 책상에 놓인 명패를 보면 더욱 그렇다"고 썼다.  명패 문구는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The Buck Stops Here)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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