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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시즌2' 비판 중론… 조선일보는 '현장 경험' 강조 이충재 전 한국일보 고문, 이동관-유인촌 투트랙 언론 탄압 우려

"문재인 모가지 따" 신원식이 '실전형 인사'라는 조선일보

2023. 09. 14 by 송창한 기자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실전형 인사로 교체', 윤석열 대통령의 3개 부처 개각 다음 날 조선일보 1면 톱 기사 제목으로 대통령실 관계자의 발언이다.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들은 '막말' '올드보이' 등의 논란을 빚고 있다. 고 채수근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잼버리 파행 사태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책임회피성 개각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중앙일보는 윤석열 정부 인재풀이 매우 협소하고, 인사 참신성이 떨어진다고 총평했다. 

(왼쪽부터)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13일 윤 대통령은 국방부 장관에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유인촌 문화체육특보, 여성가족부 장관에 김행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등을 지명했다. 

14일 조선일보는 1면 기사 <尹대통령 3차 개각… 실전형 인사로 교체>에서 "업무 파악과 과제 모색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은 전문적 경험을 갖춘 실전형 인사를 발탁했다"는 대통령실 관계자 발언을 크게 뽑았다.  

조선일보는 세 장관 후보자의 이력을 나열하며 '현장 경험'을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신원식 후보자에 대해 "국방부 정책기획관, 수도방위사령관, 합참 작전본부장, 합참 차장 등을 거친 예비역 육군 중장"이라며 "정책과 작전, 야전을 두루 거쳐 현역 시절 육사 37기 선두 주자로 꼽혔다"고 전했다.

이어 조선일보는 "유인촌 후보자는 연기자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때 문체부 장관과 대통령 문화특보, 예술의전당 이사장을 지내는 등 문화계 현장과 행정을 두루 경험했다"며 "김행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고 여가부 산하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을 역임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윤 대통령이 이번 개각에서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참여한 인사를 1명씩(유인촌·김행) 발탁한 것도 눈에 띈다"며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과거 정부에 몸을 담았는지는 윤석열 정부의 인선 기준은 아니고 전문성과 책임성이 중요하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세 후보자가 강성 우파적 시각을 내보이며 논란을 불러 일으킨 옛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쇄신 개각'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싸움꾼'이 개각의 기준이냐는 비판이 나온다. 

중앙일보는 14일 사설 <국방장관 탄핵 정쟁 속 쇄신 기대 못 미친 개각>에서 "이번 개각을 앞두고 잼버리 파행 사태와 채 상병 사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 등 혼선을 겪어 온 국정을 제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선 내각의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적지 않았다. 어제 개각이 그런 기대에 부합하는 인사인지에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무엇보다 이명박(MB) 정부에 이은 유인촌 후보자 재기용 인사는 인재풀이 이렇게 협소한가 하는 의문을 자아낸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참신한 인재를 발굴해 국정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유 후보자를 비롯해 이주호 교육부 장관(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전 통일비서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전 홍보수석) 등에 빗대어 ‘MB 정부 시즌2’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라며 "장관 후보자들이 대체로 강성으로 꼽힌다는 점에서 당장 청문회 단계부터 정국 경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나라 안팎이 녹록지 않은 현실에서 여야 모두 대결적 접근만으론 민심을 얻을 수 없다"고 했다. 

같은 날 한국일보는 사설 <내각에 '전투력' 보강… 이번에도 미뤄진 쇄신 개각>에서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주요 역할을 했거나 강성 우파적 시각을 보여온 인사들이다. 민심수습, 국정쇄신보다 윤 정부 국정운영의 선명성에 방점을 둔 인사"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이번 2차 개각의 면면을 보면 업무 추진력은 평가할 수 있겠으나 이를 국정쇄신 의지로 보기는 어렵다. 과연 이들이 10년, 15년 공백을 극복하고 국정의 새로운 방향을 제대로 제시할 수 있겠는가"라며 "연말 추가 개각에서 싸움꾼 장관의 이미지가 아닌 통합과 협치를 기대할 수 있는 인재 발굴이 더 절실해졌다"고 했다.

조선일보 9월 14일 1면 톱기사 갈무리 (네이버 뉴스)
조선일보 9월 14일 1면 톱기사 갈무리 (네이버 뉴스)

경향신문은 사설<‘오기·MB맨·꼬리자르기’ 개각, 이게 쇄신인가>에서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잼버리 파행 파문을 줄이려는 꼬리 자르기 인사, ‘이명박(MB) 올드보이’를 재기용한 회전문 인사, 국방부엔 더 강성 인사를 내세운 오기 인사"라며 윤 대통령이 '마이웨이 국정'을 선언했다고 평가했다. 

경향신문은 "예비역 중장 출신인 신 내정자는 국방장관에게 요구되는 엄정한 정치적 중립과 거리가 멀다"며 "그는 육사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을 앞장서 주장하며 이념전쟁에 뛰어들었다. 채 상병 사건에는 군의 거짓말과 은폐 시도를 두둔했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13일 신 후보자가 과거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문재인 모가지를 따는 것은 시간 문제", "문재인이라는 악마를 탄생시킨 초대 악마인 노무현" 등의 극언을 한 사실을 보도했다. 

한겨레는 사설 <‘싸움꾼’ 전면 내세운 돌려막기, 개악된 개각>에서 "채 상병 사건과 잼버리 부실 운영 등에 대한 문책 성격과 함께 국정 철학 이행이라는 명목 아래 강경파 장관을 ‘이념 전쟁’의 선봉장으로 삼겠다는 취지가 명백해 보인다"고 했다. 

한겨레는 "굳이 10여년 전 인사를 불러들일 정도로 인재가 없는지, 지금 유인촌이어야 하는 이유가 뭔가"라며 "그는 재임 당시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과 무관하지 않다는 의혹이 있고, 국회 국정감사 도중 기자들에게 욕설과 삿대질을 해 구설에 올랐다"고 했다. 유 후보자는 문체부 장관 시절인 2008년 국정감사장에서 기자들을 향해 "사진 찍지 마. XX 찍지마. 성질 뻗쳐서 정말. XX 찍찌마"라고 말하며 삿대질을 했다. 

한겨레는 "이들이 장관이 된다면 갈라치기, 야당과의 거친 충돌을 오히려 훈장처럼 내세울 게 뻔히 그려진다"며 "윤 대통령이 '싸우라'고 했고, 싸우는 데 적합한 전사들을 골랐다. 도대체 누구와 싸우겠단 말인가"라고 했다. 

한편, 이충재 전 한국일보 고문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유인촌 문체부 장관이라는 언론 정책 '투톱'에 대해 "최악의 조합"이라고 평가했다. 이 전 고문은 14일 '이충재의 인사이트'에 게재한 칼럼 <유인촌∙ 이동관 왜 '최악의 조합'인가>에서 "언론∙문화계에 '투트랙 탄압'이 이뤄질 거란 우려가 크다.(중략) 특히 정부 언론 정책을 문체부와 방통위가 양분한다는 점에서 언론에 대한 전방위 통제가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고 했다. 

이 전 고문은 유 후보자가 장관이 되면 언론재단을 통해 가짜뉴스·포털 규제 강화와 정부광고 지원·배제 정책이 노골화 될 것이라고 봤다. 또 이 전 고문은 윤 대통령이 유 후보자에게 기대하는 역할은 '이념전쟁' 최전선에 나서달라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며 "유 특보 본인은 부인하지만 과거 문체부 장관 시절 그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관여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고 했다. 2017년 국정원 조사에 따르면 유 후보자가 문체부 장관일 때 이명박 정부는 문화예술인 82명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했다. 

유 후보자는 지난달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속칭 좌파 예술인들도 이념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 예술을 정치적 도구로 삼는 건 공산국가에서나 하는 일"이라며 "굳이 정치적 표현을 하고 싶다면 말릴 수 없다. 다만 정부 예산을 지원하라고 요구해선 안 된다. 나랏돈으로 국가 이익에 반하는 작품을 만드는 게 말이 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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