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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단계부터 지적사항 넘쳐났지만 개선 안 돼 복수 장관 공동운영위원장 체제… 동아일보 "책임 미루는 결과" 한국일보 "관재형 참사 악몽 떠올라… 대회 중단까지 검토해야"

국내·외 언론비판 쏟아지는 '리얼 생존게임' 새만금 잼버리

2023. 08. 04 by 송창한 기자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전북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세계 청소년 야영 축제)가 '리얼 생존게임' '난민 체험'이 되어버렸다는 국내·외 언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온열환자가 속출하고, 시설·식료품 관리의 허술함이 드러나면서 참가 청소년의 건강·안전 문제가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국제적 망신으로까지 이어질 조짐이다. 장관, 지자체장, 국회의원 등으로 구성된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스카우트 정신'만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국회에서 현재와 같은 상황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는 지적이 있었지만 개선되지 않았다. 

3일 오후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지 내 잼버리 병원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살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일 오후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지 내 잼버리 병원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살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직위에 따르면 2일 잼버리에서 병원을 찾은 참가자는 992명, 이 중 온열환자는 207명이다. 전자의무기록시스템이 시험 작동 중인 관계로 2일 하루 수치라고 한다. 잼버리가 시작한 1일, 그리고 3일 통계를 더하면 병원을 방문한 환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언론에서는 행사 사흘 만에 온열환자가 1000명을 넘어섰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참가 청소년들은 나무그늘 하나 없는 간척지에 플라스틱 팔레트를 깔고 생활하고 있다. 장마로 인해 야영장 곳곳에 물웅덩이가 생겼고,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한증막을 방불케 한다는 경험담이 이어지고 있다. 모기 등 해충도 들끓고 있다. 화장실과 샤워장은 개수가 부족할 뿐더러 위생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 한 참가자는 2일 아침식사로 지급된 계란에 곰팡이가 피었다고 언론에 제보해 식약처가 조사에 나섰다. 미국과 영국은 잼버리에 참가한 자국민 안전을 위해 한국 정부와 소통 중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청소년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조직위는 온열환자 발생 원인을 'K팝 공연으로 인한 활발한 활동' 때문이라고 설명하거나, '스카우트 정신'만 강조하고 있다. 소방당국이 온열환자를 이송하기 위해 행사 중단을 요청했지만 조직위가 이를 묵살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염영선 전북도의원은 인터넷에 "대한민국 청소년들이 귀하게 자랐고 불평·불만이 많다"는 댓글을 썼다. 염 의원은 "잼버리는 피서가 아니다"라며 "개인당 150만원의 참가비를 내고 머나먼 이국에서 비싼 비행기를 타가며 고생을 사서 하려는 고난 극복의 체험"이라고 했다. 

4일 경향신문은 사설 <폭염 대비 못한 새만금 잼버리, 생존게임장 만들 텐가>에서 "잼버리는 애당초 말도 탈도 많았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이원택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0월 대회 주관부처인 여성가족부 국정감사 자료 분석 결과, 사전 점검하는 프레잼버리 취소 사유가 야영장 시설 준비 부족과 침수 때문이었다고 지목했다"며 "여가부가 폐지 위기인데 제대로 준비할 수 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총체적 난국이었던 셈"이라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조직위는 야영장 부지가 폭염에 취약한 걸 알고 있었지만, 세운 대책이라곤 덩굴 터널과 수도 시설이 전부였다. 4만3000여명의 참가 인원을 고려할 때 병상도 턱없이 부족했고 화장실과 샤워실도 열악했다"며 "이 와중에 여가부는 이 혼란의 책임을 조직위에 돌리는 볼썽사나운 행태를 보였다"고 질타했다. 

같은 날 동아일보는 사설 <폭염 속 아수라장 세계 잼버리… 그동안 어떻게 준비했길래>에서 "원래 여성가족부 장관 주도로 준비해온 새만금 잼버리는 올 2월 행정안전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합류해 공동위원장 체제로 운영해왔다. 안전과 위기 상황에 대응하고 한국 문화를 홍보하기 위해서였다"며 "복수 위원장 체제가 결과적으로 행사의 책임을 분산시켜 서로에게 미루는 결과로 이어진 셈이 돼버렸다"고 짚었다. 

잼버리 조직위원장·집행위원장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강태선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 김윤덕 민주당 의원, 김관영 전북도지사 등이다. 

지난해 8월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이원택 의원은 김현숙 여가부 장관에게 "내년 세계 잼버리, 장관은 현장 한 번 갔다 왔나. 빨리 현장에 한 번 가봤으면 좋겠다"며 "배수시설, 상하수도, 대집회장, 샤워장, 화장실, 기타 급수대 이런 시설들이 전체적으로 늦어지고 있다. 잘못하면 5만 명이 오는, 코로나 이후 최대 행사인데 준비 상태가 상당히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하나, 코로나에 대한 대응체계를 조직위 차원에서 하는 건지 아니면 여가부와 질병청 차원에서 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경우의 수를 따져 전담반과 대응체계 구축을 해야될 것이다. 국제행사이고, 코로나도 그때까지 해소가 되면 상관 없는데 변종이나 이런 게 생기면 대응체계도 마련해야 할 것 같다"고 제언했다. 이에 김 장관은 "프레잼버리를 못 해서 아직 못 가봤는데 가 볼 생각"이라며 "지금부터는 예산 집행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방역체계는 조직위 차원에서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잼버리 현장에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4일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3일 낮 12시 기준 잼버리 영지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9명이다. 전날 동 시간대 대비 10명이 증가한 수치다. 확진자는 외국인 15명, 내국인 4명이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조직위원회 조직위원장 및 집행위원장

한국일보는 사설 <온열환자 속출에 준비 부족까지···잼버리 중단도 검토해야>에서 "8년이란 준비 기간을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준비 부족에, 최근 한국사회에 반복되어 온 관재(官災)형 참사의 악몽까지 떠오른다"며 "156개 나라에서 4만3,352명이 찾은 최대 규모이고, 스카우트 정신이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데 있다고는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의미 있는 스카우트 활동까지 제한당할 수밖에 없다. 우선은 최선을 다해 불편 사항을 해소하고, 극한 환경이 이어지면 대회 중단까지 열어놓고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사설 <폭염에 ‘생존게임’ 된 망신살 잼버리 대회>에서 "부실한 행사 운영이 자칫 외교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도 있다. 자국 청소년 안전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국가에선 이번 일을 심각하게 볼 수 있다. 이미 영국은 행사 기간 폭염과 폭우 등에 대한 우려를 담은 서한을 우리 정부에 전달했다"며 "부실한 운영으로 참가자들의 불만이 쏟아진다면 한국에 대한 홍보는커녕 불신만 초래할 게 우려스럽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사설 <폭염 속 잼버리, 이대로면 국제 망신 당할 판>에서 "8년 전 일본 야마구치현 잼버리 대회장도 간척지였고 폭염 속에 열려 온열 질환자가 속출하는 등 비슷한 점도 있지만 철저한 사전 점검으로 배수 문제는 해결했었다"면서 "청소년들이 '진짜 생존 게임'이라며 SNS에 올린 실태는 올림픽과 월드컵을 훌륭하게 치러낸 나라가 맞나 싶을 정도다. 청소년 담당인 여성가족부, 안전을 책임지는 행정안전부 등 중앙 부처가 전폭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국제 망신을 살 판"이라고 했다. 

외신도 잼버리 온열환자 속출 상황을 보도하고 있다. 영국 BBC는 3일 잼버리에서 첫날부터 400여 명의 온열환자가 발생했다며 그 중 상당수는 야영지 임시 의료시설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영국 가디언은 잼버리 참가자 수백 명이 폭염 속에 앓아 누웠다고 보도하면서 이번 행사에 "자연 그늘이 거의 없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한국의 폭염 속에 잼버리 행사 안전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버지니아주 출신 학부모 크리스틴 세이어스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스카우트의 모토는 '준비하라'인데 주최 측은 어떻게 이 정도로 준비가 안 돼 있나"라며 "아들의 꿈이 악몽처럼 보여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AP 통신도 "잼버리를 광대하고 나무가 없는, 더위를 피할 곳이 부족한 지역에서 개최하는 데 대한 우려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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