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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 빠는 시럽급여? 일 안 해도 나오는 국회의원 세비 아닌가" 20대 여성 콕 집어 '명품 사고 해외여행' 혐오 발언도 20대 여성, '실업급여 부정수급율' 가장 낮아… 5%도 안 돼

조선일보도 "할 말이냐"는 국민의힘 '시럽 급여' 막말

2023. 07. 14 by 송창한 기자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조선일보가 일부 실업급여 부정수급 사례를 들어 '시럽(syrup, 설탕물)급여'라고 비난한 정부여당을 겨냥해 "할 말이냐"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정부여당의 '거친 입'은 손쉽게 지지층을 결집하는 방법이지만 사회적 갈등과 비용을 키운다는 전문가 지적을 앞세웠다. 

정부여당 논의에서는 여성 청년이 실업급여로 명품을 사고 해외여행 간다는 '여성 혐오'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20대 여성은 실업급여 부정수급 비율이 전 연령대에서 가장 낮은 축에 속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가운데)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실업급여 제도개선 공청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선일보는 14일 기사 <“시럽급여” 할 말인가...野선동 맞설 무기가 ‘거친 입’ 뿐인 與>에서 "여당이 일부 부정 수급 사례를 들어 실업급여를 '시럽급여'라고 비난하자 수급자들은 '좋은 일자리가 있다면 청년들이 왜 실업급여를 받겠느냐'며 "꿀 빤다는 의미의 시럽급여라면 일 안 해도 꼬박꼬박 나오는 국회의원들의 세비 아니냐'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실업급여 보장이 확대되는 과정에 일부 '도덕적 해이'가 있어 이를 개혁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커지고 있는 과정에서 시럽급여라는 거친 말이 나오면서 정책 효과가 반감하는 역풍이 불었다"며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지 못해 실업의 고통을 만든 정치권에서 이런 발언이 나오자 전문가들은 '정치인들이 할 말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지난 12일 국민의힘 노동개혁특별위원회는 '실업급여 제도개선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조현주 고용노동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실업급여 담당자는 "실업급여를 신청하러 센터를 방문하면 웃으면서 방문을 한다. 어두운 얼굴로 오는 분은 드물다"며 "장기간 근무하고 갑자기 실업을 당한, 고용보험 목적에 맞는 남자분들의 경우 어두운 표정으로 오는데 계약기간이 만료된 젋은 여자분들은 이 기회에 쉬겠다고 온다"고 말했다. 

조 담당자는 "그리고 실업급여 받는 도중 해외여행 간다. 일했을 때 자기 돈으로 살 수 없었던 샤넬 선글라스를 사든지, 옷을 사든지 이런 식으로 즐기고 있다"면서 "일자리 소개하려고 연락하면 '나 취업 안 할 테니까 소개하지마' '취업하라고 하지 마' '(수급기간이)끝날 때까지 연락 안 줬으면 좋겠다' 이렇게 말한다"고 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공청회 후 브리핑에서 "실업급여가 악용돼 달콤한 보너스라는 뜻의 시럽급여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같은 날 조선호텔에서 열린 산학연포럼 초청 강연회에서 "(실업급여를 받으러 오는 젊은이 중) 한 부류는 아주 어두운 얼굴로 온다고 한다"며 "한 부류는 아주 밝은 얼굴로 온다고 한다. 실업급여를 받아 명품 선글라스 끼고 해외여행을 다녀온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장은 "우리 젊은 세대들이 일하는 것보다 조금 덜 벌고 그냥 편하게 쉬고 싶어하는 그런 구조"라며 "실제로 중소기업은 지금 주력 인력이 50~60대라고 한다. 20대들이 일을 많이 하지 않는 구조"라고 했다. 국민의힘 노동개혁특위 위원장인 임이자 의원은 "일하는 개미보다 베짱이를 더 챙겨주느냐는 여론이 있다"고 말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조선일보에 "실업급여가 재정을 축내는 원인을 점검해보자는 차원에서 이야기를 해야 설득력이 있는데, 일반화할 수 없는 사례를 들어 실업급여 자체를 공격하는 건 잘못"이라며 "책임감도 없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코로나 기간 실업급여를 받았던 김 모 씨는 조선일보에 "실업급여는 내가 낸 고용보험료가 기본 재원이고 지급 조건도 까다로운데, 보험료 한 푼도 안 보태준 국회의원들에게 모욕당한 느낌"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조선일보 7월 14일 기사 갈무리

조선일보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서울-양평 고속도로 김건희 일가 특혜 의혹 등의 국면에서 나오는 여당의 강경발언에 대해 "정치와 정책 역량 부족을 거친 표현이 대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조선일보에 "의원들에게는 내년 4월 총선 공천이 가장 중요하고, 공천을 위해선 여권 핵심에 존재감을 드러내야 하기 때문에 여당 의원들의 말과 행동이 강경해지는 것"이라고 했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정제된 언어만으론 뉴스에 인용조차 안 되고, 유튜브와 페이스북에 익숙한 지지자들의 눈과 귀를 잡기 어려운 구조"라고 했다. 김성수 한양대 교수는 "야당에 대한 강경한 언어는 여당이 가장 손쉽게 지지층을 결집하는, 달콤한 방법이지만 동시에 사회적 갈등과 비용을 키운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했다.

한편,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2015년 펴낸 '부정수급사례·유형별 프로파일링 및 기획조사 활용방안 등 마련' 보고서에 따르면, 20대는 실업급여 부정수급 비율이 전 연령대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도 실업급여 신청자를 대상으로 연령별 부정수급 비율을 보면 50대 33.4%, 60대 23%, 40대 21.5%, 30대 15.4%, 20대 6.5% 순이다. 부정수급자 집단 내 성별·연령 특성을 보면, 가장 높은 부정수급자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층은 50대 남성(23.4%)이다. 다음으로 60대 남성(18.1%), 40대 남성(13.4%), 50대 여성(10.0%), 30대 남성(8.8%), 40대 여성(8.0%) 등이다. 30대 여성은 6.6%, 20대 여성은 4.1%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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