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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억 쓰고 기소 3건? 출범 2년 수사에 쓴 예산 20억 시스템 구축 비용 105억 신생 수사기관 필수 예산

조선일보의 공수처 예산 낭비 비난 따져보면

2023. 05. 30 by 전혁수 기자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조선일보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가 수백억 원의 예산을 쓰면서 수사 실적은 부진하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공수처 수사지원 등에 쓰인 예산은 20억원이다. 공수처 수사 대상은 고위공직자 7000여 명으로 한정돼 일반 수사기관과의 단순 비교가 어렵다.

조선일보는 26일자 사설 <2년간 기소 3건, '1호 기소'는 무죄, 황당한 공수처 성적표>에서 "공수처가 출범 후 2년간 기소한 사건이 단 3건이라고 한다"며 "고소·고발 사건 말고 공수처가 자체적으로 범죄 혐의를 포착한 인지 사건은 한 건도 없고, 체포·구속 실적도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26일자 조선일보 사설. (사진=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26일자 조선일보 사설. (사진=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조선일보는 "2년간 283억원의 예산을 쓰면서 검사 20여 명, 수사관 40여 명이 수사한 결과로는 처참한 성적표"라며 "그동안 접수된 6185건의 사건 중 절반이 넘는 3176건은 다른 수사기관으로 이첩했다고 한다. 아무리 신생 조직이라고 해도 이런 기관이 왜 필요하냐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썼다. 

조선일보는 "수사 못한다는 비판이 나오면 인력 탓을 했다. 검사와 수사관 수를 배가량 늘려야한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검사 25명으로 공수처와 비슷한 규모인 광주지검 순천지청이 2021년 22억원의 예산을 쓰면서 1만 건가량의 사건을 기소했다. 인력, 예산 탓에 수사를 제대로 못한다는 건 핑계일 뿐"이라고 썼다.

미디어스 취재 결과, 지난 2021년부터 2022년까지 공수처가 사용한 예산 283억 원 중 약 37%에 달하는 105억 원이 형사사법정보시스템 구축, 포렌식 장비 구입 등에 사용됐다. 이는 출범 2년밖에 되지 않은 신생 수사기관이 당연히 지출해야 할 돈이다.

조선일보가 광주지검 순천지청이 2021년 22억 원의 예산을 쓴 것을 공수처 예산 283억 원과 비교하는 게 타당한지 따져볼 일이다. 조선일보가 언급한 순천지청의 예산 22억 원은 수사지원·수사일반 등 수사업무에 들어간 돈이다. 같은 명목으로 공수처가 사용한 예산은 ▲2021년 8억 2500만 원 ▲2022년 11억 8100만원이다. 각각 순천지청의 3분의 1, 절반 수준이다.

공수처의 인지 수사 사건이 단 한 건도 없다는 조선일보의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 공수처는 현재 자체적으로 2건의 사건을 인지해 수사에 돌입한 상태다.

순천지청과 공수처의 기소 실적을 단순히 1만 건 대 3건으로 단순 비교하는 것도 비약에 가깝다. 공수처는 수사 대상이 고위공직자 7000여 명이며 수사할 수 있는 범죄도 한정돼 있다. 반면 검찰의 수사 대상은 전국민, 기소 대상은 모든 범죄다.

25일자 조선일보 기사. (사진=조선일보 홈페이지)
25일자 조선일보 기사. (사진=조선일보 홈페이지)

조선일보는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아 25일 <[단독] 공수처, 예산 280억 쓰고 기소 단 3건…3000여건 검경 넘겼다> 기사를 작성했다. 해당 기사에 세부적인 예산 사용 내역은 없었다. 

그러나 미디어스 취재 결과, 공수처는 정점식 의원실 요청에 예산편성과 집행 현황 등을 제출했으며, 해당 자료에 총 결산액 외에도 결산 세부 내역을 첨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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