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외신만 상대하는 윤 대통령, 국내언론 질문이 까칠합니까 < 비평 < 뉴스 < 큐레이션기사 - 미디어스

상단영역

뉴스Q

기사검색

주요메뉴

본문영역

비평

동아일보 부국장 "외신 인터뷰 일변도의 메시지 전달" 직격 윤 대통령 "취임 1주년 맞아 자화자찬은 국민 앞 예의 아냐" 출입기자 질문이라는 게 "아메리칸 파이 어떻게 불렀나"

외신만 상대하는 윤 대통령, 국내언론 질문이 까칠합니까

2023. 05. 03 by 송창한 기자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상대하기 껄끄러운 국내 언론은 피하고, 외신을 통해서만 생각을 밝히는 것은 비정상적이라는 보수언론 비판이 나온다. 외신 인터뷰마저 잦은 논란에 직면하는 상황에서 국내 언론 인터뷰를 통해 국민과의 소통에 나서라는 주문이다. 

3일 이승헌 동아일보 부국장은 칼럼 <대통령 생각을 외신을 통해 아는 게 정상인가>에서 "윤 대통령은 줄곧 국내 언론이 아니라 외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밝혀왔다"며 "이전 대통령도 외신과 인터뷰를 했지만 이 정도로 일방적이진 않았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야외 정원인 '파인그라스'에서 출입 기자단과 오찬 간담회를 하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부국장은 윤 대통령이 외신 인터뷰를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대통령 주변의 말을 종합하면 메시지를 원하는 방향으로 내보내기 쉬울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까칠한 질문을 던질 국내 언론보단 메시지 컨트롤이 용이하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부국장은 "그렇다면 지금 국민은 외신을 통해 윤 대통령의 생각을 충분히 잘 알고 있나. 대통령실도 고개를 가로저을 것"이라며 "방미 전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나온 '일본 무릎'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대표적"이라고 짚었다. 

윤 대통령 취임 후 국내 언론 인터뷰는 신년 기자회견을 하지 않고 진행한 조선일보와의 단독 인터뷰가 유일하다. 윤 대통령은 외신 인터뷰를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이어왔는데, 특히 최근 한일-한미 정상회담 전후로 발언 논란이 거셌다. 

요미우리 신문에 9개 면에 걸쳐 보도된 윤 대통령 인터뷰에는 ▲한국 정부의 강제동원 배상 해법은 정권 교체 후에도 구상권 행사로 이어지지 않을 만한 해결책이다 ▲일본 피고기업이 한국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배상하도록 한 2018년 대법원 판결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과 모순된다 ▲일본 정부의 반격능력 운용 방침을 충분히 이해한다 등의 입장이 실렸다. 

마이니치 신문 전문편집위원 칼럼에는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의원연맹 회장이 윤 대통령에게 일본산 멍게 수입 재개를 요청했고, 이에 윤 대통령이 "국제원자력기구 절차에 따라 시간이 걸리더라도 (일본 측이)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반응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대통령실은 "멍게라는 단어가 나온 적 없다"고 부인했다. 

윤 대통령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무기지원 가능성을 언급하고, 대만 문제에 관해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대해 절대 반대한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는 "나는 100년 전 일을 가지고 일본이 '무조건 무릎 꿇어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이 부국장은 "외신 인터뷰 일변도의 메시지 전달에 3가지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국민이 모국어로 대통령 생각을 접하지 못한다 ▲대통령의 깊이 있는 답변을 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 ▲국내 여론과 대통령 간에 간극이 생기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나타난다고 비판했다. 

이 부국장은 "번역 프로그램이 있다지만 주요 사안에 대한 미세한 뉘앙스와 호흡까지 전할 수 없다. 한 글자 차이로 전혀 다른 결과를 내는 외교안보 이슈는 더욱 그러하다"며 "윤 대통령이 방미 전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처음 밝힌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가능성은 러시아와의 관계에 중차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런 메시지를 국민들은 영어로 번역된 것을 다시 우리말로 재번역해 접했다"고 했다. 

이 부국장은 "외신 기자들이 아무리 역량이 뛰어나도 한국 언론만큼 대통령을 관찰하고 감시할 수는 없다.(중략) 외신들도 무슨 일이 터지면 한국 언론을 통해 대통령과 주변을 취재한다"고 했다. 

이어 이 부국장은 "한국 언론이 다루는 대통령 말은 일방적으로 쏟아낸 회의 발언이 대부분"이라며 "대표적인 메시지 실패 사례인 '69시간 근로' 논란, 워싱턴선언의 NCG(핵협의그룹)가 사실상 핵공유인지를 놓고 감지된 한미 간 온도 차도 언론을 통한 충분한 대국민 소통이 부족한 것과 무관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 부국장은 "까칠하고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국내 언론과 제대로 된 인터뷰를 계속 피하는 건 윤석열답지 않다"며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퇴임 기자회견 한 대목을 소개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언론인 여러분이 쓴 기사가 다 마음에 들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게 우리(권력과 언론)관계의 본질"이라며 "여러분은 아첨꾼이 아니라 회의론자여야 한다. 언론이 비판적 시각을 던져야 막강한 권한을 부여받은 우리도 책임감을 갖고 일하게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부국장은 "이런 게 글로벌 스탠더드 언론관"이라고 부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까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중순까지 진행하다 중단한 출근길 약식회견 (사진=연합뉴스TV)

한편 윤 대통령은 2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 계획과 관련해 "여러분과 그냥 이렇게 맥주나 한 잔 하면서 얘기하는 그런 간담회면 모르겠는데, 자료를 쫙 주고서 잘난 척하는 행사는 국민들 앞에 예의가 아닌 것 같다"면서 "취임 1주년을 맞아 뭐를 했고 하는 그런 자화자찬은 절대 안 된다고 해 놨다.(중략)그런데 기자회견이 될지 간담회가 좋을지 홍보수석이 시키는 대로 해야죠"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언론과의 소통 기회를 넓히겠다며"(인원이)너무 많으면 대화하기 어려우니까 조금씩 나눠 자리를 한번(만들겠다)"며 "인원이 적어야 김치찌개도 끓이고 하지 않겠나. 몇 백 그릇을 끓이면 맛이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기자들에게 김치찌개를 끓여주겠다고 약속한 적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중단한 출근길문답과 관련해서는 "안 보니까 좀 섭섭하죠?"라며 "그런데 나는 살이 찌더라"라고 농담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나온 기자들의 질문은 ▲미국 가서 재미있었던 얘기를 전해달라 ▲'아메리칸 파이' 어떻게 부르셨는지 들을 수 있나 ▲지역을 많이 강조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하버드대 갔을 때 질문이 날카롭지는 않았나 ▲대구에서 시구할 때 공 잘 던진다는 평가가 있었고 이번 만찬 노래도 다들 놀랐는데 스타덤을 실감하고 있나 등이었다.  

이어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할 건가 ▲중국의 반응은 대통령이 생각하는 범위 안에 있는 수준이었나 ▲넷플릭스는 첫 번째 일정이었는데 분위기가 어땠나 ▲대통령은 모든 고급정보를 다 보고받는데 사실대로 다 얘기할 수도 없고 답답할 것 같다 등의 질문이 이어졌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