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대통령실, 미국 도·감청 파문에 때 아닌 '언론 탓' < 비평 < 뉴스 < 큐레이션기사 - 미디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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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날리면 시즌2' 비판 나오는 이유 "언론이 이렇게 자세히 다룬 나라 없다" "언론자유, 국익과 부딪치면 국익 먼저 생각해야" 고민정 "의혹보도 한 사람들 또 고발할 건가"

대통령실, 미국 도·감청 파문에 때 아닌 '언론 탓'

2023. 04. 14 by 송창한 기자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대통령실이 미국 중앙정보국(CIA) 도·감청 파문과 관련해 '국익'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며 언론 보도를 탓했다. 대통령실은 '바이든-날리면' 보도를 "국익 자해 행위"라고 비난한 바 있다. 

14일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미국의 용산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과 관련해 기자들에게 "정치권에서 이렇게 정쟁으로 (만들고), 언론에서 이렇게 자세하게 다룬다거나 하는 나라는 없는 것 같다"며 "언론 자유라는 것이 늘 국익과 일치하지는 않지만, 만약 국익이 부딪치는 문제라면 언론은 자국의 국익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옳은 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사진=연합뉴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사진=연합뉴스)

그는 "언론에 보도된 내용 가운데 정보가 유출된 것은 맞는 것 같다. 미국 정부도 인정하고 유출자 신원도 파악됐다"면서 "아직 전체적인 실상이 파악되진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유출된 정보는 대체로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이라며 "언론이나 야당이 제기한 대통령실 도·감청 문제라든지, 한국을 겨냥한 행동이라든지, 하는 의혹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고 했다. 

미국 도·감청 의혹에 대한 대통령실 입장은 처음에는 인정했다가 부인·반박하는 등 결국에는 언론 보도를 탓하는 모양새다. 9일 뉴욕타임스를 통해 처음 의혹이 제기됐을 때 대통령실은 "보도를 잘 알고 있고 제기된 문제에 대해 미국 측과 필요한 협의를 할 예정"이라고 했다. 10일에는 "사실관계 파악이 우선"이라며 "특정 세력의 의도가 개입됐을 가능성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YTN에 '동맹을 몰래 들여다봤다는 건 불쾌하지만 정부의 정보 활동은 일상적이고 보편적'이라고 말했다. 

11일 대통령실은 유출된 문건의 내용 상당수가 위조됐다며 "터무니없는 거짓 의혹임을 명백히 밝힌다"고 전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언론에 "상당수 정보가 위조됐다는 데 한미 양국의 평가가 일치한다", "미국이 악의를 가지고 도·감청을 했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미국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 빌 번스 CIA 국장은 기밀문건 유출과 도·감청 사실을 인정했다. 

12일 대통령실이 미국 도·감청 논란은 일단락된 것으로 평가하고 더이상 외교적으로 문제삼지 않기로 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미 국방장관이 먼저 우리 측에 통화를 제안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왔고, 유출 문건의 상당수가 위조됐다는 데 평가가 일치했다"며 "논란이 마무리 돼 가는 단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13일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유출 문서에 대해 정보 당국과 법무부가 전면적인 조사를 하고 있다"며 "그들은 점점 (실체에) 가깝게 접근하고 있지만, 나에게는 답이 없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기밀문건 최초 유출자가 'OG'라는 닉네임을 쓰는 20대 초중반 미국 남성이라고 보도했다. 이후 미국 주방위군 공군 소속 잭 테세이라가 용의자로 체포됐다. 

미국을 방문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공항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같은 대통령실 대응은 지난해 9월 윤석열 대통령 미국 순방 기간 불거진 '바이든-날리면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당시 국내 140여개 매체가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윤 대통령 발언을 보도했다.

이에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 ▲'이 XX들'은 미국 의회가 아닌 한국 야당 등을 주장하면서 "외교활동을 왜곡하고 거짓된 동맹이반이야말로 국익 자해 행위"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 발언 논란 직후만 해도 대통령실 입장은 "사적 발언을 외교적 성과로 연결시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이충재 한국일보 고문은 13일 칼럼 <'바이든-날리면 사태'와 똑같은 대통령실 도청 대응>에서 "이런 대응은 지난해 '바이든-날리면' 사태와 지난달 한일 정상회담에서의 '굴욕외교' 논란과 판박이다. 인정→부인→반박→역공의 패턴을 답습하는 모양새"라고 짚었다. 

이 고문은 "최근 일련의 외교 참사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인물은 윤 대통령이다. (중략)도청 의혹도 최종책임자는 윤 대통령일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외교 현안에서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 한마디 사과나 유감 표명은 없다. 그러니 대통령을 방어해야 하는 대통령실 대응이 꼬일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지난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바이든-날리면' 시즌2를 보는 것 같다. 대통령실이 하는 수순들을 쭉 보면 그때랑 똑같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심지어 지금 당한 상황인데 거기에 대해 한 마디 문제 제기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틀린 부분이 있다는 식으로 얘기하고 있다"며 "그러면 결국 문제제기 한 사람들, 의혹보도 한 사람들 또 고발할 건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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