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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대구 서문시장 또 방문… 제주4·3 추념식 불참 국민의힘, 전광훈·김재원 망언 방치 신평 "국민 등 돌리고 있어"… 서울신문 "여당 기능 작동 안 해"

4.3추념식서 활개치는 서북청년단…한국일보 "싹을 잘랐다면"

2023. 04. 03 by 송창한 기자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제주도 곳곳에 '4·3은 공산폭동'이라는 보수단체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4·3희생자 추념일에  4·3 민간인 학살에 관여했던 서북청년단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는 단체가 4·3 평화공원 진입을 시도했다. 

30% 초반대 지지율을 기록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보수지지층 결집을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윤 대통령은 대구 서문시장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고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 시구자로 등판했지만 제75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는 불참하기로 했다. 

보수진영 내에서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서울신문은 3일 사설 <‘보수지지층만 본다’는 쓴소리, 與 새겨들어야>에서 "윤석열 정부가 국정 운영을 주도하기보다 여론 수습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라며 "새로 출발한 김기현 대표 체제의 국민의힘 역시 국민의 마음을 제대로 읽고 있는지 스스로 가슴에 손을 얹어보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 

서울신문은 "대통령의 '멘토'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인사마저 고언(苦言)을 쏟아내고 있는 현실은 상황이 결코 녹록지 않음을 상징한다"며 "윤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일반 국민사이에서조차 보편화된 지적이었지만 '야권의 상투적 비판'으로 치부하며 귀담아듣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여론을 대통령에게 전해 민심을 끌어안는 여당의 기능도 작동되지 않은 지 오래"라고 썼다. 

윤석열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 씨가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개막전에서 시구를 위해 그라운드로 입장하며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며 지난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김기현 후보 후원회장을 맡았던 신평 변호사는 2일 자신의 SNS에 "윤석열 정부는 지금 과도하게 10분의 3을 이루는 자기 지지층을 향한 구애에 치중한다"며 "국민은 차츰 윤 정부에 등을 돌리고 있다. 이렇게 가면 내년 총선의 결과는 불문가지"라고 썼다. 

신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 대구 서문시장을 네 번이나 방문한 것은 그 상징적 예다. 그것은 달콤한 늪"이라며 "그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한 선거는 패배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신 변호사는 윤석열 정부의 가장 큰 실책으로 검사 출신 인사를 과도하게 중용하는 인사정책을 꼽았다. 신 변호사는 "대통령실에서 검사출신 수십 명을 총선에 공천, 당선시켜 윤 정부의 전위대로 삼는다는 말이 파다하게 퍼져 있다"면서 "지극히 근시안적이고 국민의 심정을 너무나 헤아리지 않는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8일~30일 전국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30%, 부정평가는 60%로 나타났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30%까지 하락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만이다.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의 이유로 외교(21%), 일본 관계·강제동원 배상 문제(20%)가 꼽힌다. 같은 기간 국민의힘 지지율은 33%를 기록했다. 전주 대비 1%p 하락한 수치이지만 전당대회 이전인 3월 1주차 지지율과 비교해보면 6%p가 빠진 수치다.  

하지만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보수지지층 결집을 노린 행보로 논란을 빚고 있다. 경향신문은 3일 사설 <오늘도 보수가 할퀴는 ‘제주 4·3’>에서 "지난 1일 대구를 방문해 프로야구 개막식에서 시구하고 서문시장을 찾았던 윤 대통령이 이틀 뒤 열리는 행사를 ‘해외 순방 준비’ 등 일정상의 이유를 들어 불참하는 것도 석연치 않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주호영 원내대표 등도 당내 일정을 이유로 4·3 추념식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75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일인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 내 위패봉안실을 찾은 유족들 (사진=연합뉴스)

경향신문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4·3 추념식을 앞두고 역사왜곡과 폄훼가 심각한 상황이며 그 진원지는 '여권'이라고 비판했다. 제주 4·3 사건은 진보·보수 정권을 막론하고 국가책임을 인정한 사건인데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 김광동 진실화해위원장 등이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태 최고위원은 지난 2월 4·3 사건은 김일성 지시로 촉발됐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4·3 사건은 '공산주의 폭동'이라는 자신의 과거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등 극우 성향 지지자들과 선을 긋지 못하고 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망언 논란이 극우 지지층과의 단절 문제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김 최고위원은 앞서 전 목사 주관 예배 등에서 5·18 정신을 헌법에 수록하는 것에 반대하고, 전 목사가 우파 진영을 전부 천하통일했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하지만 국민의힘 당 차원의 조치는 없었다. 전 목사는 김 최고위원 제명을 요구한 홍준표 대구시장 등을 향해 막말을 퍼부으며 "저놈들은 선거에서 공천 주지 마, 다 잘라버려"라고 했다. 홍 시장은 "정당이 일개 목회자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를 단절하지 않으면 그 정당은 국민들로부터 버림받는다. 그 목회자를 숭배하는 사람들은 우리 당을 떠나 그 교회로 가라"고 비판했다. 

3일 한국일보는 사설 <이어지는 전광훈 논란... 국민의힘, 확실히 선 그어라>에서 "개인 간 다툼이라면 차라리 다행이련만 국민의힘 일부가 여전히 극우 세력을 등에 없고 정치를 하려 한다는 게 문제의 핵심"이라며 "결국 국민의힘에 부담으로 되돌아올 것을 지도부가 인식하고 확실히 선을 그어야 한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김기현 대표, 이철규 사무총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김 최고위원에 대해 "유심히 지켜볼 것", "(징계할 정도인지는)당내 이견이 있다" 등의 태도를 보인 것을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당이 무거운 징계로 싹을 잘랐다면 국민들에게 극우 정당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는 메시지를 줄 수 있었을 것이고 지금까지 논란이 이어지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그러니, 전 목사가 자신에게 비판적인 국민의힘 의원들을 두고 '내년 4월 10일 선거에서 공천 주지 말라. 다 잘라버려라'고 주장하는 것을 그저 유튜버의 막말로 듣고 넘길 수가 없다"고 우려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재원 최고위원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같은 날 한겨레는 사설 <국민의힘, 전광훈 등 극우 막말 세력 선 그어야>에서 "김 최고위원이 전 목사에게 아부 발언을 하고 당 지도부가 김 최고위원 징계에 미온적인 것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전 목사의 영향력을 의식하기 때문일 것"이라며 "하지만 전 목사는 ‘전라도 빨갱이’ ‘5·18 북한군 개입설’ 등 낡은 색깔론과 가짜 뉴스까지 서슴지 않고 유포해온 인물이다. 이처럼 상식을 벗어난 극우 세력과의 결별 없이 국민의힘이 합리적 보수정당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썼다. 

한겨레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총선에서 황교안 지도부가 극우 태극기 부대와 연대했다가 국민 외면을 받고 참패한 경험이 있다. 더구나 지금은 국민 통합과 화합을 우선해야 할 집권여당의 처지"라며 "국민의힘은 더 늦기 전에 전 목사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김 최고위원을 징계하는 등 극우 막말 세력과 분명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경향신문은 사설 <국민의힘, 전광훈 목사 그냥 둘 텐가>에서 "더 납득하기 어려운 것은 국민의힘의 태도"라며 "그 이유로 김기현 대표와 전 목사와의 친분을 꼽는 이들도 있다.(중략)김 대표는 울산시장이던 2019년 전 목사 집회에 참석해 '전 목사는 이사야 같은 선지자'라고 했다"고 조명했다. 경향신문은 "집권여당이 정상적 목회자라 보기 어려운 인사에 휘둘려서야 되겠는가. 국민으로부터 멀어지고, 보수정치의 건강성을 해칠 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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