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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의 ‘언론을 묻는다’] 서재희‧김기화 KBS 기자

KBS ‘9층시사국’ 기자들이 감성시사에 도전하는 이유

2023. 03. 23 by 이영광 객원기자

[미디어스=이영광 객원기자] ‘뉴스보다 깊고, 다큐멘터리보다 가볍게’

KBS가 지난 2월 ‘기자가 만드는 감성시사’를 표방한 시사 프로그램 <9층시사국>(☞ 다시보기 바로가기)을 론칭했다. 2TV에서 매주 수요일 밤 11시에 방송되는 <9층시사국>은 시의성 있는 아이템 2개를 선정해 다양한 형식으로 전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9층시사국>의 팀장인 서재희 기자와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로 잘 알려진 김기화 기자를 만나 프로그램 기획의도, 다른 시사 프로와의 차별화 전략에 대해 들어 보았다.

KBS 2TV 시사프로그램 〈9층시사국〉
KBS 2TV 시사프로그램 〈9층시사국〉

<9층시사국> 방송 시작하고 한 달이 지났는데 반응이 어떤가요?

서재희 기자(이하 서): “이제 한 달 지나니 ‘괜찮다’라는 반응이 많이 보입니다. ‘감성 시사’를 콘셉트로 잡았는데 그런 부분이 인상적이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고요. 사실 수치로만 보면 요즘 모든 프로그램 시청률이 다 떨어져 있는 데다, 2TV 심야 시간대이다 보니 저희가 시청자들한테 다가서기 어려운 측면이 있죠. 그래도 최근 들어 ‘내용이 좋은데 왜 이렇게 늦은 시간에 하냐’란 반응이 있어서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더 노력하는 중입니다.”

시사 프로그램은 대부분 1TV에서 방송하는데 <9층시사국>은 왜 2TV에 편성됐나요?

서: “2TV의 다양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의식이 있었어요. KBS 2TV에 예능‧드라마만이 아니라 시사 프로그램도 필요하다는 요구가 있었고, 저희가 젊고 새로운 콘셉트로 2TV에 어울리게 해보겠다는 목표로 들어가게 된 거죠.”

<9층시사국>은 어떻게 기획하게 됐어요?

김기화 기자(이하 김): “원래는 <추적>으로 진행됐는데 그 포맷이 효과적이지 않았어요. <시사기획 창> 같은 경우 장편 시사라 한 편 한 편이 길잖아요. 뉴스는 또 1~2분으로 너무 짧고요. 그래서 그 중간의 ‘중편’ 시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단 유튜브에서 제일 소구력이 높은 콘텐츠가 15분에서 20분 사이의 중편물인데, 그쪽으로 유통되는 시사물이 KBS에는 아직 없었죠. 그리고 <추적>에서는 스튜디오 없이 붙여서 두 개 영상만 나가는 형식이었는데, 시청자들에게 좀 더 친절하게 다가간다는 측면에서 스튜디오 분량을 넣으면서 15~20분 정도의 아이템으로 꾸미는 새로운 스타일의 프로그램을 구상했어요.

또, KBS 주 시청층이 50~70대라 20~40대가 TV 통해서 KBS 콘텐츠를 접하는 경우는 굉장히 적단 말이에요. 그래서 20~40대 분들이 많이 사용하는 포맷인 유튜브에 좀 더 집중해보자는 취지로 새롭게 시작하게 됐습니다.”

<추적>엔 <저널리즘 토크쇼J> 같은 미디어 추적 코너가 있었잖아요. 하지만 <9층시사국>은 미디어 비평 측면이 아예 없는 것 같아요.

김: “저희가 특정 아이템을 다뤄야 한다는 한계 같은 걸 정하지 말자는 차원에서, 다 열려 있는 이름을 지으려고 프로그램을 <9층시사국>으로 정한 측면이 있거든요. 그래서 미디어 비평도 얼마든지 아이템이 될 수 있지요. 기자들이 실제로 문제라고 생각하고 지금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이슈'를 다루자는 취지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9층시사국〉 서재희 KBS 기자
〈9층시사국〉 서재희 KBS 기자

포맷이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초기와 비슷한 것 같은데?

서: “스튜디오와 VCR이 같이 간다는 측면에서 비슷하다고 느꼈을 수 있는데요. 영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을 억지 그림으로 만들기보다 말로 설명하는 게 더 효과적일 때가 있거든요. 그런 부분들은 스튜디오에서 소화할 수 있게끔 결합시켰어요. 계속 시청하시면 <스트레이트>와 또 다른 여러 가지 형태를 보실 수 있게 될 거예요.”

기획의도 보니 ‘TV와 유튜브를 넘나드는 시사 프로그램’이라고 나와요. 요즘 다른 프로그램도 본방을 유튜브로 내보내기도 하는데 어떤 차이가 있나요?

김: “일단 TV로는 기존 방송대로 하는 거고요. <9층시사국>이 차별화된 점은 유튜브 오리지널 콘텐츠를 따로 만든다는 점이에요. 사실 15분 안에 다 담을 수 없는 얘기도 있으니까 그런 내용을 담을 때도 있고, 또 등장했던 사람들을 다시 만나서 얘기하거나 관련된 전문가를 만나서 인터뷰를 새로 한 경우도 있어요.

아예 포맷 자체를 유튜브에서 잘 통하는 포맷으로 만들기도 해요. 술 먹방을 한다든지 이상형 월드컵 같은 식으로 진행한다든지,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재밌게 만들어 본편까지 궁금증이 이어지게 하는 ‘유튜브 오리지널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게 제일 다를 것 같아요.”

유튜브 콘텐츠를 구상한 이유는?

서: “유튜브가 대세잖아요. 아무리 지상파 방송국이라도 시청자에게 다가서고자 노력하지 않으면서 ‘저희 TV로 오세요’라고 해서는 더 이상 살아남기 쉽지 않은 시대가 왔다고 생각해요. 유튜브라는 공간에서 더 많이 친근하게 다가서면 그 좋은 작용이 TV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거든요. 하나의 프로그램 차원에서도 그렇지만 전체 KBS에도요. 유튜브를 통해 젊은 층이 호감을 갖고 ‘TV를, 본방을 한번 볼까’ 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차원이죠.”

〈9층시사국〉김기화 KBS 기자
〈9층시사국〉김기화 KBS 기자

김기화 기자는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도 진행하시잖아요. <댓읽기>와 <9층시사국>은 같은 유튜브 콘텐츠라 비교 가능할 것 같은데?

김: “<댓읽기>는 포맷이 딱 잡혀서 하던 대로 쭉 하면 되는 면이 있다면, 여기(9층시사국)는 잡혀 있는 게 없기 때문에 새로운 시도를 다양하게 해볼 수 있다는 점이 좋긴 해요. 그런 면에서 팀원들이 협조를 많이 해주고요. 반면 또 매번 어떻게 해야 될지 잘 모르겠고 고민도 많이 되죠. 조회 수 같은 경우에도 굉장히 들쭉날쭉하거든요. <9층시사국>이 저에게는 좀 더 도전적인 상황이에요.”

MC로 남현종 아나운서를 발탁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서: “본편을 상당히 안정적으로, 또 젊고 활기찬 이미지로 가져갈 수 있겠다고 판단했고요. <시사기획 창>에서 제 프로그램 내레이션을 몇 차례 하셨는데, 그래서 시사적인 이슈에 대한 적응력이 높다는 걸 알고 있어서 저희가 모신 거죠.”

남현종 아나운서에게 제의했을 때 반응은 어땠나요?

서: “처음부터 정말 감사하게도, 맡겨주면 잘해보겠다는 반응이었어요. 남현종 아나운서가 기존에는 스포츠 뉴스 진행했고 스포츠 캐스터 활동을 계속해왔는데, 아나운서로서 자기 영역을 확장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기회가 되면 시사 쪽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저희가 제안했을 때 너무 하고 싶고 잘해보겠다고 했지요. 하고 싶었던 만큼, 정말 한 회 한 회 최선을 다해서 진행하고 있어요. 저희는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죠.”

​KBS 2TV 시사프로그램 〈9층시사국〉MC 남현종​
​KBS 2TV 시사프로그램 〈9층시사국〉MC 남현종​

가장 고민은 아이템일 것 같은데 선정 기준이 있을까요?

서: “사람들이 관심 있어 하는 이슈를 다뤄야 한다는 게 기본적인 기준이랄까요? 왜냐하면 시사 프로그램들 제작 주기가 길어지다 보면 딱 그 시기에 핫한 이슈를 다루기 어려워질 때가 있거든요. 저희 프로그램은 주간 시사 프로그램이에요. 그래서 가능하면 어떤 이슈가 터졌을 때 그걸 뉴스보다는 조금 더 긴 호흡으로, 그러나 시의적절하게 소화하자는 걸 목표로 아이템 선정하고 있죠.”

그러나 시의성에 주목하면 내용의 깊이가 부족해질 수도 있지 않나요?

서: “그게 사실 내공에 달려 있죠. 이번 정순신 아이템도 그 사건이 드러나고 불과 열흘 만에 <9층시사국>에서 방송했거든요. 그 기간에 뉴스에서 다룬 내용 외에 어떻게 더 깊이 있게 들어갈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이 아이템 같은 경우, 애초 그 사건을 [단독]으로 취재했었던 박예원 기자를 화상 인터뷰 형식으로 연결해서 그 당시 상황과 지금의 상황을 들어봤어요.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할 수 없는 얘기들이잖아요. 또 송명희 기자가 원래 잘하는 데이터 분석을 해본다든지 하는 식으로 뉴스에서 나가지 않은 내용을 좀 더 깊이 있게 담았어요. 지금도 계속 어떤 이슈가 터졌을 때 뉴스와는 또 다른 무언가를 더 담고자 노력하고 있죠.”

이슈가 아니라도 다뤄야 할 아이템이 있을 수 있고, 또 <9층시사국>이 다루면서 이슈가 될 수도 있잖아요.

서: “그렇죠. 취재기자 8명에 김기화 기자 그리고 선임 감독까지 10명 이상의 기자가 모여서 하나의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기자들 각자가 분명히 다루고 싶은 이슈, 혹은 심층탐사가 될 수 있는 내용을 하고 싶다는 어떤 아젠다가 있을 수 있잖아요. 그건 당연히 해야 할 부분이죠. 저희가 매회 시의성, 이슈성 있는 아이템을 다루는 건 아니고요. 기자들이 평소 중요하다고 생각한 문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사회 문제 등은 저하고 상의해서 취재를 진행합니다. 좀 지켜보시면 알 거예요.”

KBS 2TV 시사프로그램 〈9층시사국〉 ‘학폭과 검사 아빠’ 편
KBS 2TV 시사프로그램 〈9층시사국〉 ‘학폭과 검사 아빠’ 편

많은 TV 시사 프로그램 가운데 차별화도 고민일 텐데요.

서: “그 차별화 고민을 김기화 기자와 엄청 열심히 하고 있어요. 유튜브스러운 혹은 유튜브적인 콘텐츠들을 더 많이 시도하자는 것도 다른 시사 프로그램들과의 차별화 전략일 것 같고요.”

김: “<스트레이트>나 KBS의 주요 시사 프로그램이 사회 고발성 아이템, 즉 ‘거악’과의 싸움을 주로 다룬다면, 저희는 당연히 그런 것도 하지만 어떤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하게 하려고 해요. 저희는 ‘지금 사람들이 제일 궁금해하는 게 뭘까’라는 점에 가장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프로그램 이름도 <9층시사국>으로, 폭넓은 아이템을 다룰 수 있게 지었다고 말씀드렸고요.

그리고 아무래도 풀어가는 방식이 다르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음악이나 관련 미술도 시청자들이 자연스럽게 빠져들 수 있게, 딱 집중하고 봐야지라는 느낌보다 좀 더 감성적으로 다가가서 보고 나서 뭔가 나눌 수 있게 풀어가고자 했어요. 딱딱한 시사 프로그램이 아닌 ‘감성적’인 시사 프로그램으로 도전한다는 면이 차별점일 수 있겠죠.”

‘감성’ 시사를 강조하는 이유는?

서: “시사 이슈가 팩트 전달만으론 와닿지 않는 부분들이 있는 것 같아요. 팩트 전달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사람들이 느끼게끔 하는 게 더 중요해진 시대란 생각이 들고요. 지금 뉴스 시청률이 떨어지는 것도 저희 KBS가 안고 있는 고민 중에 하나에요. 그래서 말하는 방식을 어떻게 바꿔 나갈 것인지 다들 고민하고 있는데, 저희는 그 방식 중에 하나로 ‘감정선을 살린 시사 프로그램’으로 도전해 보는 거죠.

똑같은 이슈도 감정선을 살릴 수 있는 스토리라인을 짜고, 거기에 팩트를 담는 방식으로 하는 게 젊은 세대들에게 특히 닿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KBS 2TV 시사프로그램 〈9층시사국〉 방송 콘텐츠 목록
KBS 2TV 시사프로그램 〈9층시사국〉 방송 콘텐츠 목록

앞으로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서: “롱런하는 게 목표고요(웃음). 잘 아시겠지만, KBS 기자들이 만드는 시사 프로그램 <시사기획 창>은 자리잡아서 꽤 오래됐죠. 저희 쪽에서는 <저널리즘 토크쇼J> <질문하는 기자들Q> <추적>까지 열고 닫고를 많이 했는데, 제가 목표로 삼는 건 이런 방식의 보도를 하고 싶은 기자들이 와서 일할 수 있는 플랫폼을 여는 거거든요. 그러려면 한두 달 사이엔 불가능하죠. 1년이건 2년이건 쭉 이어가야 이 안에서 정말 괜찮은 아이템이 나오는 거라서, 지금은 안정적으로 자리잡는 것 자체가 지상과제입니다.”

김: “기존 KBS 시사 시청층과 다른 분들의 접점을 만드는 게 큰 목표 중 하나예요. 역시 유튜브 조회수도 중요할 거고, 다른 커뮤니티에 얼마나 돌아다니게 만들 수 있는지, 또 사람들이 얼마나 이 프로그램을 재밌다고 하는지 반응이 중요하겠죠. 저는 시사프로를 재미있게 만드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의미도 중요하지만, 재미가 있어야 의미가 있는지 없는지 관심을 가지지 않겠습니까? 의미만 있고 재미가 없으면 사실 그 의미를 전달할 기회조차 못 얻는 거니까요.

그리고 지금은 저희가 유튜브만 하고 있지만 나중에는 틱톡이나 인스타 릴스 등으로 SNS 쪽에서도 활발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 있거든요. 멀티플랫폼 시대에 다양한 방법으로 시청자들과 만나는 것, 앞으로의 목표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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