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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 '쿠팡 노조 대낮부터 술판' 보도 "명백한 오보" 한국경제, 수정요구에 묵묵부답... "‘단순 오보’로 볼 수 없게 만드는 대목"

한국경제는 노조가 먹으면 캔커피도 캔맥주 술판

2022. 07. 01 by 고성욱 기자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이 ‘쿠팡 노조원이 술판을 벌이고 있다’는 한국경제 보도에 대해 “기본적인 크로스체크도 하지 않은 오보”라며 기사 삭제를 촉구했다. 

한국경제는 지난달 30일 기사 <[단독] 쿠팡 노조, 본사 점거하고 대낮부터 술판 벌였다>에서, 서울 잠실 쿠팡 본사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공공운수노조가 맥주를 마시며 술판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경제는 독자가 제공했다는 관련 사진을 함께 게재했다.

한국경제는 “쿠팡 본사를 점거하고 노숙 농성을 벌이고 있는 민주노총에 대한 쿠팡 직원들의 여론이 들끓고 있다”며 “노조원들이 로비에 돗자리를 펼치고 술판까지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도를 지나치는 노조의 행태에 대한 경찰의 엄정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경제가 맥주캔이라고 보도한 사진 (왼쪽 한국경제보도화면 갈무리) (오른쪽 공공운수노조 제공)
한국경제가 맥주캔이라고 보도한 사진 (왼쪽 한국경제보도화면 갈무리) (오른쪽 공공운수노조 제공)

해당 기사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글을 바탕으로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가 인용한 블라인드 글에서 한 직원은 “회사 로비에서 돗자리를 펴고 맥주를 시켜 먹고, 출입구 근처 금연공간에서 담배를 태운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공운수노조는 한국경제가 맥주라고 보도한 사진이 커피라고 설명했다. 공공운수노조는 같은날 반박 성명을 내고 “사진에 나와 있는 캔에 담긴 음료는 맥주가 아니라 커피”라며 “커피는 노조를 응원하는 A 씨가 츄러스와 함께 6월 27일 당일 구매하여 쿠팡 잠실 본사 농성장으로 갖다 준 것”이라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는 “한국경제가 보도한 사진의 화질이 흐려 기사를 읽는 사람이 직접 캔의 정체를 판단하지 못하게 한 점은 기사의 의도가 노조 투쟁 음해임을 알 수 있게 한다”며 “심지어 사진의 출처가 ‘독자 제공’이라고 되어 있는 점은 더더욱 사진의 출처가 쿠팡 자본이 아닌지 의심케 한다”고 지적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캔에 담긴 음료의 정체가 진실로 궁금했다면 기자로서 노조에 연락하여 직접 물어볼 수 있었을 텐데 단 한 번의 사실 확인 절차도 거치지 않은 기사는 자격 미달”이라며 “노조는 쿠팡과 자본의 사주를 받은 언론의 꼼수에도 흔들리지 않고 꿋꿋하게 쿠팡 잠실 로비 농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A 씨가 제공한 커피캔 음료 사진(사진=A씨)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1일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기본적인 크로스체크도 하지 않은 기사”라고 비판했다. 관계자는 “기사를 작성한 기자의 연락처를 알 수 없어 한국경제 소속 다른 기자에게 입장을 전하며 기사 삭제를 요청했다”면서 “해당 기자는 다른 맥주사진을 가지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말했다.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한국경제에 공식적으로 기사 삭제와 정정보도를 요구했으나 현재까지 답변이 없는 상황이라며, 기사가 삭제되지 않을 경우 언론중재위원회 중재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음료를 전한 A 씨는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농성장에) 응원하려는 마음으로 찾아간 것이었는데, 한국경제 기사 때문에 괜히 피해를 입힌 것 같아 노조원한테 미안한 마음”이라며 “보도를 보고 화가나 기사를 내려줄 것을 요청할까도 생각했다”고 말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국경제의 태도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언론연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한국경제는 직접 찍은 사진도 아닌 제보로 들어온 사진을 확인도 해보지 않고, 취재도 없이 게재했다"며 "한국경제의 기사는 당초 성립이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언론연대는 "더 큰 문제는 한국경제의 태도"라며 "‘술’이 아니었음이 명백하게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경제는 기사를 수정하지 않고 있다. 한국경제의 기사를 ‘단순 오보’나 ‘해프닝’으로 볼 수 없게 만드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언론연대는 "한국경제는 이제라도 사실과 다른 기사를 내보낸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는 지난달 23일부터 ▲폭염 대책 마련 ▲사측의 임금 협약안 제출 ▲생활임금 보장 ▲직장내 괴롭힘 문제 해결 등을 요구하며 쿠팡 본사 앞에서 농성을 진행 중이다. 쿠팡지회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15차례 교섭했으나 쿠팡은 노조 요구안에 대해 어떠한 입장도 제출하지 않았다. 공공운수노조는 이 같은 사측의 행태는 교섭해태라고 규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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