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대포와 강제 진압으로 씻을 수 없는 상흔을 남긴 촛불집회는 어떤 신문들에겐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건인가. '조중동'과 특히 문화일보에 대한 이야기다.
보는 시각에 따라 사실이 다르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언론이라면 달라야 하는 것이 아닌지 물을 수밖에 없다. 아무리 사실관계를 다르게 보더라도 지난 5월31일과 6월1일 오전에 걸쳐 진행된 촛불집회와 강제 진압을 다룬 조중동 그리고 특히 문화일보의 보도 실태는 분노를 넘어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한겨레 경향’과 ‘조중동과 특히 문화일보’의 보도 태도는 극과 극을 달린다. 긴 설명 필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간단하게 접근해보자. 그러더라도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1일 오전 11시 문화일보의 인터넷판은 ‘수입품 국내價 바가지’라는 기사'와 '촛불집회 시위대 청와대 행진' 기사를 헤드라인으로 배치했다. 그런데 촛불행진 기사의 경우 노컷뉴스 기사다. 문화일보 기자들은 다들 어디로 갔나.
편집권은 언론사 자유지만 미국산 쇠고기 파문으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 판에 ‘수입품 바가지’라는 기사를 헤드라인으로 올린 문화일보를 보며 솔직히 좀 어이가 었없다. 문화일보는 또 헤드라인 하단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문과 관련한 사설을 배치시켰다. 사설의 제목은 ‘쇠고기 행정 거부 전공노, 공무원이길 포기’란다. 또 하나의 기사도 눈에 띄는데, 제목은 ‘18대 국회 첫날 쇠고기 정국 급랭’이다. 공무원에 이어 이번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문제 삼는 정치권이 문제란다.
그러나 문화일보는 이명박 대통령 관련 소식은 빼놓지 않았다. ‘참혹한 현장 보며 눈물이 난다’는 이 대통령의 쓰촨성 위로 방문 소식이 두드러진다. 이 정도라면 문화일보가 구독자 위한 신문이 아니라 ‘이 대통령 전용신문’이라는 별칭이 어울릴 듯싶다.
이런 신문을 13, 14보까지 내보낸 한겨레, 경향신문과 비교하는 일은 관두기로 했다. 이해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