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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참고 바란다"는 점심식사, 동정보도로 쏟아져

피자 점심, 수석 생일이 왜 대통령실 공지사항일까

2022. 06. 07 by 송창한 기자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대통령실이 출입기자에게 공지한 윤석열 대통령의 점심메뉴가 동정 기사로 쏟아졌다.

7일 오후 대통령 대변인실은 출입기자들에게 "윤 대통령은 오늘 김대기 비서실장, 김용현 경호처장, 최상목 경제수석과 함께 종로 인근 피자집에서 점심식사를 했다"며 "마침 최상목 경제수석이 오늘 생일을 맞아 생일축하를 겸한 자리가 되었다. 관련 사진을 공유해드리니, 보도에 참고하시기 바란다"고 공지했다. 사전에 공지되지 않은 비공개 일정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상목 경제수석 생일을 맞아 7일 서울 종로의 한 피자 가게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용현 경호처장, 윤석열 대통령, 김대기 비서실장, 최상목 경제수석. (대통령실 제공=연합뉴스)

이날 저녁 6시 30분 기준으로 뉴스1, 서울신문, 연합뉴스, 강원일보, 아시아경제, 미디어펜, 중앙일보, 조선일보, 디지털타임스, 조선비즈, 헤럴드경제, 부산일보, 경인일보, 이데일리, 이투데이, YTN, 매일경제, 한국경제, 뉴스핌, 국민일보, 국제뉴스 등이 앞다퉈 동정 기사를 쏟아냈다.

동아일보는 윤 대통령이 만찬 후 청계천을 걷는 사진을 찍어 단독보도했다. 동아일보는 기사 <비공개 오찬 뒤 청계천 산책하는 尹대통령>에서 "대통령실 강인선 대변인은 이날 오후 본보 보도 이후 브리핑을 통해 ‘생일을 맞은 최상목 경제수석의 생일축하를 겸한 자리로 종로 인근 피자가게에서 윤대통령, 비서실장, 경호처장 네 분이 식사했다’고 설명했다"며 "청계천 산책에 나섰던 시민들도 갑자기 나타난 대통령의 모습에 놀라는 표정이었지만 친근감을 느끼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이어 동아일보는 "시민 여러분들도 언제 어디서 갑자기 예고없이 윤 대통령 일행을 만나더라도 당황하지 마시고 사진 한 컷 찍으시면 어떨까"라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언론이 대변인실 공지 내용을 단순 동정 기사로 처리하는 데 그쳤지만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각각 윤 대통령의 '시민소통의지'와 '식사정치'를 더했다. 조선일보는 "대선 때부터 '혼밥하지 않고 시민들과 만나겠다'고 수차례 강조한 윤 대통령은 주로 점심과 저녁, 또는 주말 시간을 이용해 도심 곳곳에 '깜짝 등장'하며 시민들과 스킨십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취임 후 맞는 첫 주말에는 광장시장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들러 쇼핑하는 모습을 보여 화제가 됐다"며 "윤 대통령이 참모들에게도 알리지 않고 깜짝 비공개 일정을 수행할 때마다 그를 봤다는 목격담과 인증샷이 소셜미디어에 줄지어 올라오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기사 <尹, 종로 피자가게 떴다…경제수석 생일 맞아 '점심 번개'>에서 "윤 대통령이 7일 종로의 한 피자집에 나타나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며 "윤 대통령은 일반 시민들이 흔히 먹는 음식을 즐긴다. 대통령 당선 직후였던 지난 3월 꼬리곰탕, 짬뽕, 김치찌개, 피자, 육개장 등을 먹으며 소통에 나서 ‘식사 정치’라는 말을 낳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윤 대통령이 점심에 피자를 먹었다는 정보가 권력 감시가 본령인 언론으로부터 적지 않은 대접을 받고 있는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 신분 변화에 따른 경호 문제를 이유로 일정을 공유하지 않고, 기자 접근을 제한했다. 취재진이 카카오톡을 통해 반발하자 관련 내용을 삭제하기도 했다. 당선자 대변인실은 당선자가 경제5단체장과 만남을 갖는다는 보도가 나오자 경호상의 이유를 들어 '페널티' 방침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시민을 만나고 식사·산책하는 모습은 '소통 정치'라는 이름으로 홍보됐다.

지역기자 패싱 논란은 대통령 취임 전후 불거졌다. 지난 4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윤 당선자의 지역 순회 과정에서 지역 언론의 취재를 막아 반발을 샀다. 인수위는 출입기자단 취재가 이뤄지고 있고 당선자 경호·보안상 문제가 있다며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윤 대통령이 대구 세계가스총회에 참석하자 가스총회 조직위는 '유관기관 보도불허 지침이 전달됐다'며 지역언론 기자들의 취재를 제한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이후 윤 대통령이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는 풍경은 그 자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성비위 사건과 성추행 미화 시 등으로 논란을 빚은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의 거취 문제가 불거지자 윤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다른 질문 없나? 좋은 하루 보내시라"며 자리를 떴다. 당선자 시절에는 인수위 천막기자실을 방문하면서 '현안 질문은 하지 말아달라', '가벼운 질문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논란이 한창이던 시점이었다.

한편 이날 윤 대통령은 검찰 편중 인사,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인근 '욕설 시위', 화물연대 총파업과 안전운임제 일몰, 윤 대통령 징계처분 취소소송,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출범 등 굵직한 현안 한가운데에 있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금융감독원장에 '윤석열 사단'으로 꼽히는 이복현 전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를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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