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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성, 아직 사표내지 않았고 내도 반려될 수 있다?

'박형준'사례로 본 '문대성'사임에 대한 동아대의 결정은?

2012. 04. 23 by 김완 기자

불과 10여일 전만 하더라도 문대성 당선인은 3마리 토끼를 손에 쥐고 있었다. 지역구민의 선택을 받은 당당한 국회의원 당선인 신분이었고, 아직 동아대학교 교수직 역시 휴직하지 않은 상태였다. 선출된 IOC위원이란 직위도 변함 없었다. 하지만 총선이 끝난 지 채 보름도 되지 않아, 그는 아무 것도 손에 든 것이 없다. 아니라고 버티던 논문 표절 논란이 사실로 드러나며, 모든 것이 위태로워지고 있다.

▲ 동아대학교 체육대학에 걸린 '제보자 색출' 대자보. 동아대 태권도학과 학생들은 표절 교수 문대성보다, 교수 채용 비리를 폭로한 무명의 A씨를 더 불명예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그 교수에 그 제자라고 해야할까? 'DEAD OR ALIVE'가 유난히 심란하다.(트위터 화면 캡쳐)
문 당선인은 3마리 토끼 가운데 동아대 교수직만 스스로 사임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하지만 가장 위태로워 보이는 건 IOC위원직이다. IOC 앤드루 미첼 언론담당 매니저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IOC 윤리위원회가 운영될 것”이라며 “국민대로부터 모든 관련 자료를 받아 이번 사건에 대해 논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외 스포츠 전문가들은 그의 IOC위원직 박탈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국회의원직의 경우 ‘탈당’만으로 정치적 책임을 다할 순 없단 지적이 거세다. 야당은 물론 새누리당 내부에서조차 그의 의원직 ‘사퇴’가 주문되고 있다. 문 당선인이 이 압박을 끝내 견뎌낼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한 야당 관계자는 “국회 개원 후 사퇴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회기 개원 전에 사퇴할 경우 연금 등 일련의 혜택을 받을 수 없기에 사퇴하더라도 개원 후에 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을 문 당선인이 생계 차원의 실익이라도 챙기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문 당선인이 ‘국민적 영웅’으로 이번 총선에 나섰단 점을 감안할 때, ‘생계의 실익’에 관한 얘기는 현재 그의 처지에 대한 가장 슬픈 ‘조롱’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간문제로 접어든 IOC위원직 박탈과 선택이 불가피해보이는 국회의원직 사퇴에 비해 정작 그가 스스로 약속했던 동아대 교수직 사임은 아직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이들은 그가 다른 것을 잃더라도 어쩌면 동아대 교수직은 유지해갈 수 있을 것이고 말하는 이가 많았다. 이유는 2가지였다. 동아대의 구조상 총장이 직접 영입 한 케이스에 해당하는 문 당선인이 내쳐지지 않을 것이란 것과 여태껏 동아대가 보여준 행태가 그러했단 것이다.

알려진 대로, 문 당선인은 동아대 차원에서 특별히 채용된 케이스다. 그래서인지 그의 박사학위가 표절이라는 의혹이 제기되었을 때 동아대는 “석사 채용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는 입장을 공공연히 밝혀왔다. 동아대 본부는 “국민대의 결정에 따라 논의 하겠다”는 부연 설명을 하긴 했지만 사실상 문 당선인을 비호하려는 자세가 역력했다. 실제, 국민대의 결정이 난 이후에도 동아대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문 당선인 역시 공개적으로 사의를 표하긴 했지만, 아직 사표를 제출하진 않았다. 그 사이 동아대 태권도학과 학생들은 ‘제보자를 색출 하겠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비이성적 집단행동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설령, 문 당선인이 사표를 제출한다고 하더라도 동아대 본부 측에서 반려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동아대에는 과거에도 그런 사례가 몇 번이나 있었기 때문이다.

▲ 다음 학기에 동아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복귀할 것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 박형준 전 청와대특보(좌)와 교수 사의 의사를 밝혔음에도 가시적 조치를 하지 않고 있는 문대성 당선인(우)

동아대 사회학과 교수로 2번의 총선에 출마했고, 청와대 비서관과 특보를 지낸 박형준 전 청와대 사회특보의 경우 8년 여간 동아대에 ‘휴직’ 상태로 있다. 박 교수의 경우 정치인으로 변신하며 오래 학교를 비운다는 비판이 제기되며 폴리페서(polifessor) 논란이 일으킨 장본인이기도 했다. 당시 그는 여론에 밀려 사표를 제출했었지만 학교 측에서 반려했다. 이후 여론의 관심이 잠잠해지자 그는 그냥 휴직 상태로 여지껏 교수 신분을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동아대 교수들은 “다음 학기에 박형준 씨가 복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의 복귀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정치적 양지를 쫓다가 낭인이 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로 돌아오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란 얘기다. 심각한 것은 박형준 전 특보가 청와대 비서관을 하다가 다시 특보가 되기 전까지 잠깐의 공백(!)기간 동안에도 학교로 복귀해, 대학원 수업만 하는 등의 특혜를 받으며 이미 교수 생활을 했던 적이 있었다는 점이다. 서울에 비해 감시와 견제의 정도가 약할 수밖에 없는 지방 사학에서 박형준 같은 거물의 위세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다.

박형준 외에도 동아대 행정학과 교수로 부산에서 3선을 지냈고, 이명박 정부에서 주일대사를 지낸바 있는 권철현 세종재단 이사장 역시 정치인이 된 이후에도 ‘사임’이 아닌 ‘휴직’ 상태로 오래 동아대에 적을 뒀던 바 있다. 그 역시 폴리페서 논란이 있었지만, 교수직을 사임하지 않다가 이회창 대세론이 굳건해진 2002년이 되어서야 사표를 냈다고 한다.

문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이던 3월까지도 휴직조차 신청하지않던 상태였다. 휴직신청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가 수업 배정을 받았단 얘기다. 그렇다면 그의 수업은 다른 누군가가 대리해줬을 수밖에 없다. 동아대는 이에 대해 “1학기 수업을 하지 않아도, 나머지 수업을 2학기에 하면 된다”고 밝혔던 바 있다. 그렇다면 그는 수업을 하지 않고도 월급은 받아갔던 것일까? 당선인 신분이 됐고 사의하겠다고 했으니 아니면 ‘사표’를 내고 깨끗하게 교수에서 물러날까? 분명한 건 모든 것이 불분명한 가운데 국민대 논문 표절 판정 이후 아직까지 어떤 언론도 문 당선인을 만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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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갈매기 2012-04-23 20:22:32
그러니깐 이류,삼류대학을 못벗어나지. 휴직도 안하고 공천받고 선거에 임하고,학교는 2학기에 모아서 수업하면 된다고 봐주고,아무튼 총장,부총장 이하 윗사람들에겐 엄청 잘 보였나보다.그 사람들 눈에 나면 얄짤 없을텐데,비리에 물들은 대학들 싹쓸어버려야 한다
ekdekdgkrp 2012-04-23 16:10:37
이런 상식 밖의 학교는 나라에서 처벌하는게 없나요? 사립대는 감사같은건 받지 않나요?
논문표절에 그 학과 교수 전체가 연루되었다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러면 학교 자체에서 발벗고 나서 오명을 씻진 못할 망정 제 정신 가진 학생회라면 생각도 못할 대자보나 붙이는 그런 학교...교과부는 뭘 하나 ! 관리 감독 하나 못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