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원로들 "이승만 다큐 1부, 지루한 찬양방송" < 뉴스 < 뉴스 < 큐레이션기사 - 미디어스

상단영역

뉴스Q

기사검색

주요메뉴

본문영역

뉴스

비대위, 29일 "부정적 요소는 침묵하거나 평가 유보…짜깁기 수준"

원로들 "이승만 다큐 1부, 지루한 찬양방송"

2011. 09. 29 by 곽상아 기자

친일ㆍ독재 찬양방송 저지 비상대책위원회는 KBS 이승만 다큐 1부에 대해 "기획의도가 무엇인지 모를 정도로 짜깁기 수준의 다큐"라고 평가하며 "2부와 3부 역시 지루한 이승만 찬양방송이 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KBS 1TV는 28일 밤 <대한민국을 움직인 사람들> '초대 대통령 이승만'편의 1부 '개화와 독립'에서 '배재학당의 개화청년' '만민공동회의 행동대장' '한국 최초의 국제정치학 박사' 등 이승만 전 대통령의 젊은시절 행적을 집중 조명했다.

▲ 독립운동단체 등 101개 단체로 구성된 '친일독재 찬양방송 저지 비상대책위원회'는 28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강북구 수유리 국립 4.19 민주묘지 기념탑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해 "이제부터 더욱 굳은 마음을 갖고 터무니없는 역사왜곡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곽상아

KBS는 이날 방송에 앞서 <뉴스9> '미에 독립 보전 요청' 리포트에서 "지금껏 알려지지 않았던 이승만에 대한 새로운 기록"이라며 "서른 살의 이승만이 한국인 최초로 미국 대통령 루스벨트를 만나 대한제국의 독립을 보전해 달라고 요청했던 사실이 문서로 확인됐다. 고종이 보낸 선물인 나전칠기도 함께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뉴스9>은 "4.19 당시 이승만은 부상자들이 입원한 병원을 방문해서야 사태를 파악하고 울먹였던 것으로 당시 화면을 통해 드러났다"며 4.19 혁명 당시 이승만의 '눈물'에 주목하기도 했다.

독립운동단체, 4월혁명단체 등 101개 단체로 구성된 '친일ㆍ독재 찬양방송 저지 비상대책위원회'는 29일 "새로운 역사적 사실을 보여주기는커녕 기획의도가 무엇인지도 모를 정도로 짜깁기 수준의 다큐"라며 "차라리 3년 전 KBS '한국사전' 이승만 2부작을 재방송하는 것이 낫다"고 혹평했다.

비대위는 "제작비로 6억4천만원이 넘게 책정됐다고 하는데 새로 발굴한 팩트는 '나전칠기'가 전부였다. 그 나전칠기마저 미국 대통령에게 선물했다는 것 외에 어떤 사료적 역사적 가치가 있는지 알 수 없다"며 "2008년 KBS '한국사전'이 방송했던 '이승만 2부작'과 비교했을 때 극도로 빈약하고, 이승만의 부정적 요소에 대해서는 침묵하거나 평가를 유보하는 수준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는 "이승만이 안중근 의사의 의거를 '무법한 개인행동'이라고 폄훼하고, 이봉창ㆍ윤봉길 의사의 의거에 대해서도 '어리석은 짓들'이라고 평가했던 태도는 방송되지 않았다"며 "과연 이승만 독립운동의 실체가 무엇이었는지 따지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은 채 그의 항일투쟁을 평가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대통령 참칭 논란과 관련해서도 "어제 방송은 국무총리나 집정관총재가 미국식으로 번역하면 '프레지던트'라는 주장을 통해, 이승만의 대통령 참칭과 분열의 책임이 단순히 명칭의 영문 해석상의 문제 수준으로 호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비대위는 "앞으로 2부, 3부가 더 문제다. 미국식 정치제도와 민주주의, 기독교 정신에 경도돼 있던 이승만이 점차 권력을 장악해 어떻게 독재자로 변질돼 가는지 추적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할 듯 하다"며 "2부와 3부 역시 지루한 이승만 찬양방송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비대위는 28일 KBS <뉴스9>이 4.19 당시 이승만이 흘렸던 '눈물'을 주목한 것에 대해 "3.15 부정선거와 각종 부패에 항거하다 김주열 열사를 비롯해 수많은 이들이 이승만 정권이 휘두른 총칼에 숨져갔는데도, '이승만이 당시 병원을 찾아서야 사태를 파악하고 울먹였던 화면이 드러났다'는 멘트가 나올 수 있느냐"며 "그렇다면 이승만 역시 4.19 민주혁명의 피해자란 말이냐"라고 반문했다.

한편, 29일 전국언론노동조합에 따르면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 서중석 성균관대 교수 등의 역사학자들은 언론노조의 요청에 따라 KBS 이승만 다큐의 전체적인 기획안을 분석한 결과 "이승만을 미화하려는 의도를 숨길 수 없다"고 평가했다.

또, 이들은 이승만 다큐를 향해 "정부수립 이후 오로지 자신의 권좌 유지를 위해 국가와 역사를 파탄 낸 이승만의 범죄적 행동에 대한 평가가 있어야 한다"(안병욱 교수) "이승만 대통령의 북진통일론의 문제, 조봉암 사건 등의 문제가 지적돼야 한다"(박태균 교수) "장기집권욕으로 공포 분위기 속에서 강제적으로 추진된 부산정치파동과 발췌개헌 파동이 빠졌다"(정해구 교수) "이승만의 정읍 발언의 문제점과 심각성을 정확하게 반영해야 한다"(서중석 교수)고 제언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