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수석부대표단이 한선교 의원의 간사직 사퇴를 전제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이하 문방위) 개의에 합의했지만,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민주당 문방위원들은 19일 문화체육관광부의 2010회계연도 결산회의를 보이콧하고 나섰다. 방송광고판매대행(이하 미디어렙) 법안 심사를 위한 법안심사소위가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 발도 물러설 수 없다고 맞선 것이다.
원내수석부대표단이 한선교 의원에 대한 문방위 교섭단체 간사직에서는 물러나는 시점을 9월 1일로 잡은 탓이다. 8월 임시국회가 끝나고 나서야 사퇴한다는 얘기다. 여기에 한 의원이 미디어렙 법안이 상정돼 있는 법안심사소위원회 위원장직을 겸하고 있지만 사퇴 여부에 대한 어떠한 언급조차 없는 실정이다.
결국 8월 임시국회 문방위에서 쟁점 사안인 미디어렙 법안 처리가 불가능해진 셈이다. 이에 민주당 내부에서부터 “한 의원이 간시직을 유지하는 8월 임시국회를 거부하는 게 맞았다”면서 노영민 원내수석부대표의 합의에 불만이 표출됐고, 급기야 19일 오전 민주당 최고위원-문방위원 연석회의까지 열려 문방위 일정에 대한 격렬한 토론이 진행되기도 했다.
이에 문방위원 김재윤 간사, 천정배 최고위원, 전병헌 의원, 최종원 의원은 12시 경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방위 법안심사소위 정상화 및 미디어렙 법안 일정 합의 없는 8월 국회는 있을 수 없다”고 입장을 내놨다.
김재윤 간사는 “최고위원-문방위원 연석회의 결과 민주당은 8월 임시국회에서 온 몸을 던져서라도 반드시 미디어렙 법안을 처리한다는 것을 당론으로 입장을 모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법안심사소위원장 교체 요청을 거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선교 법안심사위원장 교체건’에 대해 전재희 문방위원장은 “한선교 간사가 간사직에서 물러나는 것과 관련해 서운해 하고 있어 당장 현실적으로 법안심사소위원장 교체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재윤 간사는 “미디어렙 법안이 제정되지 않으면 정글의 법칙이 적용돼 공영성을 가진 방송광고시장이 훼손될 수 있다”며 8월 임시국회 제정을 촉구했다. 또한 “법안 처리를 위해 민주당은 모든 당력을 집중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천정배 최고위원 역시 “헌법재판소가 한국방송광고공사 독점 체제에 대한 위헌 결정을 한 지 3년이 지났고 대체입법 기간도 2년 가까지 지나고 있다”고 지적, “국회가 직무유기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천정배 최고위원은 “벌써부터 직접 광고영업하겠다고 준비하고 있는 방송사가 있고 언론노조는 이에 대항해 파업을 예고한 상황”이라며 “국회가 이 같은 상황을 해결해야할 책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은 교섭단체 간사 겸 법안심사소위원장 한선교 의원을 교체하고 있지 않은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는 “8월 임시국회에서 미디어렙 법안 논의 및 처리에 대한 일정 합의 없이 결산심사만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한나라당은 당장 미디어렙 법안 처리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전병헌 의원 또한 “한나라당이 특정 방송과 특정 방송업종만에 특혜를 주는 입장을 고수해 미디어렙 법안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며 “정글의 법칙이 적용된다면 방송광고시장은 공생이 아닌 독선 독주가 난무할 것”이라고 우려를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