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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프로야구 : 치고달리고]

트레이드 시한 D-20, 각 팀의 잉여 자원과 취약 포지션은?

2011. 07. 12 by 김완 기자

평생직장 개념을 개나 줘버린 사회 풍토가 오래이지만 여전히 프로야구 각 구단들은 완고한 고용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갖고 있어봤자 별 쓸모는 없지만 그렇다고 남을 주기엔 아깝단 심정으로 끌어안고 있는 선수들이 부지기수다. 운동선수가 매우 제한적인 연령에서만 '노동'이 가능하단 점에서 이와 같은 배타적 태도는 그 자체만으로 매우 잔인한 고용이다.

김광수-유원상, 양승진의 1:2 트레이드 이후 대어급을 놓고 흥행에 도움이 될 만한 대형 트레이드가 필요하단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굳이 대어급이 아니더라도 괜찮다. 각 팀에는 어쩌다보니, 순간의 이미지로, 사소한 어떤 문제들로 '잉여'로 낙인찍혀 젊은 날을 그저 굵은 땀방울로만 보내는 이들이 아직 많다. 트레이드 시한을 불과 20여일 앞둔 지금 지금 팀에선 땀만 흘리지만 다른 팀에 가면 박수도 받을 수 있는 선수들을 추려봤다.

▲ 삼성라이온즈의 백정현(좌), 김효남(가운데), 이규대(우)
삼성 라이온즈 : 넘치는 투수 자원

삼성의 이른바 '불펜 B조'는 그야말로 노다지가 묻혀 있는 약속의 땅이다. 얼마 전, 류중일 감독이 '투수진에 추격조가 없다'는 말을 했을 때, 대다수의 야구팬들은 류중일 감독이 과연 한국말을 하고 있는 것인가를 의심해야 했다. 지금 삼성 불펜에서 1군과 2군을 들락날락 하고 있는 백정현(좌완), 김효남(우완), 이규대(사이드) 등은 다른 팀으로 이적할 경우 당장에라도 즉시 전력으로 뛸 수 있는 레벨의 선수들이다. 문제는 삼성의 경우 1위 인데다가, 잘 짜여 진 투타 밸런스로 마땅히 필요해 보이는 포지션이 없다고 해도 좋을 만큼 좋은 구성을 보이고 있단 점이다. 선발투수가 필요하긴 한데 트레이드보단 '육성'을 택해도 무방한 전력이다. 진갑용 이후를 대비하는 포수 자원이 필요하긴 한데 이마저도 별로 급한 불은 아니다.

▲ 가아타이거즈 신용운 투수
기아 타이거즈 : 쓸 만한 좌완이 나온다면

기아의 가장 큰 약점으로 '불펜'이 지적된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특급 마무리의 부재가 부각된 문제일 뿐, 리그 평균에 비해 여전히 기아의 불펜은 안정감이 있는 편이다. 특히, 선발이 거의 매 경기 7이닝 가까이를 먹어 치운다는 점은 불펜의 존재를 잊게 만드는 강력함이다. 이런 상황에서 조범현 감독은 매우 한정적 자원을 불펜에 집중 투여하고 있다. 신용운(사이드), 정용운(좌완), 조태수(우완), 이상화(우완) 등이 능력에 비해 등판 횟수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기주와 김진우가 복귀하고 홍건희와 박성호가 기대대로 성장한다는 것을 전제로 기아의 경우 확실한 좌완 불펜을 잡을 필요성이 있다. 양을 질로 바꾸는 전략인데, 삼성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트레이드에 적극성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이종범의 은퇴와 나지완의 군입대를 대비해야 하는 까닭에 외야 역시 보강이 필요하다.

▲ SK와이번스 권용관 유격수
SK 와이번스 : SK산은 믿을 수 있다

SK에선 내야의 권용관과 박정환이 눈에 띈다. 두 선수 모두 관록을 갖추고 있지만 올 해 1군에선 거의 뛰지 못했다. 오래도록 LG의 주전 유격수였던 권용관의 경우 전성기에 비해 수비 폭이 줄어들었단 평가를 받고 있지만 여전히 수준급의 수비와 안정적 타격으로 내야 수비가 약한 팀에 갈 경우 주전 경쟁을 벌일 수 있는 선수로 평가된다. 투수 중에선 만년 기대주에 머물고 있는 제춘모와 신승현이 눈에 띈다. 제춘모와 신승현은 박현준의 사례에서 보듯 워낙 SK의 투수진이 두터워 이를 제대로 뚫고 기회를 잡지 못한 것뿐이지 기회만 준다면 나래를 펼 수 있는 자질이 충분하단 평가다. 무엇보다 강훈련으로 단련된 SK 출신 선수들은 '믿을 수 있다'는 것이 현장 코칭스태프들의 진언이다. SK의 취약 포지션은 선발진과 포수다. 상대적으로 포수 자원에 여유가 있는 팀은 두산이라고 할 법한데, 두산은 불펜 투수가 필요하다.

▲ LG트윈스 박병호
LG 트윈스 : 타자는 승리를 보장하지 못한다.

유원상으론 부족한 2%가 채워지지 않는다.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필요하다. LG팬들 사이에선 출혈을 감수하더라도 A급 마무리 투수를 데려와야 한단 목소리가 높다. 덕 아웃도 그걸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미 추가 트레이드가 예고된 상황인지라, 과연 누가 '뜨거운 감자'로 출혈될 것이냐의 문제만 남아있다. 이런 경우 트레이드 논의가 길어지면 오히려 팀 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 오래 전부터 거론된 선수는 리그 최고의 잠재력을 보유한 우타자로 박병호이다. 쓰임새는 오히려 박병호 보다 높다고 평가받는 작은 이병규 역시 막상 1군에 올라와도 주전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현재 LG의 야수진이란 점에서 매력적인 카드가 될 수 있다. 타자는 팬을 즐겁게 하지만 승리를 보장하진 않는다. 8년 만의 가을야구를 앞두고 한 번이라도 더 이겨야 하는 LG 입장에선 용단이 필요해 보인다.

▲ 두산베어스 용덕한 포수
두산 베어스 : 포수 필요하신 팀

불과 몇 개월 전만 하더라도 어디도 빈틈이 없어 보였는데, 이젠 투수 야수 할 것 없이 헐겁게 느껴진다. 그나마 타선이 '허슬두'의 위용을 다시 만들고 있는 중이라면, 투수진의 경우 앞 뒤 가릴 것 없이 휑해 보인다. 기약 없이 임태훈을 기다리는 것보단 쓸 만한 자원을 데려오는 편이 빨라 보인다. 두산은 양의지와 용덕한 그리고 최승환까지 무려 3명의 주전급 포수를 보유한 팀이다. 여기에 김재환과 이성열이 포수 마스크를 쓸 수 있단 점을 감안하면 야수진에 무려 5명의 포수 자원을 보유한 셈이다. 장기적 안목에서 이처럼 여유롭게 쓰면 좋겠지만 잉여의 포수 자원을 과소한 투수진과 과감히 바꾸는 것도 나빠 보이지 않는다. 포수가 부족한 팀은 의외로 많고, 쓸 만한 포수의 시장 가치는 투수를 능가한단 점에서 두산의 잉여 포수진은 매력적일 수 있다.

▲ 롯데자이언츠 정보명 선수
롯데 자이언츠 : 주황색 봉지만큼 흔한 게 타자이다 보니

부상자가 속출했던 올해 LG가 공백을 최소할 수 있었던 데에는 서동욱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공격에선 임팩트 있는 기여를 하지 못했지만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해낸 서동욱의 활약은 로스터 운영에 탄력을 만들어냈다. 롯데에도 그런 선수가 있다. 바로 정보명이다. 팀 사정상 지금은 외야를 보고 있지만, 정보명은 원래 이대호를 1루로 옮길 경우 3루를 맡기려던 내야수 출신이다. 다소 부진하긴 하지만 공격적 성향의 타자라 방망이 기여도 역시 높은 선수다. 이 외에도 롯데엔 박종윤이란 훌륭한 1루수가 있다. '넘사벽' 이대호에 가려 있지만 그는 롯데만 아니라면 어느 팀에 가더라도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선수다. 롯데 역시 야수보단 투수 그 중에서도 특히 불펜에 약점을 갖고 있는 팀이다. 가정이지만, 1루가 취약한 SK의 제춘모와 신승현이 롯데 유니폼을 입고 박종윤이 SK 유니폼을 입는다면 모두 주전으로 뛸 수 있지 않을까?

한화 이글스 : 김광수만으로 날 수 없기에

김광수의 영입으로 불펜은 어느 정도 구색을 갖췄다. 하지만 팀 자체가 리빌딩 중인 한화는 여전히 곳곳이 비어있다. 한대화 감독은 '누가 우리 선수를 데려가려하겠나'고 했지만 유원상, 양승진 조합의 경우 김광수 이상을 얻어내도 좋은 구성이란 평가를 받았다. 현재, 한화가 필요한 전력은 내야 백업이다. 이대수가 거의 전 경기를 뛰고 만약 이대수가 부상을 당한다면 마땅한 선수조차 떠오르지 않는 것이 현재 한화의 내야진이다. 한화의 내야진에서 유독 상대적으로 풍부한 미래를 점칠 수 있는 곳이 1루라고 할 만한데, 상대적으로 1루가 비는 팀에게 미래를 주고 현재를 받아오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한화의 1루 자원인 김강과 김용호는 잠재력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선수들이고, 야신이 대놓고 욕심난다고 했던 타자들이기도 하다. '중심이 있는 리빌딩'을 강조해 온 한대화 감독이라면, 김광수를 데려온 것처럼 결단해볼 일이다.

넥센 히어로즈 : 트레이드는 전력에 보탬이 되는 행위여야

달라는 선수만 많다. LG는 공공연히 손승락을 노리고, 강정호 역시 기아로 간단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유한준을 탐내는 팀도 있다 하고, 팀 내 젊은 영건들 역시 '제2의 고원준'이 되지 말란 법이 없다. 넥센이 트레이드를 하지 않을 거라는 건 류현진이 삼진을 잡지 않을 거란 약속만큼이나 공허하다. 문제는 누굴 보내면 누굴 반드시 받아와야 한단 점이다. 선수를 보내고 현물을 받아오는 것은 구단의 운영이 될 수 없다. 일단, 비슷한 레벨의 맞 트레이드 성격이 아니라면 고만고만한 유망주를 받고 손승락과 강정호를 내어줘선 안 된다. 그럴 바엔 차라리 구단 운영을 포기하는 편이 낫다. 팀의 이미지는 물론이거니와 한 끼 밥을 짓자고 더 이상 전답을 넘겨선 곤란하다. 다소 여유가 있는 불펜 투수진을 고리로 취약한 타선을 보강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넥센의 젊은 투수들을 탐내는 팀은 많다. 이 욕심을 적절한 시장 가치로 바꿔 수준급 타자를 데려와야 한다. 포지션 구분 없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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