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독립운동단체인 광복회가 친일파 백선엽 미화 다큐 방영 전 KBS 측에 방송 중단을 촉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광복회는 8월 예정된 이승만 다큐에 대해서도 방영 중단을 요구했으며, KBS 새 노조 역시 "자살골은 한 번으로 족하다"며 "사측은 이제 그만 고집을 꺾고 이승만 특집을 재고하라"고 지적했다.
광복회는 "백선엽은 1941년부터 1945년 일본 패전시까지 일제의 실질적인 식민지였던 만주국군 장교로서 침략전쟁에 협력했고, 특히 1943년부터 1945년까지 항일세력을 무력 탄압하는 조선인 특수부대인 간도 특설대 장교로서 일제의 침략전쟁에 적극 협력한 친일파"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방송'이라는 KBS가 국민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백선엽 찬양 다큐멘터리 방송을 굳이 송출하겠다는 행태는 아무리 봐도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
광복회는 "방송 인물 선정에 신중을 기하지 않은 KBS에 자중을 촉구하며, 오는 8.15 광복절을 기하여 방영 예정인 이승만 찬양의 프로그램도 방영 중단할 것을 엄중히 요구하는 바"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광복회 측의 요구에 KBS 측은 "(백선엽 다큐는) 구한말 국가 지도층과 국민들의 국가 수호 의식의 해태로 말미암아 일본에 국권을 강탈당했던 비극의 역사를 다시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광복회의 정신과도 그 뜻을 같이 한다"는 궤변을 내놓았다.
KBS 측은 "비록 백선엽의 젊은 시절에 대한 친일 논란이 있지만 이 프로그램에서 취재한 6.25 전쟁에서의 그의 공은 별개의 사안이다. 그의 과에 대한 평가는 다음 과제로 별도로 다루어져야 할 것"이라며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는 프로그램을 본 후에 하는 것이 옳을 것 같다"고 답변했다.
4일 KBS 새 노조(위원장 엄경철)는 성명을 내어 "사측이 광복회의 의견을 치졸한 논리로 묵살하면서 KBS가 친일파를 옹호한다는 비난에 기름을 붓고 말았다"며 "사측은 이제 그만 고집을 꺾고 이승만 특집을 재고하라"고 요구했다.
새 노조는 "백선엽 다큐는 그 자체로도 KBS의 명예를 심각히 훼손했을 뿐 아니라, 수신료 현실화 국면에서 결정적인 자살골이 됐다. 문제는 자살골이 하나 더 예정돼 있다는 것"이라며 "8.15 때 방송 예정인 이승만 특집이 바로 그것이다. 공교롭게도 그 때면 수신료 문제가 한창 논의될 시점이라 KBS에 대한 비난이 증폭될 것이고, 수신료 현실화에도 심대한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