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구성원들의 대외 활동을 사실상 제약하는 ‘직원 대외발표활동과 관한 규칙’ 등을 새롭게 만든 것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다.
MBC노조에 이어 MBC기자회, 미술인협회, 방송경영인협회, 방송기술인협회, 아나운서협회, 영상기자회, 카메라감독협회, PD협회 등 MBC 직능단체들도 28일 ‘MBC를 유신시대로 되돌리려하는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어 MBC의 행보를 강도 높게 비난하고 나섰다.
이들은 특히 ‘직원의 대외발표활동과 관한 규칙’과 관련해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 소속 부서장과 인사업무 담당 국장에게 대외활동을 사전보고하고 승인을 얻도록 ‘재확인’하는 것은 모든 가치판단을 사측이 하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며 “이를 빌미로 경영진의 심기를 거스르고 구미에 맞지 않는 언행에 대해 ‘명예실추’라는 잣대를 들이대 입막음을 하려는 것은 아닌가”라고 우려했다.
방송심의규정 가운데 ‘고정출연제한 심의 규정’을 신설한 것과 관련해서도 “사원들의 입만으로는 불안해 출연자에게도 재갈을 물리겠다는 것인가”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먼저 MBC가 고정 출연자들의 사상과 양심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제약할 소지가 없는지, 헌법보다 심의규정을 더 앞에 놓고 출연자들을 심사하겠다는 오만함에 빠진 것은 아닌지 짚어봐야 한다”며 “ 이는 악용될 소지를 충분히 안고 있어 MBC가 고정출연을 미끼로 출연자들의 입을 틀어막겠다는 강자의 횡포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2008년 MBC가 제정한 ‘MBC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이 “어떤 사회현상이나 갈등 문제 등을 다룰 때 그 문제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이 존재할 경우 가급적 다양한 사회계층의 견해를 폭넓게 소개한다”고 명시하고 있는 점을 밝히며 다양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측이 고정출연제한 심의를 강행하겠다는 것은 행여 앞으로 ‘MBC의 블랙리스트’를 만들겠다는 생각이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만약 이 규정이 현실화 된다면 앞으로 누가 기꺼운 마음으로 MBC에 출연하려 하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MBC를 향해 “지금이라도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만약 이번 조치가 실제로 시행된다면 공영방송 MBC는 앞으로 표현의 자유, 양심의 자유를 인정하지 못하는 편협한 불통의 조직으로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며 “‘MBC판 긴급조치’를 지금이라도 폐기하라. 경영진은 더 이상 MBC의 명예를 운운하면서 스스로 MBC의 명예를 실추시키지 마라. 제발 우리의 일터를 조롱거리로 만들지 마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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