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발언’ 등으로 논란의 중심이 됐던 이원창 전 한나라당 의원이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 유력한 신임 사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것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 소속 언론기관 뿐 아니라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공공기관의 구성원들이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나섰다.
한국방송광고공사는 지난 16일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사장 공모에 지원한 이원창 전 한나라당 의원과 심의효 전 KBS비지니스 감사에 대한 면접을 진행, 이들을 차기 사장 후보로 최종 선정했다. 한국방송광고공사는 이들을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운영위원회에 사장 후보로 추천했다.
문화부 공공기관 노동조합 협의회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국제방송교류재단,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관광공사, 한국방송광고공사, 영화진흥위원회, 한국언론진흥재단, 대한체육회, 한국체육산업개발㈜, 명동정동극장, 서울예술단, 한국콘텐츠진흥원 노동조합이 속해 있다.
이들은 이원창 전 의원의 과거 행보를 문제 삼았다.
구체적으로, 이 전 의원은 지난 2002년 4월 “노무현 당선자의 정권인수위 외교안보팀을 주사파가 장악했다”는 등 ‘색깔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또, 2000년 9월 청와대 사직동팀을 항의방문하면서 경비 중인 전경을 폭행한 전력 등을 이유로 총선시민연대의 공천반대자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또, 2003년 KBS 국감에서는 정연주 전 KBS 사장의 간첩연루설을 주장했으며, 같은 해 11월에는 “KBS노조가 내 얼굴에 빨간색 안경을 씌운 사진을 실은 노보를 뿌리고 있다. 이 유인물로 판단해보건대 KBS노조에 김정일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세력이 침투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난데없는 발언을 내뱉기도 했다.
이 밖에, 올해 초에는 보수 우익 인터넷 매체 연합의 회장을 맡으면서 “(좌파매체가) 반정부의 수준을 넘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를 전복시키려는 큰 음모를 갖고 있다할 정도로 국민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와 관련해 “이처럼 시대착오적이고 구태의연한 인사가 문화부 산하기관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사실에 대해 자괴감을 느낀다”고 규탄했다. 이어 정병국 장관을 향해서는 “인사권자인 정병국 장관은 이 같은 구태 인사에 대해 확실한 단절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미디어발전협의회도 지난 24일 성명을 내어 “방송 공공성 훼손 인사의 코바코 사장 임명을 반대한다”며 이원창 전 의원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MBC케이블위성지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지부, 아리랑국제방송지부, 스카이라이프지부, 한국방송광고공사지부, iMBC지부가 속해 있는 미디어발전협의회는 “가는 곳마다 색깔론적 발언을 통해 방송의 공공성과 다양성, 중립성을 훼손했던 인사가 코바코 사장으로 임명되어 방송광고시장을 이념의 장으로 물들이는 것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코바코 사장은 균형잡힌 식견과 보편적인 안목으로 방송광고시장을 둘러싼 첨예한 이해관계를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며 “우리는 정부의 함량 미달, 자질 미달 인사 임명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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