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친일파 백선엽 장군을 미화하는 다큐를 방송한 것을 놓고 시청자들의 '대국민 사과' 요구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KBS 새 노조도 김인규 KBS 사장의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KBS가 24, 25일 이틀에 걸쳐 친일파 백선엽 장군을 '훌륭한 지휘자'로 치켜세우는 다큐를 내보낸 이후 KBS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는 비판 의견이 폭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해당 방송을 제작한 KBS 춘천총국은 27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특정인(백선엽)의 삶 전체를 다루는 인물 다큐멘터리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자료 조사과정에서 한림대 동아시아문화연구소에서 6.25전쟁 당시 미공개 영상자료 3000분 가량을 발견했고, 이 가운데 백선엽 씨의 영상이 포함돼 있어 백 씨가 프로그램의 주요 테마로 나오게 됐을 뿐 처음부터 백 씨를 미화할 의도로 만들어졌다는 일부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백 씨는 실제 6.25전쟁의 주요 고비에 등장해 활약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오늘을 있게 한 군인이었음은 분명한 역사적 사실이며, 친일 인명사전에 등재됐다는 사실도 프로그램을 통해 명확하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어 "방송은 의도의 문제가 아니라 결과의 문제"라며 "이번 사태의 책임은 온전히 사측에게 있다"고 꼬집었다.
새 노조는 "지금까지 KBS의 양식에 한 가닥 희망을 걸었던 항일독립운동단체와 4.19단체, 6.25 희생자 단체들의 반발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들 단체마저 적으로 돌리면서 어떻게 막중한 과제와 의무들을 KBS가 수행해나갈 수 있단 말인가"라며 "김인규 사장은 지금이라도 당장 이들 단체와 시청자들에게 사과하라. 친일 미화 다큐에 이은 독재 찬양 다큐인 '이승만 5부작'의 편성과 제작을 당장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또, 새 노조는 KBS 자체 심의에서도 "해당 다큐가 백선엽 개인에 대한 영웅화 느낌이 짙다"는 평가가 나왔다고 밝혔다. "전쟁영웅 백선엽의 회고록인지 경계가 모호했음" "백선엽 개인의 회고담에 기대고 있어 객관성 유지 장치가 없었던 점도 문제" "백선엽 한 사람만을 영웅시하고 있다는 인상" "백선엽 장군 특집 같은 느낌"이라는 지적이 있었다는 것이다.
새 노조는 해당 방송에 대해 "2부작 100분에 걸쳐 철저하게 백선엽 개인에 대한 미화가 계속됐지만, 항일 독립운동가들을 때려잡았던 친일 군인으로서의 백선엽, '상해임시정부가 선전포고한 적국의 장교'로서의 백선엽은 전혀 다뤄지지 않았다"며 "'만주군관학교를 나왔으며',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됐다는 단 한마디가 백 분의 찬양가 속에 담긴 유일한 백선엽의 친일행적이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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