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임시국회가 오는 30일 만료되는 가운데,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이강택)은 "6월 국회에서 한나라당이 끝내 조중동 방송의 광고 직거래를 금지하는 방송광고대행제도(이하미디어렙) 법안을 처리하지 않는다면 6월 끝장투쟁을 7월 총파업 투쟁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조중동방송 광고 직거래 금지 입법'과 '수신료 인상 날치기 반대'를 위한 언론노조 총파업 결의대회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개최됐다.
언론노조는 이 밖에 △언론의 지역성 및 다양성 수호를 위한 '지역방송발전지원법' '신문진흥특별법' 쟁취 △수신료 인상의 선결조건인 '공정방송 회복과 제작자율성 보장, 그리고 비정규 해고노동자 복직' 등을 위한 구체적 논의와 가시적 실천 관철 등을 선언했다.
미디어렙법 제정과 관련해서는 "다수당인 한나라당을 움직여야만 입법을 쟁취해낼 수 있다. 반대하는 것만으로는 원하는 것을 얻어낼 수 없는 상황이지만 결코 실망하지 않겠다"며 "여러분들을 중심으로 국민들의 힘을 모은다면 한나라당을 압박해 미디어렙법 제정을 이뤄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최근 신문들에 공통적으로 실린 '대한항공 A380'에 대한 광고와 홍보 기사를 예로 들어 '광고 직접판매'의 폐해를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방송사와 달리 신문사의 경우 직접 영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7일 각 신문 지면에 대한항공의 새로운 항공기인 'A380'에 대한 홍보 광고가 실렸다. 조선일보는 아예 한 지면의 4분의 3을 할애해 이 항공기가 얼마나 쾌적한지, '하늘을 날아다니는 특급호텔'이라고 홍보해 주는 사실상의 광고 기사를 실었다. 모든 신문들이 대대적으로 홍보 기사를 실었으며, 심지어 한겨레조차 홍보 광고와 나란히 홍보 기사를 실었다. 대한항공의 노동탄압, 항공기의 안전 문제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고, 쾌적하고 편안하다는 내용만 가득하다.
조중동 방송이 직접영업을 하게 되면 자본에 대한 감시, 견제라는 언론 본연의 기능은 사라지고 자본의 온갖 비리와 부정을 덮어줌으로써 국민의 눈과 귀를 속이게 될 것이다."
정 대표는 수신료 인상과 관련해서는 "KBS는 수신료를 인상해서 장애인을 비롯한 소외계층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하는데, KBS 뉴스나 프로그램이 그동안 이 땅의 약자들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기울여 왔는지 스스로 돌아보길 바란다"며 "용산참사, 한진 중공업 사태, 쌍용차 파업 사태 때 KBS는 자본의 입장에서만 보도하지 않았느냐"라고 비판했다.
"뉴스와 시사 프로를 통해 이 땅의 약자들을 조명하고, 힘센 권력과 자본을 견제 감시하는 역할을 할 때 비로소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장애인 프로그램 몇 개 만들겠다고 생색내는 것은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라며 "KBS가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을 하기 전에는 수신료 인상에 대해 절대로 찬성할 수 없다"는 것이다.
"조중동 광고 직판 허용하려는 한나라당, 논리없는 생떼쓰기"
수신료 날치기, 친일파 백선엽 다큐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는 KBS의 엄경철 새 노조 위원장은 "최근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언론사에 종사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엄경철 KBS 새 노조 위원장은 "KBS 종사자로서 수신료 인상에 대한 비판에 책임감을 느끼며,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이 문제의 핵심적 열쇠를 쥐고 있는 김인규 사장은 지금이라도 (수신료 인상에 대한 비판 여론과 관련해) 제발 구체적인 방안을 놓고 시민사회와 국민 설득에 노력해 달라"며 "합리적 절차를 통해 수신료 인상 문제를 풀어갈 것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조준상 언론연대 사무총장은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은 수신료 인상과 관련해 '자본으로부터 KBS가 독립할 수 있어야 한다'며 찬성하고 있는데, 기존의 지상파 방송과 거의 같은 지위를 누리는 조중동 방송에 대해서는 왜 '뒷거래'를 허용하겠다는 것인가"라며 "논리가 없는 생떼쓰기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디어렙법 제정 투쟁, 수신료 인상 반대 투쟁은 3년여에 걸친 언론 시민사회의 미디어법 투쟁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며 일종의 화룡점정에 해당하는 싸움"이라며 "이 싸움의 결과가 6,7,8,9월 안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미디어그룹 돼야 할 조중동방송, 영업도 해외에 나가서 해라"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종편 설립 취지로 '글로벌 미디어그룹 육성'을 강조했음에도, 이제와서 조중동 방송을 '걸음마도 못한 아기'로 비유하며 노골적으로 특혜를 추진하고 있는 것에 대한 비판 의견도 제기됐다.
강진구 언론노조 경향신문지부장은 "2009년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미국의 CNN 방송사를 방문하는 자리에서 '대한민국에는 언제 이런 글로벌미디어그룹이 나올 수 있겠는가'라고 눈물 흘리며 말했었다. 그런데 이제와서 최시중 위원장은 '종편은 걸음마도 못한 아기이기 때문에 종편의 직접 영업을 금지하는 내용이 미디어렙 법안에 포함돼선 안 된다'고 한다"며 "착각은 자유지만 최소한의 일관성이라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용회 언론노조 CBS지부장은 "최시중 위원장은 종편 출범의 취지로 '글로벌 미디어그룹 육성'을 말했었다. 그 취지에 따라 국내 미디어생태계를 교란시키지 말고 글로벌 시장에나가서 직접 광고 영업하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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