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이 국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KBS 수신료 인상안을 강행 처리한 것과 관련해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언론 시민사회단체는 성명을 통해 즉각 수신료 인상안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먼저, 전국언론노동조합은 21일 성명을 내어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은 국민과 언론 노동자를 우롱한 날치기 행태를 사과하고 KBS 수신료 인상안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수신료는 전 국민이 부담해야 하는 준조세의 성격이 있기 때문에 국민적 동의와 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인상의 필수 전제”라며 “그러나 일방적 날치기를 강행함으로써, 민생을 앞세우겠다는 한나라당 새 원내대표의 말은 이제 새빨간 거짓말로 판명됐다”고 맹비난했다.
이들은 자유선진당과 관련해서도 “기립 표결에서 찬성한 자유선진당 김창수 의원은 지난 4월 기자회견을 통해 ‘KBS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합리화, 수신료 통합 징수제 폐지’ 등 선행 조건을 발표했다”며 “불과 두 달 사이에 KBS가 이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기라도 했다는 양, 국민들에게 한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버렸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이러한 상황에서의 수신료 인상 일방주의를 결코 허락할 수 없다”며 “공적 서비스의 기본 수행성이 심각하게 붕괴된 상태에서 진행되는, 형식적 사회 여론 청취에 그친 3500원 인상 시도를 정당한 것으로 절대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아울러 김인규 KBS 사장을 향해 사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독립적 공영방송, 사회적 미디어공공성, 민주/정치적 공적공간 재구성을 위해 미디어행동 등이 제시한 핵심 선결 조건을 지금 당장 충족시키라”며 “선결 조건이 충족된 상태에서 인상안이 타당하다고 한다면, 시민단체는 물론이고 시청자 대중들도 인상안의 정당성에 기꺼이 동의하면서 그 인상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미디어운동네트워크는 나아가 KBS를 향해 “수신료 인상 이전에 공영방송으로서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이들은 21일 성명을 통해 “시청자들은 수신료만 내는 ‘돈줄’이 아닌 많은 통로를 통하여 공영방송의 운영과 콘텐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체들”이라며 “KBS가 그나마 자리를 잡고 있는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의 운영에 대한 어떠한 적극적인 의지도 보여주지 않고 있는 지금, 수신료 인상이 아니라 수신료를 내야 할 필요성도 느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KBS는 시청자 제작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들의 요구를 어떻게 반영 할 것인지 보여주어야 한다. 그것이 시작이고, 수신료 인상은 그 다음”이라며 “수신료 인상을 말하기 전에, 수신료를 인상할만한, 시청자들을 설득할만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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