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만, 이하 방통심의위)가 ‘종합편성채널 심의기준(안) 도출’을 연구내용으로 하는 연구조사 과제 공모에 들어갔다. 의무재송신 지위를 가진 조중동매경 종편에 대한 심의기준을 지상파와 다르게 하겠다는 뜻이다.
박만 위원장은 지난 5월 취임식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종편에 대한 차별적으로 심의기준을 구체적으로 마련할 것”이라면서 “(심의를 할 때) 법에 매체에 따라서 차별을 두도록 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방통심의위는 오는 16일까지 ‘유료방송 및 종편채널 심의기준 모색’이란 연구과제에 대해 위원회와 공동 연구를 위한 공모지원을 받는다고 밝혔다.
해당 공모에서 방통심의위는 “종편채널 도입에 따라 방송채널간 시청률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프로그램의 선정성·폭력성이 증가하지 않도록 유료방송 채널의 심의 체계를 재정비할 필요성이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유료방송 심의 체계, 해외 유료방송 심의 기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 분석함으로써 실효성 있고 타당한 유료방송채널의 심의 체계 및 기준을 도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구체적 연구내용 ‘유료방송 심의체계 재정비 방안’에서는 (지상파와의) 심의 차별화 논거와 독립 운영 방안이 포함돼 있다. 지상파와 종편의 심의를 달리해야하는 논거를 찾으란 얘기다.
방통심의위 해당 공모 연구과제에는 이 밖에도 ‘국내 유료방송 심의 현황 점검-방송심의규정 등 관련 법률 적용 사례’, ‘해외 주요국의 유료방송 심의체계(심의기준 등) 조사’, ‘방송 프로그램 내용 규제 법 규정 개선방안 검토’, ‘종합편성채널 심의기준(안) 도출’ 등이 함께했다.
현재 유료방송과 지상파 방송에 대한 심의기준은 다르지 않다. 다만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5조(심의의 기본원칙)에서 방송매체와 방송채널별 전문성과 다양성을 고려해 심의하도록 했을 뿐이다. 그러나 방통심의위는 종편 도입과 맞물려 아예 유료방송에 대한 심의기준을 지상파와 달리할 수 있는 체제를 확립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언론개혁시민연대 김동찬 활동가는 “종편은 현행 의무송신 채널로써 (채널)선택권 없어 지상파와 같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주목한다면 심의기준을 같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YTN과 MBN도 현재 같은 심의 기준의 적용을 받아왔다”며 “특히 보도 심의는 달라야 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방통심의위는 유료방송 심의체계 재정비 방안 이외에도 △비실시간 콘텐츠 심의 방안 연구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역할 제고를 위한 법·제도 개선방안 △인터넷 환경변화에 따른 공동규제 시스템 현황분석 및 정착방안 연구 △방송프로그램 평가지수 작성 연구 △인터넷사업자 서비스 건전성 평가 연구 △SNS 불법·유해정보 대응을 위한 법 제도 개선 방안 연구에 대해 공동연구과제로 공모에 들어갔다.
‘방송프로그램 평가지수 작성 연구’는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공정성·건전성 지수를 도출해 내는 것이지만 SNS에 대한 제재방법 등이 포함되는 등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한편, 방통심의위는 △방송언어의 질적 개선을 위한 법 제도 개선 방안 연구 △방송프로그램 언어 건전성 평가지수 개발 연구 △방송채널사용사업자의 자율 심의제도 확립 방안 연구 △방송심의 제재 실효성 확보 방안 연구 등을 위탁연구과제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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